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다, 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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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다, 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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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1.10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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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인 목사 / 세계션교협의회 부총무

우리는 모두 “다르다”와 “틀리다”의 엄청난 차이를 알고 있다. 최소한 우리들의 머리로는… 그렇다. 그러나 실제 상황에서는 나와 ‘다르면’ 불쾌해지고, 불안해지고, 꺽어버리거나 없애고 싶어지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지금 진행 중인 국사, 혹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 그렇고 아직도 심심치 않게 튀어나오는 ‘빨갱이’ 논쟁이 그렇다. 아마도 더 이상 ‘공산주의’가 어떤 주장을 하는 이념인지, 혹은 어떤 사회적, 정치적 입장인지는 중요하지 않은것 같다. 그보다는 ‘내가 감정적으로 위협을 느끼는가, 아닌가, 혹은 나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나 생활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는가 없는가’가 잣대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왜 이렇게 ‘다르다’에 극도로 흥분하거나 적대적으로 변하는가?

1543년 코페르니쿠스는 “천체회전에 관하여”라는 책을 출판하고, 같은 해 사망하게된다. 이 책은 감히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빙빙 돈다는 학설을 소개하고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당시 과학계가 이 학설에 대하여 반박한 것이 아니라 카톨릭 교회가 신성모독의 죄를 적용시켰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이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고, 지구는 움직이지 않고 모든 행성들이 지구의 주위를 돈다는 것이 신학적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1632년에 갈릴레이 갈릴레오는 “두 가지 주요 세계관에 관한 대화”라는 책을 발간하게 된다. 이 책에서 갈릴레이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소개하고 과학적 근거들을 통하여 지동설이 꽤 설득력있는 이론임을 조심스럽게 제안하고 있다. 갈릴레이는 신실한 카톨릭 교회의 신도였기에 교회와 직접적인 대립을 피하기 위하여 노력했던 것이다. 갈릴레이의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카톨릭교회는 그에게 가택연금의 벌을 주었고 이미 70세였던 갈릴레이는 가택연금상태에서 질병에 시달리다가 죽었다.

카톨릭교회는 1965년교황 바오로 6세가 갈릴레이 재판에 대하여 언급한 것을 계기로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해오다가 1992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갈리레이 재판의 잘못을 인정하고 갈릴레이에게 사죄하였다. 갈릴레이 사후 350년이 지난 후였다. 그 이후 카톨릭교회는 갈릴레이와의 대립에 대한 반성으로 천문학 연구에 많은 투자를 할 뿐더러 자체의 천문대도 가지고 있다. 지구가 돌고 있는가, 다른 행성들이 지구를 중심으로 돌고 있는가?  지금 이 질문에 대하여 16세기의 천동설을 주장하며 지동설이 신성모독이라고 말할 기독교인들이 있을까 궁금하다. 그렇다면 창조론이냐, 진화론이냐 하는 논쟁들도 결국은 같은 우주를, 하나님의 창조를 보는 ‘다른’ 입장인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다르면 다른 것이다. 달라서 틀린 것은 아니다.

우리들이 삼위일체 하나님을 나의, 우리의 창조자요, 구원자요, 유일한 신이라고 고백한다면 하나님이 하나님되게 해야하지 않을까? 하나님께서 창조자이시면 우리 안의 다름을 창조하신 분인데 그 다름이 하나님의 뜻에 거스르는 것이라고 인간 세상의 잣대를 들이대지 말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하나님이 우리의 구원자이시면, 그분의 구원을 간절히 사모하되 나와 다른 저들을 구원하지 마소서라는 기도를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믿는다. 믿음을 올바르게 세우는 일이 시급한 때이다.  하나님을 제대로 믿지 못하기에 서로를 정죄하고, 정치 권력의 눈치를 보고, 돈의 힘에 아부한다. 더 나쁜 것은 이모든 것을 교회의 이름으로 하나님의 이름으로 행하여 역사에 길이 남을 수치를 당한다는 것이다.

카톨릭교회는 지동설을 발견한 과학자들을 정죄함으로 수치를 당했다. 심지어는 그 수치를 인정하는 데까지 350년이 걸렸다. 지금 한국교회가 당하는 수치들은 과연 얼마나 긴 시간 하나님을 부끄럽게 할 것인가.  기도가 길어지는 요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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