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한국교회와 전면전? "공격적 대응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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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한국교회와 전면전? "공격적 대응 필요하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6.04.0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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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특집 방송 후 신천지 포교활동 피해 입은 듯
▲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하고 있는 신천지는 지난 3월 28일부터 교회연합기관과 주요 교단 본부, 지하철 역사 등에서 한기총 해체와 CBS 폐쇄를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신천지'에 대한 한국교회의 공격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부산종교문제연구소장 황의종 목사는 지난 3일 부산CBS 앞에서 시위 중인 이단 신천지 교인들을 향해 신천지와 교주 이만희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신천지 실태에 대한 방송과 ‘신천지 OUT’ 캠페인을 펼쳐온 CBS를 폐쇄하라며 신천지 교인들이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던 현장이었다.

특히 황 목사는 시무 교회에 신천지 교인이 방화를 저지르는 등 파렴치한 범죄행위를 상기 시켰다.

황 목사가 당시 상황을 일부 공개한 동영상에서 신천지 교인들은 제대로 논박하지 못했다.  영상은 SNS를 통해 퍼져갔지만, 늘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 이의를 제기했고 포털사이트측이 일방적으로 게시중단 조치를 취하면서 볼 수 없게 됐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하고 있는 신천지는 지난 3월 28일부터 교회연합기관과 주요 교단 본부, 지하철 역사 등에서 한기총 해체와 CBS 폐쇄를 위한 서명운동을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전국 12개 CBS 지역본부 앞에서도 마찬가지 활동을 하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호소문 형태의 전단지도 배포하고 있다. 황 목사가 신천지 교인들에게 신천지의 이단성을 지적한 것도 바로 이런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신천지의 도발적인 움직임에 대해 한국교회가 경각심을 곧추세우고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천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보다 더 많은 신천지 홍보성 기사들이 인터넷 상에 많은 점도 유의해서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일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이달 실행위원회에서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한교연과 한기총 등 연합기관들도 교계 차원의 대응전략을 수립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CBS TV는 “신천지의 협박에 굴하지 않고 한국교회를 지키는데 주도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한국교회에 기도와 도움을 요청했다. CBS TV는 신천지의 문제점을 다뤘던 3개의 특집 프로그램을 지난달 31일부터 긴급편성해 방송하고, 8부작 다큐멘터리 ‘관찰보고서-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을 50분 분량으로 제작 방영하는 한편, 보도특집 ‘이단 신천지 아웃’도 방송으로 내보냈다. 적극적 대응책을 선택한 것이다.

신천지가 그 어느 때보다 한국교회를 향해 공격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 신천지는 정체를 숨긴 채 기성교회에 침투하거나 교회 밖 성경공부나 교육센터, 신학원으로 사람들을 인도해갔다. 그러던 신천지가 몇 해 전부터는 자신들이 정체를 공개하면서 거리 포교활동을 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돼왔다.

특히 이번 총공세는 지난 2월 교주 이만희 씨가 기독언론을 ‘피라미’라고 비유하며 “그냥 두지 않겠다”고 발언한 다음부터 나온 조치로 여겨진다.

신천지가 이번과 같이 적극적인 동향을 보이는 것은 방송으로 인해 적지 않은 피해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신천지는 교인들에게 미디어 접촉을 피하도록 경계하는 등 주의를 요구했지만,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자신들의 거짓주장이 공개되면서 이탈자들이 발생했다는 것이 이단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이만희 교주가 연로해지면서 후계작업을 강행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보여진다.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장 진용식 목사는 “방송을 통해 신천지의 실체가 알려지면서 이른바 미혹 활동을 통해 데려온 사람들이 신학원을 떠나는 사태가 발생했다. 방송 이후 신천지 피해자 관련 상담건수가 5~6배 이상 급격히 증가하면서 내부 단속을 위해 더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신천지측은 2012년부터 CBS가 진행해온 ‘신천지 OUT’ 캠페인과 관련한 소송에서 모두 패소한 가운데, 현재는 지난해 방송한 8부작 다큐멘터리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과 관련해 30억원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활동이 소송을 유리하게 이끌어가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신천지 핵심인물로 활동하다 탈퇴한 이단전문가 신현욱 목사(구리이단상담소장)는 “신천지 대책을 피해자들에게만 맡기지 말고 범교단, 초교파적 시스템을 마련하고 방어적인 차원을 넘어 더 적극적으로 공세적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단전문매체 현대종교 탁지원 소장은 “신천지의 시위와 서명은 오래 전부터 신천지가 취해온 방법이기도 하지만, 지금은 자기 내부적 분위기를 흐리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선 교회들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경각심을 새롭게 하되, 일반 교인들은 신천지 교인들 활동에 대해 무반응으로 일관하도록 권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천지가 한기총 해체를 함께 주장한 것은 근래 여러 해 동안 혼란을 겪으며 구설수에 올랐던 한기총과 CBS를 하나로 엮어내기 위한 것일 수 있다. 기독교계 단체 관계자는 “한교연 등 연합기관들이 새로 생겨났지만 한기총을 여전히 대표적 연합기관으로 인식한 것일 수도 있다”고 보기도 했다.

신천지는 지난해 목표했던 14만 4천명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불과 몇 달 사이 16만명도 넘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신천지에 대한 문제를 꾸준히 제기했음에도 교인들이 신천지에 빠져들고 있는 것에 대해 한국교회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는 조심스런 견해도 나온다.

한편, 이단 신천지의 공식명칭은 ‘신천지증거장막성전’으로, 예장 통합과 합동, 대신, 고신, 기성 등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이 이단으로 규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새천지’라는 용어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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