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교회협 복귀할까?.. ‘공식 대화’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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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교회협 복귀할까?.. ‘공식 대화’ 시작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5.07.2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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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실행위서 화해 퍼포먼스, 통합 ‘9개 제안’ 통과 여부가 관건

예장 통합이 교회협 활동에 불참한지 8개월 만에 공식적인 대화를 시작했다.

지난 23일 실행위원회를 개최한 교회협은 ‘화해 이벤트’까지 마련하며 통합의 복귀에 정성을 쏟았다. 그러나 교회협의 희망과 달리, 통합은 9개의 요구조건이 충족도야만 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오는 11월 교회협 총회까지 상당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총무 보고에 앞서 대화위원회 이야기를 먼저 듣겠다고 밝힌 황용대 회장은 “좋은 결실에 이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비공식 대화 진행상황을 보고한 위원장 전병금 목사는 “교회협은 연합운동을 시작한 이후 한국교회의 양심으로 진리를 수호하는 일을 해왔다. 그런데 교회협 창설 멤버이자 그동안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온 통합과 불미스러운 관계가 일어난 것에 대해 양측이 대화위원회를 만들어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히면서 “오늘 총무 선거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것에 대해 양측이 사과하면서 한국교회를 하나로 봉합하는데 에큐메니칼운동이 한국교회 전체에 화해의 전기를 만들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총무선거 과정의 문제에 대해 황용대 회장이 사과하고 통합 대화위원장 손달익 목사가 유감의 입장을 밝혔다.

황용대 회장은 “교회협 대표로서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며 “통합은 창설멤버로 존경받는 교단이며, 이런 통합과 함께 하는 것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지난해 총무 선거 협의과정이 매끄럽지 못해 통합에 상처를 준 것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의 제안을 제도개선위원회에 넘기고 반영해 교회협이 에큐메니칼 협의체로 발전하도록 하겠다”며 통합의 제안을 다루는 과제가 남아 있음을 밝혔다.

이어 통합측 대표로 사과에 나선 손달익 목사는 “이해와 견해 차이로 일어난 일에 유감을 표한다”며 “연합을 위한 최선의 노력은 변함이 없다. 그동안 대화를 진행하면서 깊은 신뢰와 우정으로 대해왔다. 오늘 이루어진 일들을 총회로 돌아가 소상히 전하고 우리 교단과 교회협의 관계가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 한국교회 발전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인사했다.

이어 황용대 회장은 통합측에서 참석한 이홍정 사무총장과 손달익 대화위원장, 유영모 CBS 재단이사장 등 3명을 단상 앞으로 불러 실행위원들 앞에 인사하고 대화위원들과 악수하며 화해의 퍼포먼스를 했다.

황 회장은 “통합의 제안사항을 가급적 다 수용해서 에큐메니칼 발전을 이루겠다”며 “이러한 입장을 통합총회에 잘 전해달라”고 당부했지만 이홍정 사무총장은 “가급적 수용이 아니라 전적 수용이 되어야 한다”고 쐐기를 박았다. 통합의 복귀 조건이 제안서의 100% 수용에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이후 통합측 위원들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퇴장했다. 교단 차원에서 복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행위원회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었던 것.

교회협은 화해와 복귀로 시종 분위기를 몰아갔지만, 통합은 “이제 대화의 시작일 뿐”이라며 남은 과제가 산적함을 시사했다.

일단 통합의 복귀를 위해서 교회협은 제도개선위원회를 통해 통합측 제안사항을 논의해야 한다. 통합은 총무 임기와 총무 순환제도 등 총 9가지의 개혁과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9가지 제안사항을 기반으로 제도개선위원회와 헌장개정위원회가 가동되면, 2개 위원회에만 위원을 파송, 책임있는 결론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후 오는 10월 실행위를 거쳐 11월 총회에서 9가지 개혁안이 통과되면 그때 통합은 복귀를 결정하게 된다.

한편, 이날 실행위원회에서는 역사문화관 건립 추진 보고가 있었으며,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회 준비에 관심을 요청했다.

역사문화관 건립을 위해 루터교단과 논의를 진행해온 교회협은 여러 조건이 맞지 않아 사실상 루터교가 미온적 태도로 돌아섰음을 밝히면서 앞으로는 서울시와 협의를 진행할 계획임을 밝혔다.

또 이날 총무 보고에서 김영주 총무가 성소수자 인권 문제를 강조하자, 동성애에 대한 교회협의 명확한 입장을 묻는 질의가 이어졌다. 김 총무는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대립구조는 곳곳에서 혐오와 증오를 분출케 하고 있다”며 “그것은 성소수자 인권 문제에서 여실히 드러났고, 우리 사회가 약자에 대한 따돌림을 통하여, 쌓여가는 어려움과 두려움을 분출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었음을 느끼게 해주었다”며 “그 혐오의 분출과 재생산에 일부 기독교인들이 동조하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최근 교계에서 일어나는 동성애 반대운동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일단 교회협은 성소수자 인권문제를 한국교회 공론의 장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토론을 통해 동성애에 대한 교회협의 입장을 정리하고 성소수자 인권에 대처하는 교회의 자세를 점검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실행위원회에 단 한 명도 참여하지 않은 기독교대한하나님의 성회 회원권 논란도 있었다. 현재 교회협에는 기하성 서대문과 여의도 모두 참여해 활동하고 있지만 서대문 측은 재정 문제로 회비를 수년째 납부하지 않고, 여의도는 그동안 재정적 기여에도 불구하고 정확히 법적으로 회원 자격을 얻지 못했다.

실행위원들은 기하성 양 교단의 의견을 듣고 활동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으며, 두 교단 모두 참여하는 방안 등을 교단장들에게 위임해 차기 실행위에 보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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