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종교개혁자들이 외쳤던 ‘5대 솔라(sola)’의 출발점인 ‘오직 성경’ (솔라 스크립투라)은 곧바로 ‘오직 그리스도’ (솔루스 크리스투스)와 ‘오직 믿음’ (솔라 피데)에 연결되었다. 이는 ‘오직 성경’의 기록 목적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영생 곧 구원”이요, 그 구원은 성육신 하셔서 십자가 죽음과 부활, 승천과 재림을 통해 완성하시며, ‘예수님의 영’이신 성령님을 내게 보내셔서 효험 되게 하시는 그분 안에만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구원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내가 믿음으로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이신득구(以信得救)라 부른다.
역사적으로 ‘오직 믿음’은 인간의 선행이나 공로가 죄와 사망에서 구원 받음에 어떤 자격이 될 수 있다는 로마 가톨릭을 비롯한 모든 세상 종교들의 잘못된 관습에 대한 올바른 해답으로서 강조되었다. 자결하려던 빌립보 감옥의 간수가 던진 “주님들이여, 제가 무엇을 꼭 행해야 구원을 받으리이까?” (사도행전 16:30 원문 직역) 라는 질문이 이를 대변한다. 사도 바울은 “주 예수님을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31절)고 정확히 대답했다. ‘무엇을 꼭 행함’의 구원이 결코 아니라, 예수님을 ‘믿음’으로만, 그분을 내 삶의 주인과 구원자로 고백함으로 구원을 받는다는 말이다. 이 믿음을 ‘유일한 믿음’ 혹은 ‘구원적 믿음’이라 부르며, 이 믿음은 성령님의 내적 소명과 거듭남과 이로 인해 죄에서 전 인격적으로 돌아서는 회개 (회심)와 함께 구원의 주님이신 예수님을 전 인격적으로 받아들이는 믿음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로마서 4:1-16 참조).
이 ‘유일한 믿음’은 즉각적으로 개인적인 ‘생활적 믿음’, 곧 신행일치(信行一致)를 낳는다 (로마서 4:17-25).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다. 올바른 회개는 반드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는 변화를 보여준다면, 올바른 믿음은 반드시 ‘바랄 수 없는 중에’ 하나님과 그 약속의 말씀을 믿는 크고 강하며 담대한 믿음을 실생활에서 보여준다. 배에 물이 가득 차 위태한 상황에서 배 뒤편에 주무시는 예수님을 깨우며 “주여, 죽겠나이다!”라고 절규했을 때, “너희 믿음이 어디 있느냐?” (누가복음 8:25)라고 지적하신 바로 그 믿음이다. 예수님이 우리와 함께 배 안에 계시니, “함께 수장(水葬)되자”는 담대한 믿음이다.
“비록 없을지라도” (하박국 3:16-19), “그리 아니 하실지라도” (다니엘 3:16-18), “나를 죽이실지라도” (욥기 13:15), 하나님은 언제나 내게 ‘제일 좋은 것들’을 주시는 분이시며 (마태복음 7:11), 어떤 사고 현장에서도 “감당할 만한 시험만 허락하시고, 피할 길을 내사 능히 감당하게 하시는” ( 고린도전서 10:13) 좋으신 하나님이심을 믿고, 의지하며 주장하는 신행일치의 믿음이다. 아멘!
김진섭 목사 / 백석신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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