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사회에서 교회는 하나님나라 가치 드러내야

임성빈 교수 / 장신대, 문화선교연구원장 운영자l승인2016.01.12 21:29:19l13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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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문화선교연구원에서는 그 해의 사회문화 10대 이슈들을 정리한다. 2015년도 역시 사회문화 분야의 다양한 사건들과 이슈들이 있었다. ‘헬조선’ 논쟁과 함께 ‘금수저&흙수저’ 비유는 이 사회의 젊은이들이 처한 현실이 얼마나 엄혹한 것인지, 이를 둘러싼 계층 간 갈등이 또한 못지않게 심각함을 보여주었다. 퀴어 축제를 둘러싼 동성애 논쟁과 헌재의 간통죄 위헌판결은 한국사회에서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었던 전통적 가치관 혹은 종교적 가치관이 급격하게 유실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흐름의 연장 속에서 2016년 올해 역시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 우리 앞에 있다. 저성장시대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우면서 계층 간, 세대 간 갈등이 심화되고, 노동개혁법안을 둘러싼 노사 간의 갈등, 4월 총선을 두고 정치 쟁점과 남북문제에 대해 보·혁, 세대, 계층, 시민사회 안에 내장된 갈등들이 극명하게 분출될 것으로 보인다. 다원주의 사회에서 갈등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우리 사회의 갈등구도가 병적으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나와 타자, 서로를 옳고 그름, 혹은 선악의 관점에서 판단하는 배타적 갈등 구조의 절대화는 한국사회의 연대를 저해하는 심각한 장애물이다. 한국교회는 사회의 갈등을 치유하고 평화를 일구어 내는 일을 교회의 우선적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것은  승자독식과 무한 경쟁이라는 냉혹한 경제체제 속에서 발생하는 약자들에 대해 우선적 관심과 지속적 돌봄을 실천을 요청한다. 동시에 하나님의 절대성 앞에서 늘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스스로에 대한 인식, 즉 이른바 자기 프레임의 한계에 대한 성찰적 접근이 가능할 수 있도록 신앙적 비전과 상호이해와 존중의 틀을 제공하고 몸소 교회공동체가 실천해 나갈 때 한국사회의 연대와 평화 정착의 시기는 보다 앞당겨질 것이다. 
 
또한 교회는 포스트모던 시대에 발맞추어 생각보다 훨씬 거대한 가치관의 도전들이 우리 교회 안에 몰아쳐오고 있음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미국 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와 이에 따른 지속적인 인권법 제정 움직임, 대법원의 존엄사 인정 판결에 따른 생명 윤리의 문제, 간통법 폐지에 따른 성(性)과 결혼의 의미 등 보다 근본적인 삶의 가치들을 둘러싸고 논란과 갈등이 가열될 것이다.

교회는 타협할 수 없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들을 보존하고 신실하게 드러내어야 할 증인들이지만 그 방식은 지혜로워야 한다. 볼프(M. Volf)의 표현에 의하면 '광장'이라는 공론장에서 교회는 신앙의 언어만이 아닌 공공의 언어로도 그 공적인 책임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제3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비둘기처럼 순결하고 뱀처럼 지혜로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회는 다음세대에 대한 고민 속에서 신앙의 대물림을 위한 교회 개혁에 힘써야 할 것이다. 올해 역시 한국교회의 화두가 될 ‘가나안 성도’ 논쟁이 우리에게 던지는 해답은 이미 나와 있다. 이들이 가나안 교인이 된 주요한 이유는 급변하는 문화의 도전 속에서 교회가 발맞추지 못하고 변화와 개혁을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방 통행식 의사결정방식의 문화에서 참여와 대화를 통한 소통의 문화로, 재정투명화를 통한 교회의 신뢰와 건전성 회복으로, 도덕적 탁월성 회복으로 교회가 다시 시작할 때 한국교회는 다음세대 신앙에 대해 비로소 희망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2016년, 이 시대의 문화적 도전들 속에서 교회의 소명을 발견하고, 교회의 변화와 개혁을 이끌어내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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