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교회는 살아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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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교회는 살아남을까?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5.10.3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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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쓰는 10년 후 한국 교회 / 김승호 / 하명출판

10년 전 교회의 미래를 전망하면서 ‘10년 후 한국 교회’를 펴냈던 저자가 ‘새로 쓰는 10년 후 한국 교회’를 냈다. 10년 전에 썼던 이 책의 내용을 되짚어보는 것이기도 하지만, 미래 전망의 범위를 더 넓히고 더 깊고 상세하게 그리고 더 구체적인 대안을 담아냈다.

영남신학대학교 기독교윤리학 김승호 교수. ‘10년 후 한국 교회’를 펴낼 당시 서울 모 교회에서 담임목사로 현장 목회를 했다. 이론과 학문에만 젖어있는 게 아니라 누구보다 교회를 잘 안다.


그래서 일까. 교회 위기의 원인을 외부의 영향 탓으로 돌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게 될 경우 “그동안 한국 교회가 행해 온 잘못된 결정들과 실수들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문제점을 지적한다. 대신 “교회의 정체, 감소현상을 단순히 사회 변동의 결과로만 해석할 것이 아니라, 교회 자체가 행한 잘못과 실수도 면밀하게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가 내다보는 현재의 한국 교회, 그리고 10년 후는 어떨까. “기존 교회의 ‘설득력 구조’에 더 이상 설득되지 않는다. 논리적 차원에서도 현상적 차원에서도 한국 교회는 시대를 조망하고 사회를 이끌어가기에는 함량 미달의 종교로 여겨지고 있다. 더 이상 한국 사회는 교회를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존중할만한 대상으로 보지 않고 있다.”

비관적인 전망은 분명하다. 하지만, 저자는 한국 교회와 구성원들이 이 전망을 딛고 넘어서기 위해 큰 틀에서 어떤 준비와 대책을 세워야 하는지를 항목별로 구분해서 제시했다. 개 교회적 차원에서 그리고 교단과 한국 교회 전체적 차원에서의 대책을 포함시킨다.

1부에서는 한국 교회를 진단했다.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들여다 볼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한국 교회에 신조처럼 자리잡고 있는 ‘교회 수가 늘어나면 자연히 교인 수도 증가한다’는 명제의 현실성과 지속 가능성의 허구를 지적하면서, 교회 개척이 지금도 성장의 지름길인가를 되묻는다. 오히려 “‘교회 수 증가 = 교인 수 증가’라는 도식은 1990년대 초반을 지나면서 어긋나기 시작했으며,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더 이상 실현되지 않는 하나의 이론에 그치고 말았다”고 지적한다.

2부 ‘오래된 미래’에서는 과거가 어떤 교훈을 주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했다. 저자만의 다섯 가지 앵글이 사용됐다. 바울, 신학(1, 2), 사회학, 영국 교회 등이다. 이를 통해 미래의 한국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탐구했다. 사도 바울이 초대 교회에 어떤 신학적, 목회적 방향을 제공했는지, 그리고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신학자들의 견해를 실었다. 여기에 더해 교회의 미래에 대한 사회학자들의 예측과 한국 교회의 미래 방향 설정에 도움이 되는 영국 교회에 대한 분석을 차례대로 다루었다.

3부 ‘미래 준비’에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10개의 과제와 대안이 제시됐다. 교회 개척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할 것, 이에 따른 목회자 양성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 소통의 깊이와 넓이를 확장할 것, 사회적 연결망 확대 등 되짚어야 할 문제들을 일일이 지적한다. 그러나 이런 준비와 행동은 목회자뿐 아니라 평신도들에게까지 주는 미래의 메시지다.

성장의 허상에 사로잡힌 한국 교회를 해부하고 평가한 뼈아픈 책이기도 하지만, 목회 현장에 몸 담고 있으면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게 하고, 교회의 미래를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대비할 수 있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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