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와 한반도 평화는 세계교회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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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와 한반도 평화는 세계교회 사명”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5.09.15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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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통합-기장, 동북아 평화 국제포럼...평화 위한 실천방안 찾는 여정

변방에 불과했던 동북아시아를 향한 세계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중국이 G2 국가로 급부상하면서 패권국가로 도약할 것에 대한 염려가 서구 선진국들에게 있는 듯하다.

특히 일본의 잘못된 역사로의 회귀는 아시아 국가들에게는 골칫거리다. 급기야 자위대 역할과 활동반경을 대폭 확대하는 안보법안까지 현재 추진하고 있다. 아베 정권은 일본 내 야당과 진보 시민단체들의 강력한 저지에도 불구하고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북한. 무엇보다 북한의 핵 개발에 따른 위협이 공포감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더구나 최근 북한의 무력도발로 인한 남북한 긴장상황이 일어날 때 수많은 국가들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한반도 주변국과 서구 열강들이 여전히 자국 이익을 앞세우고 있는 점도 동북아 평화의 위협요소임은 분명하다.

다양한 영역에서 한중일 동북아 3국의 영향력이 증대되면서 동북아 평화문제에 대해 전 세계의 관심은 당연히 커질 수밖에 없다고 하겠다.

남북분단 문제에 있어 해외교회 역할 조명

동북아 평화 문제는 관련 당사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공유해야 할 과제이다. 누구보다 교회는 동북아 평화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의 군비 강화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일본의 군국주의 회귀를 날 서게 비판하고, 남북갈등 극복을 위한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다.

이런 관점에서 세계 에큐메니칼 교회들이 지속적으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해 지속적인 목소리를 내왔던 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한 직후 UN군 참전에 세계교회협의회(WCC)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은 기억해야 할 역사이다.

6.25전쟁 발발 직후 한경직 목사 등이 세계교회에 도움을 요청했고, 마침 캐나다에서 중앙위원회를 열고 있던 WCC는 UN이 경찰국가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채택했다. 결국 이 선언문은 전쟁 참여에 부담을 느꼈던 UN의 부담을 줄여주었고, 이를 바탕으로 안전보장이사회는 남한을 위한 참전을 결정했다.

유럽교회를 중심으로 한 에큐메니칼 교회들은 1980년대 이후 한반도 문제에 적극 관심을 보여왔다. 특히 1984년 일본 도잔소에서 열렸던 ‘동북아시아의 정의와 평화협의회’는 세계교회가 남북문제에 본격 참여하는 중요한 회의였다.

1970년대 민주화운동을 위해 한국의 기독교계를 지원해왔던 유럽교회들이 다시 남북한 평화문제에 관심을 갖고 통일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한 것이다. 이후 남북교회가 스위스 글리온에서 최초로 만날 수 있도록 주선한 것도 에큐메니칼 교회들이었다.

이 같은 세계교회의 협력은 한국교회의 통일운동이 탄력을 받도록 영향을 미쳤고, 1987년 12월 발표된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 이른 바 88선언이 나오게 되는 밑거름이 됐다.

또 88선언은 1991년 남북 당국이 합의한 남북기본합의서의 토대가 됐으며, 다시 남북기본합의서는 통일을 위한 방안에 합의한 남북정상회담 선언문에 영향을 주었다. 이를 고려할 때 한반도 평화에 대한 세계교회의 역할을 재조명하고, 그동안의 역량을 발판으로 새로운 변화된 모습을 만들어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 예장통합과 기장총회는 지난 11~13일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한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해외교회 대표 85명, 한국교회 대표 90명이 함께해 평화를 위한 교회의 구체적 실천방안에 대해 토론했다.

동북아와 한반도 평화 위한 10가지 결의

이런 점에서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총회장:채영남 목사)와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최부옥 목사)가 함께 개최한 ‘동북아 평화를 위한 에큐메니칼 국제포럼’은 긍정적 의미를 지닌 회의였다.

이번 포럼에 대해 양 교단은 “1984년 도잔소 회의 이후 한국교회와 세계교회의 평화통일에 대한 노력을 집약하고, 향후 10년간 한국교회의 주도로 세계교회의 한반도 평화통일 노력을 활성화하기 위한 포럼”이라고 자평했다.

평화 포럼에서 논의된 담론을 일선 교회와 교인들에게까지 전달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보이고 그러한 노력이 부족했던 것은 아쉬웠지만, 30개국 교단과 5개 국제기구 대표 85명과 한국교계 대표 90명이 함께 평화를 위해 교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를 모색하는 여정이었다는 점에서 평가할만한 현장이었다.

평화포럼 후 발표된 선언문의 내용은 10가지다.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해 전 세계 교회가 어떻게 협력하고 노력할지에 대한 방안을 담았다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공개된 결의안의 요지는 △증오와 저주를 극복, 생명을 위한 영성을 키우는 코이노니아를 활성화 한다 △동북아시아 치유와 화해,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세계교회가 적극 참여하도록 한다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시민사회와 협력해 남북이 만나도록 공동의 장을 마련 한다 △통일을 위해 평화교육과 평화운동을 발전시킨다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정의,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여성 지도자들의 참여를 활성화 한다 △동북아 교회들이 양자 간 혹은 다자 간 협력을 통해 평화통일 과정에 참여한다 △한반도에서 정전협정을 대신할 평화를 위한 최종 조약이 채택되도록 지원한다 △ 전 세계에서 핵무기와 원자력발전이 중단되도록 교회 운동을 전개한다 △ 새로운 미디어를 활용해 동북아 평화문제에 관심을 이끌어내고 연대를 강화한다 등의 선언적 내용들이었다.

이 같은 결의는 포럼에 참여한 해외교회들이 남북통일과 동북아 평화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과 함께 각국 정부에 노력을 촉구하는 데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성과로 여겨질 수 있다.

▲ 국제포럼 참가자들은 동북아와 한반도 통일을 위해 교회들이 연대하고 실천할 것을 다짐했다.

“평화협정 체결 위한 교회의 연대 필요”

이번 동북아 국제포럼에 참석한 세계교회협의회(WCC) 중앙위원회 의장 아그네스 아붐은 해외교회 대표단과 남한의 한국기독교회협의회,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 대표들이 다음달 24일부터 31일까지 평양에서 ‘한반도 에큐메니칼 포럼’ 실행위원회를 갖고, 남북한 긴장완화를 위한 논의를 진행한다고 밝히고 했다. 이 포럼은 지난 2013년 WCC 부산총회 이후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구체적 실천을 위해 이듬해 만들어져 그동안 활동해 왔다.

또 이 기간은 남북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남북관계가 진일보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예장통합 사무총장 이홍정 목사는 “한국의 평화통일을 위한 최우선순위는 생명보호를 위한 시민들의 안전을 강화하는 것이다. 특히 정의와 평화는 생명을 위한 시민안전의 핵심으로 치유와 화해의 영적이고 전략적인 과정”이라고 강조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실질적 로드맵 차원에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 위한 교회들의 연대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독일개신교선교연대(EMS) 사무총장 위르겐 라이첼 목사는 “통일을 경험한 독일의 교회들은 한반도의 비극적인 분단에 대해 역사적 의무를 가지고 있다”면서 “EMS는 독일개신교협의회, 브레드 포 월드 등과 네트워크를 조직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네트워크를 이미 만들어냈으며, 한국교회 안에서 추진하는 평화협정 캠페인을 적극 지원하기로 결의했다”고 전했다.

뉴질랜드 장로교회 총회장 앤드류 노튼 목사는 “한반도뿐 아니라 전 세계 비핵화를 위해 교회가 당장 행동해야 한다”면서 “특별히 남북관계에 있어 평화와 화해를 만들어나가는 일에 동참하자”고 제안했다.

이번에 국제포럼에서 논의된 내용이 다분히 신학적인 내용이 많았지만 실천을 중요하게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한 세계교회의 가시적 결과에 앞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편 이번 국제포럼을 공동기획한 예장통합과 기장총회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함께 격년으로 개최하기로 했으며, 해외 동역교회와 글로벌 에큐메니칼 기구들이 적극 참여한다는 점이 포럼에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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