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기다리는 성탄… 기쁨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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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기다리는 성탄… 기쁨은 하나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5.12.16 0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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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들이 전하는 선교지의 ‘메리 크리스마스’

선교사들이 사역하고 있는 세계 곳곳에서도 성탄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사는 곳은 다르지만 믿는 사람들은 사랑으로 오신 아기예수를 기념하며 성탄을 맞이하고 있다. 장로교의 본산지인 스코틀랜드와 러시아정교회의 나라 모스크바, 지구 반대편 남미 파라과이의 성탄절 풍경을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 스코틀랜드의 성탄절은 겸손하고 고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주로 가족과 함께 집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낸다.

차분하게 맞이하는 ‘마구간의 성탄’

스코틀랜드 김위식 선교사

샬롬! 전 세계는 항상 성탄 절기를 기준하여 연말과 함께 분주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여기 작은 나라 스코틀랜드 민족들의 삶과 함께 하는 성탄절기는 조금 다릅니다.

필자는 최근 성탄절 주일 2주를 앞두고 현지의 몇몇 성도들과 함께 가정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러면서 아주 소박한 성탄 절기를 맞이하는 이들로부터 많은 은혜를 받았습니다.

이들의 성탄절 준비는 주님이 오신 마구간과 여인숙을 기억케 합니다.

“첫아들을 낳아 강보로 싸서 구유에 뉘었으니 이는 여관에 있을 곳이 없음이러라”는 누가복음 2장 7절 말씀이 생각납니다.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과거 400~500여 년 전의 언약도들과 종교개혁자들의 성결한 삶을 닮았는지 성탄절기에는 조촐하게 촛불과 벽난로(석탄과 통나무로 불을 피움)를 피우며 주로 가정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이들과 우리 한국 사람들을 비교해보면 참으로 검소하며 소박합니다. 소란스럽게 거리에서 보내기보다 대부분 가족과 함께 오손 도손 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이 모두 기독교 신앙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대체적으로 그렇게 문란하지 아니한 성탄절기의 모습들을 집안과 거리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은 11월10일경부터 성탄절기를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집안밖에 성탄을 상징하는 장식을 합니다. 필자가 이곳에서 20여 년을 살아왔지만 처음 온 그때부터 지금까지 동일하게 화려하지 않고 고전적인, 일관된 모습의 크리스마스트리를 볼 수 있습니다.

2000년 전에 어린양으로 오신 그분께서는 낮고 낮은 마구간으로 오셔서 시작부터 섬김의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특히 그분은 첫 설교 말씀에서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마태 5:3)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은 오늘도 어떤 부요함과 화려함이 아니라 가난한 심령을 가진 자, 즉 욕심 없이 마음을 비운 자에게 천국이 허락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인지 이곳 현지인 크리스천들은 특별히 성탄 절기를 맞이하여 어려움을 당한 이웃을 살피는 일에 우선순위를 둡니다.

필자가 섬기는 홀리그라운드 교회 공동체도 금번에 가장 어려움을 격고 있는 청소년 가장의 집을 돕기로 결정했습니다.

오늘도 이곳 스코틀랜드의 잿빛 하늘은 으스스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그러나 이 우중충한 날씨와 차가운 겨울바람의 풍경 속에서도 길가의 우뚝 선 크리스마스트리는 겸손하고 고요하게 성탄의 주님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크리스천들도 차분하게 이 땅에 오신 그분의 마음을 심고 있습니다.

 

▲ 지구 반대편 파라과이의 크리스마스는 한여름이다. 파라과이 사람들은 빼세브레라는 마구간을 만들어 성탄절을 기념한다.

지구 반대편에서 펼쳐지는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

파라과이 양창근 선교사

한국에서 땅굴을 파면 나오는 파라과이는 남반구에 위치해 한국과 계절이 정반대입니다. 시차도 12시간이어서 밤낮이 서로 다르지요.

한국에서는 얼음이 얼고 흰 눈 내리는 성탄절을 기대하지만 이곳 파라과이는 영상 40도를 웃도는 가장 더운 여름에 성탄절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곳에서는 산타클로스도 성탄절의 주인공이 되지 못합니다. 눈을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어린이들에게, 흰 수염과 빨간 털옷으로 무장하고 썰매를 끄는 산타클로스의 모습이 낯설기 때문이죠.

파라과이에서는 성탄절이 되면 집에 ‘빼세브레(Pesebre)’란 마구간을 만듭니다. 까아보-베이(caabo-bei) 나무 가지와 꼬꼬(coco)나무 꽃으로 작은 단을 만들고 누워 있는 아기 예수를 재현합니다. 아기 예수 둘레에 양떼들과 목자들, 큰 별, 동방박사, 요셉과 마리아를 인형으로 만들어서 꾸밉니다. 그 안에는 아기 예수를 위해서 각종 과일, 사탕, 치파(파라과이 전통 빵)를 걸어놓습니다.

성탄절에는 우리나라에서 설날 송편을 이웃들과 나누어 먹는 것처럼 ‘빤 둘쎄’ (Pan dulce, 단 빵)라는 빵과 시드라(Sidra)라고 하는 샴페인을 서로 교환하곤 합니다.

또한, 성탄절 당일이 되면 거리로 몰려나온 인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한국과는 달리, 대부분의 쇼핑과 식당들은 문을 닫고 가족들과 함께 집에서 성탄절을 보냅니다.

성탄전야에는 폭죽을 터뜨리고 총을 하늘을 향해 쏘면서 요란하게 축제를 즐깁니다. 어느 현지인 목사님은 하늘을 향해 쏜 총알이 양철지붕을 뚫고 떨어지면서 발에 총알이 박히는 사고를 당하기도 하셨죠.

그들은 이 폭죽을 터뜨리며 한 해 동안 지은 죄도 한꺼번에 날려버리는 기원을 하는데 정말 죄가 없어진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예수님의 구원하심을 생각하는 것보다 폭죽을 터뜨리면서 죄를 날려버린다고 생각하며 성탄절을 맞이합니다.

거리마다 흘러나오는 크리스마스 캐럴 소리도 거의 듣지 못하고 땀 흘리며 총소리 축포 소리를 들으면서 성탄절을 맞이할 때마다 이곳이 선교지란 것을 매번 실감하게 됩니다.

▲ 개신교가 이단시되는 러사아에서는 1월에 크리스마스를 기념한다. 김창규 선교사는 러시아 사람들이 진정한 복음을 알게 되기를 함께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은 지난 1월 모스크바 생명의삶교회의 성탄예배 모습.

1월에 맞이하는 성탄…변화를 기대하며

모스크바 김창규 선교사

러시아에서 성탄의 기쁨을 함께하며, 고국의 교회와 성도님들과 함께 나누길 원합니다. 러시아의 개신교회들은 성탄절을 12월25일과 1월7일 2번 기념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국민이 러시아 정교회이기에 고대 로마 황제가 정한 율리우스력으로 12월25일이 1월7일이기 때문에 1월7일을 러시아 정교회의 성탄절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이런 러시아의 특수성 때문에 러시아 개신교회들은 12월25일을 성탄의 기쁨으로 모여 축하하지만, 예배의 성격보다는 전도를 위한 문화콘서트의 형식으로 성탄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전체 인구 1억5천만 명 가운데 복음화율이 0.8%에 불과한 러시아에서 개신교는 이단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가운데 개신교회가 성탄절을 12월25일로만 드리게 되면 러시아 사람들에게 다가가기가 어렵고, 그들의 마음의 문을 열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또한 이런 상황 가운데서도 2015년에 들어와서 러시아 정교회 가운데서 소수이지만, 성탄절을 12월25일 기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러시아 정교회의 1월7일 성탄절을 지키게 되면, 실제로 한 해가 지나가고 새해가 된지 일주일이 흐른 뒤 성탄을 맞이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또한 러시아는 연말과 연초 연휴가 10일 이상을 연휴로 갖고 있는데, 연휴 기간 동안, 거룩한 삶을 살지 못한 상태에서 성탄과 새해를 맞이한다는 것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러시아에서 개신교회와 성도들이 담대하게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러시아 정교회가 개신교회를 형제교회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그리고 러시아 사람들에게는 그들이 이해하는 교회의 모습이 있는데, 교회가 어떤 모습과 건물이 아닌,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임을 그들이 말씀 가운데서 알게 되어, 우리들이 섬기는 예수님을 러시아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12월25일 성탄절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상업적으로만 이용하고 있는데, 큰 기쁨의 좋은 소식으로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심을 축하하며, 감사하는 러시아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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