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받는 이들의 눈물 함께 나누는 교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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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받는 이들의 눈물 함께 나누는 교회 되기를"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6.03.22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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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희망을 전하는 사람들① KTX 해고 승무원과 함께하는 예배
▲ 성공회 나눔의집협의회가 지난 20일 용산역 광장에서 고난주일 연합 감사성찬례를 드렸다. 이날 예배는 'KTX 여승무원 직접고용과 후원 기금 마련'을 위해 열렸다.

“이땅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마음이 가난한 이들의 눈물을 함께 나누는 교회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주님께서는 나병 환자와 부정하다 여겨진 여인을 어루만지셨으며, 세리들과 어울려 먹고 마시며, 창녀라 손가락질 받던 이들을 품어주셨습니다. 고통당하는 이들을 고치시고 절망에 싸인 이들을 가르치셨으며, 불안하고 부족한 이들을 제자로 선택하셨고, 모든 이들을 어린 양의 혼인 잔치에 초대하셨습니다.”

▲ 성공회 나눔의집협의회가 지난 20일 용산역 광장에서 고난주일 연합 감사성찬례를 드렸다.

고난주일이던 지난 20일, 수많은 인파가 오가는 용산역 광장. 광장 한편에 모인 한 무리의 사람들의 기도가 행인들의 이목을 끌었다.

성공회 나눔의집협의회와 길찾는교회, KTX 해고 승무원들은 고난주간을 맞아 ‘KTX 여승무원 직접고용과 후원기금 마련을 위한 고난주일 연합 감사성찬례’를 드렸다.

성공회 걷는교회와 노다지교회, 국밥집교회를 비롯해, 도심 속 수도원 ‘신비와 저항’, ‘함께. 걷는.교회’ 등에서 온 200여명의 성도들은 빵과 잔을 나누며, “이 시대와 사회의 다양한 소수자들이 우리의 새로운 식구가 되고, 교회에서 상처받고 쫓겨난 별난 이들이 주님의 입맞춤이 주는 힘으로 사랑의 관계를 되찾게 해 달라”고 간구했다.

▲ 성찬례가 진행되고 있다.

나눔의집협의회는 매년 고난주간을 맞아 소외되고 버림받은 이들에게 찾아가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기억하고, 우리 사회의 고통 받는 이들의 아픔에 동참하기 위한 성찬례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했고, 올해는 10년째 법정 투쟁을 이어오다 지난해 말 대법원으로부터 패소판결을 받은 ‘KTX 여승무원’들과 함께 고난주일 연합 감사 성찬례를 드렸다.

대한성공회 교무원장 유시경 신부는 이 자리에서 “부활절을 앞두고 고통 중에 있는 이들과 함께하며, 하나님이 함께하심을 알리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며 “부활의 의미는 되찾음의 희망이다. KTX 여승무원들이 빼앗긴 것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고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길찾는교회의 자캐오 신부는 “성주간이 시작되는 가장 큰 의미는 당연하게 여겼던 모든 일들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인지 생각해보는 것”이라며 “세상의 질서가 아닌 하나님의 질서에 따라 힘없는 자, 소외된 자, 더 작고 연약한 자들이 하나님 보시기에 더 나아지도록, 십자가의 길을 함께 걸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 KTX 열차승무지부 김승하 지부장의 현장증언.

이날 성찬례에서는 KTX 열차승무지부 김승하 지부장이 말씀 나눔에 나섰다. 김 지부장은 철도공사가 준공무원 대우를 약속해놓고 불법파견과 임금체불 등의 부당한 처우를 해왔다며, 10년간의 투쟁사를 간략하게 소개했다. 이어 1심과 2심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에서 패소하며, 1심 승소 뒤 받았던 임금과 소송비용까지 한 명당 1억원에 가까운 돈을 내야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지부장은 “오늘 이 자리가 기도회 아닌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하나님이 같이 해주신다는 메시지가 정말 힘이 되고 든든하다”며 “함께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 길찾는교회 자캐오 신부.

성공회 나눔의집협의회는 이날 모인 헌금을 KTX 해고 여승무원들에게 전달했다. 한편 이들은 23일 고난주간 수요일을 맞아 서울 충무로 남산스퀘어빌딩 앞에서부터 서울역 광장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이 편드시는 거리의 사람들과 함께하는 십자가의 길 걷기’ 행사를 진행한다. 이날 행진에는 성공회 사제들은 물론이고, KTX 해고 승무원들을 비롯한 사회보장정보원 부당해고자들이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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