“아들을 잃었던 하나님, 유가족과 함께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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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잃었던 하나님, 유가족과 함께하실 것입니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6.04.18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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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2주기, ‘미수습자 귀환 위한 기도회’ 등 기독교계 추모

2014년 4월 16일 진도앞바다에서 발생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2년, 희생자들을 기억하기 위한 추모의 물결이 전국에서 일었다. 기독교계 안에서도 다양한 추모행사가 진행돼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반드시 잊지 않고 온전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행동하겠다는 다짐이 줄을 이었다.

▲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2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유가족들을 기억하기 위한 물결이 전국에서 일었다. 기독교계도 추모 물결에 동참하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힘쓸 것을 다짐했다. 사진은 지난 15일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희생자 가족들과 함께한 '세월호 미수습자 귀환을 위한 기도회'.

양승진’, ‘조은화’, ‘허다윤’, ‘권재근’, ‘권혁규’, ‘남현철’, ‘박영인’, ‘이영숙’, ‘고창석’.

지난 15일 대한성공회 주교좌성당에는 희생자 304명 중 여전히 시신이 수습되지 못한 9명의 이름이 일일이 불려졌다. 세월호 미수습자 귀환을 바라는 목회자들이 뜻을 모아 마련한 미수습자 귀환을 위한 기도회가 열린 자리에서다.

추모 오르간 연주 속에 목회자들은 같이 자리한 미수습자 가족들과 함께 기도회를 드렸다. 자신에게 구명조끼를 전해주고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는 오빠 권혁규 군(사고당시 7세)의 사진을 보는 어린 여동생의 모습에 참석자들은 같이 애통해하며 눈물을 흘렸다.

대한성공회 김근상 주교가 인도하는 ‘공동의 기도’에서 목회자들은 “세월호 충격과 아픔에서 벗어날 수 없는 유가족들을 위로하시고 살피시어 상처가 치유되는 삶으로 이끌어 달라”고 기도하고 무엇보다 아홉 명의 희생자들에게 은총을 베푸시어 가족 품으로 돌아오게 해 줄 것을 간구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는 설교에서 “가슴에 자녀를 묻은 슬픔을 누가 위로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위로할 수 없다. 하지만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아들을 두었던 하나님은 더 아파하시며 부활 영광 가운데 희생자 가족들과 함께 하실 것”이라며 마음을 전했다.

가족을 대표해 연단에 선 이금희 집사(조은화 양 엄마)는 “1년 전에는 정부의 인양 발표도 없어 자식을 찾지 못할까 두려웠다. 목사님들이 기도해주셔서 이제는 인양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인간으로 당하지 말아야 할 고통을 겪고 있는 아픈 사람들을 기억해 달라”고 교회와 목회자들을 향해 요청했다.

또 “부모로서 지금도 숨조차 쉴 수 없는 실정이다. 단 한명의 실종자도 나오지 않도록 기도해 달라”고 전하면서, 억울하게 자식을 잃은 부모는 자신이 마지막이길 바란다고 울먹여 자리한 이들을 숙연하게 했다.

이날 기도회는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목회자들이 함께했다. 예장통합 전 총회장 손달익 목사, 기장총회 전 총무 윤길수 목사와 구세군대학원대학교 전 총장 임헌택 사관, 기독교대한감리회 김종훈 감독이 순서를 맡아 동참했다.

기도회를 마친 목회자들은 광화문 세월호 기억광장으로 이동해, 마련된 희생자 빈소에 조문하고 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이 집례하는 기도회에 함께했다.

세월호 침몰사고가 일어났던 16일에는 광화문광장 ‘세월호 참사 2년 범국민 추모 문화제’와 안산 합동분향소 2주기 기억식에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노력해온 기독교계 인사들이 동참했다. 지난 12일 세월호 2주기 기도회를 열었던 감신대, 총신대, 장신대, 한신대 신학생들도 추모행사에 참석해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희생자들을 잊지 않겠다고 함께 외쳤다.

청소년YMCA는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간 동안 안산 화랑유원지를 비롯해 전국에서 청소년 추모집회를 가졌다.

세월호 추모주간을 보낸 전국 40여 지역YMCA 청소년 회원들은 사고일에는 4분 16초 '가만히 있으라' 침묵 플레시 몹과 청소년이 드리는 평화예배, 거리행진을 진행했다. YMCA는 청소년 당사자 운동으로 세월호 사고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과 활동을 전개해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지난 17일에는 지역교회 중에서는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주일예배를 드린 곳들도 여럿이었다. .

하지만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에, 많은 교회들이 지나치게 무관심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 중 기독교인의 80%는 상처로 인해 출석교회를 떠났다는 이야기가 들리는 것이 사실이다.

가족들이 왜 죽었는지 제대로 이유조차 모르는 유가족, 사고 책임자들에 대한 부실한 수사,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구원파 유병언과 그 일가 재산 중 단 1원도 환수되지 않은 비정상적인 현실에 한국교회가 더 이상 눈감아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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