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억류 ‘임현수 목사’ 기자회견 통해 입장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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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억류 ‘임현수 목사’ 기자회견 통해 입장 밝혀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5.07.3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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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전복 음모행위 감행 인정” 보도 … 북한 위협에 의한 각본 의혹도

지난 1월 말 북한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진 캐나다 토론토 큰빛교회 임현수 목사(60)의 최근 현황이 6개월만에 공개됐다.

▲ 지난 1일 북한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진 임현수 목사의 기자회견 영상이 31일 공개됐다. 6개월만에 거취가 공개된 임 목사는 다소 굳은 표정으로 미리 준비된 문건을 읽어내려갔다. 사진은 공개된 영상 캡쳐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30일 임현수 목사가 북한 당국이 적용한 혐의(체제 전복 활동)를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임 목사는 기자회견 중간 중간 북한 말투로 작성된 문건을 그대로 읽어가면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어 북한의 강압과 회유에 따른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임 목사는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발언했다. 발언 직후 임 목사는 고개를 숙이며 손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훔쳤다. 

기자회견에서 임 목사는 자신을 “1991년부터 토론토에 있는 큰빛교회 담임목사로 미주지역 중심으로 해외동포 교회와 선교단체 사역에 깊이 관여해 왔다. 저는 전문적인 기독교 사역자”라고 소개했다.

특히 그는 “제가 저지른 가장 큰 엄중한 범죄는 공화국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심히 중상모독하고 국가전복 음모행위를 감행한 것”이라며 “공화국에 대한 지원과 기증에 그토록 열성을 부린 것도 근본 목적은 북조선 사람의 마음 속에서 순애보에 대한 충정의 마음을 지워버리는데 있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지금껏 인도주의적 지원이나 무상 기증이나 협력 등의 명목으로 겉과 속이 다르게 미국과 남조선 당국을 추종하면서 공화국의 존엄과 체제를 부정하고 헐뜯다 못해 국가전복 음모를 기도하는데 이르게 됐다. 그러다 단속돼 조사받는 과정에서 제가 해외에서 저지른 반공화국 적대 행위가 드러나 정식 법적 처벌을 받게 됐다”고 발언했다.

이어 “그동안 공화국의 각처를 돌아다닌 것도 결국은 미국과 남조선에 반공화국의 압살 정책에 편승해 북의 체제를 뒤집어엎고 종교 국가를 세우기 위한 거점을 꾸리는데 있었다”며 “신빙성을 부여하기 위해 불미스런 촬영자료를 아들에게 주어 그럴듯하게 날조하고 ‘북의 현실’이라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유포시키기도 했다”고 밝혔다.

탈북자에 대한 인도적 행위에 대해서도 사과 발언을 했다. 임 목사는 “공화국 주민들에 대한 유인 납치 행위와 탈북자 지원 책 등에도 적극 가담하는 범죄를 저질렀다”며, “탈북자들이 몽골로 찾아올 수 있도록 몽골 지역 정보가 담긴 GPS를 베이징에서 조선인 브로커에게 전달했다. 제가 감행한 모든 범죄들이 공화국의 존엄과 체제를 부정하고 정말 용납할 수 없는 국가전복 범죄행위라는 사실을 솔직히 자백한다”고 말했다.

반북 인사들의 명단을 요구하는 북한 측 기자의 질문에는 “공화국에 대한 모략적이고 극단적인 설교로 동포사회에 반공화국 대결을 고취하는 교회와 목사들이 한 둘이 아니다”며 남한 교회와 미국, 브라질 내 한인교회와 목사들의 이름을 나열했다.

끝으로 그는 “온 민족 앞에 나의 형언할 수 없는 대역죄를 머리 숙여 깊이깊이 사죄한다. 미국과 남조선 위정자들, 서방세계의 악선전과 뿌리깊은 반공화국 적대이념으로 하여 볼 수 없었던 참세상, 참다운 진실을 보게 되고 체험하게 된 것이 기쁘다”고도 발언했다. 

기자회견 이후 임 목사의 가족들은 캐나다 토론토 큰빛교회의 리사 박 대변인을 통해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서 가족들은 “임 목사는 북한 주민에 대한 커다란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대북 인도적 지원 활동을 했다”며 “동정심이 많고 너그러운 사람으로 지금까지 100여 차례 대북 지원 사업을 위해 북한을 방문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가족들은 임 목사가 하루속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임 목사는 지난 1월 30일 경제협력 사업을 위해 북한 나선시를 방문한 뒤 평양에 들어갔다가, 북한에 억류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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