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게 모르게… 동성애를 보고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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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게 모르게… 동성애를 보고 느끼다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5.07.22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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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매체를 잠식해가는 ‘동성애 코드’
▲ 한국 안에서도 큰 인기를 얻는 것부터 시작해 한류 열풍으로까지 이어지는 한국 드라마. 최근 한국 드라마 속에는 동성애적 요소가 은밀하게 드러나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김보리 씨는 그동안 바빠서 보지 못했던 밀린 드라마를 보느라 정신이 없다. 특히 작년말 인기 드라마였던 ‘응답하라 1994’에 푹 빠져있다. 옛 추억을 되새기며 재미나게 드라마를 보고 있던 김 씨는 드라마를 보다가 갑자기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드라마 속 남자주인공 ‘빙그레’가 같은 하숙집에 함께 사는 형 ‘쓰레기’를 좋아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뭐지, 뭐지. 빙그레는 왜 ‘쓰레기’ 앞에만 서면 ‘레인보우빛 사랑’을 어필하는 건가.

이처럼 수많은 대중매체 속에는 알게 모르게 ‘동성애’ 코드가 흐르고 있다. 완연한 ‘동성애’는 아니었다. 일명 ‘브로맨스’ 코드다. ‘브로맨스’는 오늘날 한국 대중문화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았을 만큼 많은 미디어 속에서 빈번하게 노출되고 있다. 브로맨스는 브라더(Brother)와 로맨스(Romance)를 합친 신조어로, 남성 간의 애틋한 감정이나 관계를 말한다. 노골적으로 동성애를 드러내기보다는 남자끼리 묘한 감정이나 우정이 중심이 된다. 성적 묘사나 긴장감도 없다. 하지만 대중매체 속 ‘브로맨스’의 한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뭔가 불편한 야릇함이 온몸과 정신을 훑고 간다. 도대체 왜 예능, 영화, 드라마 할 것 없이 ‘브로맨스’ 코드는 한국 대중문화의 대세가 되었을까.

양회성 교수(전남과학대학교 기독교영상선교학)는 “영화나 드라마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감독들이나 PD들 조차도 동성애나 브로맨스가 뭔지도 잘 모르면서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분석했다. 즉 자본주의 논리를 따라 갈 수밖에 없는 대중매체는 윤리를 뒷전에 둔 채 대중이 선호하는 문화가 ‘브로맨스’이다 보니 그 뒤를 쫓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양 교수는 “관객들을, 시청자들을, 대중을 최대한 많이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으로 방송국마다 ‘동성애 코드’를 가져오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브로맨스가 대중적으로 자리잡게 된 것은 2013년부터다. 영화 ‘신세계’와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이 흥행하면서다. 두 작품은 남자와 여자를 내세우는 것이 아닌 남자와 남자를 전면에 내세운다. 영화 ‘신세계’는 끈끈한 형재애를 그렸다고 하지만,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두 남자 주인공의 은밀하고 위대하게 브로맨스를 어필하며 관객을 자극한다.

예능에서도 브로맨스는 재미 요소에서도 제일 재미난 포인트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방송된 MBC ‘무한도전’의 ‘2015 무한도전 가요제’에서는 개그맨 정형돈을 두고 남자 가수들이 쟁탈전을 벌였다. 팀을 정하는 과정 속에서 가수 태양은 정형돈에게 “관심받고 싶다”, “이상한 매력이 있다”며 노골적으로 애정을 보이며 ‘브로맨스’를 어필했다. 정형돈은 거드름을 피우고 말았지만, 그 순간 남자 태양이 남자 정형돈에게 ‘구애’를 하는 모습은 이성에게 사랑을 드러내는 모습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사회학자들은 ‘문화융성’이 앞으로 각광받을 사업이라고 말한다. 김구 선생도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며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라고 ‘나의 소원’에 서술했다. 그만큼 ‘문화’는 큰 가치를 가지고 있고, 인간 삶에 중요한 요소다. 문화는 개인에게 행복과 여유를 주기도 하며, 사회 갈등을 치유하기도 한다. 즉 문화는 인간에게 ‘감동’을 주는 요소로써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커다란 힘이 분명 존재한다. 때문에 올바른 문화융성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선교나 전도도 문화적인 요소를 활용하면 더 친근하고 편한 느낌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다.

한국의 문화융성 중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는 대중매체가 ‘브로맨스’로 물들어간지 2년째. 2015년 한국은 본격적인 ‘동성애’ 물결로 일렁이고 있다. 지난 6월에 열린 퀴어문화축제(매년 여름에 열리는 성소수자 축제, 한국에서 가장 큰 성소수자 축제이자 아시아에서 가장 큰 축제 중 하나)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고, 수도 서울 외 지방 소도시에서도 동성애를 지지하는 퀴어문화축제와 행진이 이어졌다.

최근 국내 최초 ‘동성혼 소송’이 벌어지기도 했다. 아직 여론의 큰 흐름은 반대 세력이 더 크지만 뚜렷한 대안이나 연대가 세워지지 않는 한 동성애가 보장되는 ‘차별금지법’의 통과 여부도 시간문제로 남아있다.

많은 대중들이 ‘동성애’를 대하는 시선도 많이 무뎌졌다. 이는 문화의 힘이 컸고, 교육의 부재 또한 컸음을 증명하고 있다. 게다가 결혼에 대한 인식과 사회적 분위기, 결혼 문화의 변화도 한 몫 했다.

문화영화평론가 최성수 목사는 “대중매체는 많은 관심을 받기 위해 자극적인 소재를 적극 활용하는데, 최근 이성애가 진부해지고 동성애를 어필하는 성소수자들의 인권운동이 자극적으로 다가오면서 동성애 코드의 문화콘텐츠가 적극 제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결혼에 대한 개념이 크게 바뀌면서 대중매체 소재로 동성애가 사용되는 것도 자연스러워졌다.

최 목사는 “이성간의 사랑, 대를 잇는 문화로 자리했던 ‘결혼’이 이혼,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등 가정이 해체하는 상황이 난무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성애 앞에서 좌절과 한계를 크게 겪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자연스레 ‘반려자’가 굳이 이성이어야만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다보니 결혼 개념도 동성애 코드로 변모하고, 이는 대중매체에 고스란히 소재로 사용되면서 거부감을 갖지 않게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는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헌’ 판결의 뒷 배경을 살펴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동성결혼 합헌’ 뒤에는 미국 드라마 ‘더 포스터스’의 지대한 영향이 있었다.

이 드라마에는 동성결혼을 배경으로 한다. 드라마의 두 여주인공은 법적 혼인관계는 아니지만 서로 사랑하며, 입양 자녀들을 함께 양육하는 부부다. 드라마는 공동 가장인 레즈비언 부부를 통해 ‘포스터 가족’의 삶 안에 인종, 성적 지향, 페미니즘 등 사회적 이슈를 담아내며 ‘모던 패밀리’를 그려나간다. 그들은 다른 가족들과 똑같은 고민을 두고 늘 대화하고 토론하며 가족공동체로서의 책임감을 철저히 지켜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초창기에는 호기심을 표현하거나 부자연스러운 사랑 방식으로 표현되었던 동성애 미디어매체들이, 오늘날에는 정상적인 가정의 모습으로 그려지면서 동성애에 힘을 싣고 있다.

최성수 목사는 “대중매체는 대중들의 무의식에 깊은 인상을 넘어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며 “동성애 코드를 싣고 있는 대중매체에 맞서 교회는 이성애가 바람직한 결혼 문화라는 것을 삶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대중매체는 대중의 ‘관심’을 끄는 데 온 힘을 다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교회도 대중의 ‘관심’이 무엇인지 들여보고 문화로 이끌어내야 한다. 동성애로 힘들어하는 청소년이나 청년들을 교회 밖으로 내모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이성애를 되찾을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동성애가 문화의 한 요소라고 생각하고 있는 이들도 질책과 힐난이 아닌 적극 수용해 올바른 양육과 교육으로 회복시켜주어야 한다.

외교 정책 중에 ‘문화외교’가 있다. 문화외교는 곧 ‘감성외교’라고 불리기도 한다. 문화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적’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에 대한 서로 간 이해를 바탕으로 상대국을 보다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함으로써 외교의 기반을 만드는 방법이다.

한국교회도 대중문화에 있어 문화외교에 적극 나서야 한다. 우리끼리 식의 교회 내 문화가 아닌, 사랑의 의미가 변질되어가고 있는 교회 밖 대중들에게 달려가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과 사랑을 문화를 통해 적극 알려야 한다. 대중매체 속 ‘동성애 코드’를 넘어서는 ‘기독교 코드’를 문화 속에 스며들게 만들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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