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대학이란 설립자가 기독교인이면서도 일반 대학과 그 가르치는 내용 면에서 별 다를 바 없는 소위 ‘Mission School’과도 다르며, 몇몇 교회관련 학과만을 가르치는 신학교와도 다르다. 왜냐하면 기독교대학은 인간의 삶 전체가 기독교적 관점에서 연구되는 곳이며 하나님의 피조 구조의 모든 측면을 다루는 대학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 우리나라에는 기독교 학문 수행 기관으로서의 기독교 대학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어 있지 않다. 예를 들어 한국 기독교 대학 교목회에 소속된 회원대학의 규정을 보아도 교목 행정 외에 기독교 학문과 관련된 언급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이처럼 성문화 된 회원 자격은 당연히 전체 기독교 대학의 정체성을 잘 나타내는 합의 된 선언(statement)일텐데 채플과 교양으로서의 기독교 과목말고는 일반 전공 과목에 대한 기독교적 학문 접근에 대한 그 어떤 언급도 전혀 찾아 볼 수 없다는 것은 기독교 대학과 기독교 학문의 관계에 대한 개념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채플을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 그 대학이 기독교 대학임을 나타내는 일차적 상징성인가는 한 번 물어야 할 문제이다. 왜냐하면 설립이래 오랜 기간 동안 채플을 시행하고 있으면서도 기독교 대학으로서의 독특성을 나타내지 못하는 대학들이 많기 때문이다. 기독교 대학은 교회나 다른 선교 기관과 달리 학문적 성격의 복음에 대한 지성적 변증과 전파에 그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기독교 대학은 교회로서는 감당 할 수 없는 기독교 학문에 대한 고유의 복음 사역을 위임받았기 때문이다. 복음 사역에 대한 기독교 대학과 교회의 다른 점은 여기에 있다. 일반 대학과 달리 기독교 대학의 정체성과 차별성은 모든 학문에 대한 기독교적 접근과 그 연구에 있다. 그렇지 않다면 ‘대학’ 이라는 정체 앞에 ‘기독교’라는 수식어가 붙을 이유가 없다. 기독교 대학은 모든 학문을 기독교적 세계관 위에서 가르치고 연구하는 대학을 말한다. 그렇지 않은 대학을 우리는 세속화되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오늘날 일반 대학은 말 할 것도 없고 기독교 정신으로 설립 된 거의 대부분의 대학들도 인본주의적이고, 무신론적이며, 유물론적인 반기독교적 학문과 지성을 양산해 내고 있다. 기독교 대학의 세속화를 막을 수 있는 길은 모든 학문을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가르치는 것이며 이 일은 인류의 미래와 이 땅 위에서의 하나님 나라의 건설을 위하여서도 시급하다. 기독교 대학의 존재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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