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자신을 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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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자신을 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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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3.16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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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갑종 목사·백석대학교 총장

“네 자신을 알라”라는 말이 있다. 흔히 이 말은 서양철학의 아버지인 소크라테스(Socrates, BC470-399)가 한 말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고대 그리스 델포이의 아폴로신전에 이미 새겨져 있었던 말이다. 이 말의 원뜻에 관하여 다양한 해석들이 있지만 가장 단순하고 근거 있는 것은 ‘다른 사람을 비판하고 문제를 삼기 이전에 자기 자신을 먼저 살펴보고 자신의 허물과 약점을 파악하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자신의 주제 파악을 먼저 하라’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말이 예수님의 말씀 가운데도 나타난다: “너는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를 보지 못하면서 어찌하여 형제에게 말하기를, ‘형제여 나로 네 눈 속에 있는 티를 빼게 하라’ 할 수 있느냐? 외식하는 자여, 먼저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를 빼라”(눅 6:41-42). 사실 우리는 너 나 할 것 없이 자신의 실수에 관하여서는 매우 관대하지만 타인에 관해서는 작은 실수라도 용납하지 못하고 크게 문제를 삼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상은 정치, 교육, 경제, 사회에서는 물론 기독교 교계 안에서도 비일비재하다.

나이와 관계없이 진정한 의미에서 학문을 깊이 한 사람은 자신의 무지와 한계를 항상 자각하고 겸손하지 않을 수 없다. 한 사람의 인격의 성숙도도 마찬가지이다. 인격의 성숙도는 결코 나이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한 사람의 인격이 성숙했다는 것은 그가 쉽게 판단하고 행동하고 말하기보다도 말하고 행동하기 이전에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다시 한 번 더 자신을 살펴보고 신중하게 행동하고 말하는 것을 뜻한다. 우리 주위에 나이는 많지만 남이 자신에 관하여 어떻게 말하는지에 관해서는 일체 귀를 닫고 자신만을 정당화하는 매우 독선적인 사람도 있는데 우리는 이런 사람을 인격이 성숙했거나 탁월하다고 말할 수 없다.

어떤 의미에서 그리스도인은 누구보다도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자신의 얼굴에 있는 흠을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것을 볼 수 있는 거울이 필요한 것처럼, 그리스도인은 항상 자신의 문제를 정확하게 보고 판단할 수 있는 거울인 성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10장에서 이스라엘의 실패의 역사가 우리에게 ‘본보기’(거울)가 된다고 하면서 우리도 그들처럼 행동하지 말자라고 권면하고 있다. 우리가 매일 성경을 거울로 삼아 성경을 통해 자신을 본다면 우리는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을 알고 겸손한 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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