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우드 선교사가 ‘보부상 선교’했듯 이제는 ‘민토시장’으로 선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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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우드 선교사가 ‘보부상 선교’했듯 이제는 ‘민토시장’으로 선교해야”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6.03.15 2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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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시장 문화 만드는 슬로우 마르쉐, 민토시장
▲ 민토시장을 방문한 고객들에게 민토시장 점주들이 친절하게 대응하고 있다.

서울 경복궁을 중심으로 최근 부쩍 뜨는 동네가 있다. 한국을 찾는 관광객은 물론 한국인들까지도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서촌과 북촌이다. 서울 사직단에서부터 경복궁까지가 서촌, 그리고 삼청동에서부터 창경궁까지를 북촌이라 하는데 사람들이 잘 모르는 동네가 또 있다. 바로 ‘동촌’이다. 동촌은 혜화동을 포함해 종로 5가, 동대문까지를 일컫는다. 최근 동촌에 해당되는 지역이 한류거리로 지정되면서 ‘동촌 사람들’은 기대에 부풀고 있다.

서울시 종로구에 가면 한국교회 목회자라면 누구나 다 알 법한 한국기독교회관(구 연지동 136-46번지)이 있다. 흔히들 ‘한국기독교 1번지’라고 부르는 종로 5가에 있는 회관이다. 

이곳으로부터 북쪽으로 올라가면 한국 연극 문화가 발달되어 있는 대학로가 있고, 동쪽으로 가면 한국 패션의 성지 동대문 상가가 들어서 있다. 남쪽으로는 청계천이 흐르고 서쪽으로는 고궁들과 높은 빌딩들이 들어선 광화문이 있다. 그 중심에 ‘동촌’ 문화를 일궈가는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1990년대 한국형 카페의 문화를 선두하고, 당시 많은 젊은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민들레영토’(대표:지승룡)가 2016년 새로운 시도를 한다. 카페를 넘어서 커다란 시장으로 성장한 ‘민토시장’이다.

‘민토’로 줄여 부르기도 했던 민들레영토는 20년 전 스터디 그룹이나 독서 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하고, 카페 내에 책을 구비하며 카페 이용자들에게 질적인 문화를 제공했다. 찻값도 ‘문화비’라 부르며 1인당 5천 원 정도의 비용을 내면 추가 요금 부담 없이 빵이나 라면, 차를 제공해줬다.

단순한 카페가 아닌 대안문화공간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이슈가 되고 사랑을 받았던 ‘민토’가 이번엔 서른 세 가지 상점으로 구성된 시장으로 젊은이들의 발걸음을 모을 예정이다.

‘협업과 문화를 통한 신시장’의 모토 아래 지난 2월 가오픈을 한 민토시장은 이미 시장 구성원들이 함께 협업하며 운영되고 있었다. 

기본적인 먹거리를 파는 가게와 카페는 물론 유리, 악세사리, 손글씨를 다루는 공방, 향초샵, 갤러리, 네일샵, 서점 등이 입점해 있다. 지승룡 대표는 “예수님의 나이 33세를 따와 33가지 점포로 기획했다. 물론 더 많은 사업주들이 입점을 희망한다면 더 들일 계획”이라며 “누구라도 창업을 원한다면 ‘민토시장’을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 '동촌' 문화를 이끌어가겠다는 지승룡 대표의 포부답게 민토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다.

지승룡 대표는 새로운 일을 시도하고 싶은 창업가들을 위한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 ‘민토시장’을 꿈꾼다. 즉, ‘민토시장’에서 경험할 수 있는 마케팅적 요소들을 얼마든지 느끼고 배움으로써 종로 5가를 벗어나서도 얼마든지 창업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민토시장’은 보증금이 없다. 임대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매출액과 임대 수수료를 대비해 책정한다. 또 일정 이익을 공유하는 ‘이익공유시장’을 도입했다.

지승룡 대표는 “점포마다 이윤 중에서 10~30%를 자율적으로 책정해 이익을 공유하도록 했다. 경쟁하는 것이 아닌 더불어 함께 생존하기 위해서”라며 “우리나라에 선교하러 왔던 언더우드 선교사도 보부상을 통해 한국 경제를 살리려고 했다. ‘민토시장’도 사회 속에서 발버둥치고 있는 많은 사업가들을 적극 도와 함께 공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지난 2월 가오픈을 한 민토시장은 벌써부터 손님들로 북적인다. 정식 오픈은 4월 2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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