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는 양심의 씨앗, 효가 살아야 나라가 바로선다"-가나안농군학교 교장(김평일장로)
상태바
"효는 양심의 씨앗, 효가 살아야 나라가 바로선다"-가나안농군학교 교장(김평일장로)
  • 승인 2003.05.2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평일 장로(가나안농군학교교장)는 지난 30여년 동안 ‘내리사랑 올리효도’란 슬로건을 내세우고 ‘효 문화운동’을 전개해 온 ‘효 전도사’이다.

그는 자신이 고안해 만든 효도마크 40여만장을 인쇄·배포해 왔는데, 이 마크는 차량은 물론 휴대폰(부모님께 자주 문안전화를 드리라는 의미), 지갑(용돈쓸 때 부모님 생각도 하라는 의미), 현관(출입할 때 부모님 생각하라는 의미)등에도 부착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김교장이 만든 ‘효도 십계명’과 효도의 노래는 ‘효’가 메말라 가는 우리사회에 촉촉히 내리는 봄비처럼 효심을 싹티워 가고 있다. 그는 가나안세계효도실천연구회를 설립, 무너져가는 효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하고 효문화확산에 힘쓴 공로로 최근 제14회 상허대상(교육부분)을 수상했다.

이 상은 상허 유석창선생(건국대학교설립자)의 뜻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인류발전에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김교장은 ‘효심은 곧 양심의 씨앗’이라고 강조했다.

-‘효’정신이 사라져 가고 있다고 걱정하는 이가 많습니다. 또 어떻게 효를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 한지에 대해서도 설명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부모님에게 효도하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모두들 효도는 자식이 부모에게 행해야 할 마땅한 도리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한 효도인지는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또 효도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사실 부모님들은 자식에게 대단한 것을 바라지 않거든요. 문제는 자녀로서 작은 실천조차 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몇가지 효도방법을 생각해 ‘효도십계명’을 만들어 교육하고 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첫째 부모님에게 신앙이 없으실 경우, 신앙을 가지도록 권유하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 젊은 시절 품었던 패기와 자신감이 사라져 갑니다.

한가한 시간이 많아지면서 그 시간이 괴롭게 느껴지게 되지요. 그래서 마음이 불안해지기도 하고 우울해지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신앙인데.

사실 평생 신앙이 없이 살아오신 어르신들이 스스로 신앙의 길로 들어선다는 일은 어려운 일이겠지요. 이런경우 부모님들을 신앙의 공간으로 안내해 드리는 일이 필요하다는 얘깁니다. 신앙을 갖게 되면 내세에 대한 믿음과 규칙적 생활, 그리고 많은 대화상대가 생겨 마음이 훨씬 안정될 수 있으니까요.

둘째, 부모님의 말씀을 잘 들어드리는 일입니다. 말씀을 잘 들어드리지 않는다면 부모님은 자식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괴로워하실 것입니다. 궁금한 사항에 대해 물으시면 또박또박 잘 들리게 대답해 드려야 합니다. 부모님 말씀이 잔소리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누구나 나이가 들면 그렇게 되는 것 아닙니까?

셋째, 얼굴은 마음의 거울이기 때문에 밝은 표정으로 부모님을 대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부모님 앞에서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자주 한숨을 쉬는 일이 있는데 이같은 행동은 삼가야 합니다.

넷째, 부모님의 궁금증을 풀어드리는 일입니다. 부모는 늘 소소한 일까지 궁금하게 여기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하루종일 집안에 계실 경우, 부모님이 무엇을 궁금해하고 계신지 헤아려 살펴야 합니다.

부모님이 묻기전에 미리 말씀해 드리면 아주 기뻐하실 것입니다. 다섯째, 용돈을 충분히 드리는 일입니다. 늙으신 부모님들도 나름대로 지출할 일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쓰고 싶으실때 기분좋게 쓰실 수 있도록 해드리는 일이 중요하지요. 날짜를 정해서 깨끗한 돈으로 일정하게 구분하여 드리는게 좋습니다.

여섯째, 입맛에 맞는 음식을 해드리는 일입니다. 나이가 들면 입맛도 떨어지기 쉽습니다. 이것저것 자주 권해 드리고 함께 모여 식사할 기회를 자주 만들면 좋아하실 것입니다.

일곱째, 부모님의 외모에 신경을 써야합니다. 기력이 쇠하니 신발이며 몸에 걸친 옷조차 무겁게 느껴질 수 있기때문이지요. 그러므로 연로하신 부모님의 신발이나 옷을 장만할 때는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가볍고 밝은 색으로 계절에 맞는 옷을 권해드리면 좋아하실 것입니다. 외출하실때 입는 옷, 평상시 집에 계시면서 입는 옷 등 자주 갈아입으실 수 있도록 배려해 드려야 합니다. 시력에 맞게 안경을 맞춰드리는 일도 필요합니다.

여덟째, 일거리를 마련해 드리는 일 입니다. 움직이면 힘드실테니 이제 가만히 계시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힘에 부치는 일인데도 어쩔수 없이 해야 한다면 고통이겠지만, 적당한 노동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은 건강을 위해 필요합니다.

할 일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경제력까지 유지할 수 있다면 정신건강에도 좋습니다. 일거리는 잡념을 없애줌으로써 즐겁게 생활할 수 있게 합니다.

아홉째, 어르신끼리 모이는 것을 권장하는 일입니다. 어르신들은 추억을 나누고 취미생활도 함께 할 친구가 필요합니다. 열번째, 단정하게 몸단장을 해드리는 일입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혹 손이 닿지 않아 관리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가 늘 살펴 청결하게 보살펴 드려야 합니다.

-선친 김용기장로님께서도 효성이 지극하셨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어떻게 하면 효심을 아름답게 키울 수 있겠습니까.
저희 아버님의 효심은 저희 형제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아버님(김용기장로)께서는 항상 할머니를 등에 업고 나들이를 다니셨습니다. 할머니를 친구댁에 모셔다 그리고 해가 저물 무렵에 모셔오곤 하셨지요.

저녁에는 할머니 다리를 주물러 드리면서 하루 일과를 소상히 말씀드리곤 하셨습니다. 저는 그런 모습들이 진정한 효도라는 사실을 나중에야 깨닫게 됐지요. 그리고 효도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자녀의 당연한 의무라는 점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말이나 생각으로만 맴도는 효도는 아무런 빛을 내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효는 실천할 때 비로소 영롱한 광채가 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효를 ‘양심의 씨앗’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씨앗을 심어도 가물면 싹이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비가 내리면 새싹이 나옵니다. 마찬가지로 양심의 밭에 심겨진 ‘효’라는 씨앗도 잘 자극하고 가꾸면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사실 많이 배웠다고 해서 더 효도하는 것도 아니고, 배운것이 없다고 해서 효도를 덜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단지 하나님이 주신 양심을 어떻게 자극하고 가꾸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이 살아가면서 세속주의에 오염이 되어 양심이 병들어 가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효’는 또 유전성이 있는것 같아요. 효자 집안에서 효자가 나고, 불효자 집안에서는 불효자가 나오는 것을 보면 효도의 결과가 얼마나 엄청난 것인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녀들로 부터 효도받고 싶으면 마땅히 부모님을 잘 섬겨야 하겠지요.

저는 요즘 우리사회에서 효의 미덕이 사라져 가는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을 가집니다. 명절이면 얼굴만 살짝 내밀고 돈 몇푼 던져놓고 가는 사람, 나중에 돈을 많이 벌면 효도하겠다고 변명만 일삼는 사람, 바쁘다는 이유로 시골 부모님께 전화한통 조차 하지 않는 사람등…. 참으로 효심을 찾아보기가 매우 힘듭니다.

이렇게 효행을 하기가 힘들어 하루만이라도 부모를 기억하고 효도하는 날로 삼자고 여러가지 기념행사도 갖지만 저는 1년 365일이 모두 효도하는 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효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된다고 믿기 때문이지요.

그러므로 학교와 교회에서는 반드시 ‘효’교육을 실시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기독인의 경우 효도하지 않으면 그것은 하나님을 믿지 않는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 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출애굽기 20장 12절)는 말씀처럼 효도하는 사람은 건강하고 장수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요즘 학대받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이것도 ‘효’의 실종으로 설명할 수 있겠는데요. 청소년이건 기성세대건 ‘효’교육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습니다. 핵가족화와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노인학대가 급증하고 있어 걱정입니다. 한 노인학대 상담센터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까지 이 상담센터에 신고된 노인학대는 모두 680건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208건에 비해 3배이상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형별로는 부모에 대한 폭언등 언어 심리적 학대(32.9%), 장기간 식사를 드리지 않는 방임형 학대(23.8%), 노인에 대한 폭행 등 신체적 학대(17.1%), 용돈을 드리지 않는 경제적 학대(11%)등으로 나타났습니다.

가해자는 아들이 42.8%로 가장 많았고 며느리(25.7%), 딸이나 사위 손자 손녀를 포함한 가족(14%), 배우자(9%)등의 순이었다고 합니다.

참으로 걱정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효교육이 필요합니다. 교육은 청소년이건 기성세대건 폭넓게 지속적으로 실시되어야 합니다. 특히 부모가 가정에서 효실천의 모범을 보여주어야 자녀들이 본받는다는 점에서 부모교육은 매우 중요합니다.

부모의 모범이 효의 교과서 이니까요. 교회들이 앞장서 ‘올리효도 내리사랑’의 효운동을 전개한다면 오늘날 같이 불효막심한 세태는 어느정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