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통합 키워드 성경적 ‘경청·이해·양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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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통합 키워드 성경적 ‘경청·이해·양보’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5.06.30 22: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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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대신-백석 협상단 전체회의

통합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 하나님 은혜 넘치길
지난달 29일, 협상단 전체회의 첫날 장종현 총회장과 간담회
대신측 위원들 허심탄회한 질의 이어져… 연금제도 등 당부
“90% 이상 참여하면 ‘대신’ 명칭 사용은 반드시 지킬 합의”

40~50년, 살아온 세월이 다른 대신과 백석이 세상적인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이 되는 통합을 위해 날마다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3~5차례의 소위원회 회의에 이어 지난달 29일과 30일에는 천안 백석연수원에서 협상단 전체회의를 열고 마지막 조율에 박차를 가했다. 협상단 회의는 ‘경청, 이해, 양보’의 3가지 단어로 정리됐다.

단 한 번의 고성도 없이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해하며, 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양보하는 성숙한 토론의식이 돋보였다. 시종 웃음이 떠나지 않는 양 교단 협상은 순조로운 통합을 전망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우선 오는 9월 통합총회를 앞둔 양 교단은 대신이나 백석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통합총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또 통합발기인대회를 먼저 열어 교단 통합에 대한 굳은 의지를 한국교회 앞에 천명하기로 했다.

법제위원회와 사무행정위원회, 총회준비위원회 등 3개 위원회는 29일 오전부터 열띤 토론을 벌였으며, 총회 헌법과 규칙, 시행세칙 등을 논의하고 있는 법제위원회는 양 교단 규칙들을 하나하나 축조심의하며, 밤샘 회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양 교단은 총회 구조와 헌법, 세칙, 업무규정, 총회 준비 등에 상당한 합의를 이뤄냈다. 하지만 아직 통합까지 2개월 이상 시간이 남았다는 점에서 가능한 많은 내용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로 했다. 또한 상충되거나 부족한 부분은 총회 이후로 넘기면서 헌법 수정 작업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대신 증경총회장 강경원 목사는 “법제위원회 회의에 참여하면서 두 가지 원칙을 세웠다. 하나는 헌법 앞에 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서는 목회자와 성도가 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교회와 하나님을 위해 일하는 구조를 법으로 만들자는 것이었다. 또 하나는 목회자와 평신도 모두 신령한 긴장감으로 바르게 사는 법을 만드는 것, 이 두 가지에 초점을 맞추어 통합헌법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이나 백석 등 특정 교단에 유리한 헌법이어선 안 될 뿐만 아니라 목회자나 평신도 등 특정 지위에 편향되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강 목사는 “법제위원회가 헌법 작업을 마친 후 한국교회에 내놓았을 때 잘했다 칭찬받는 자랑스러운 통합헌법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신-백석 통합협상단 전체회의 첫날 간담회에 참석한  장종현 총회장은 1982년 백석의 모체인 연합과 은혜 측의 통합 이야기로 대화의 물꼬를 열었다. 당시 어렵게 두 교단이 통합했지만 1년도 안 돼 갈라질 위기에 놓였던 것. 장 총회장은 “여러 과정을 겪으며 깨달은 교훈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라며 대신과 백석의 통합도 준비하는 과정 가운데 은혜가 넘치길 기원했다.

# 대신-백석 교단 통합의 이유

교단의 설립부터 성장까지 큰 공헌을 해온 장 총회장은 늘 후배와 제자들의 목회에 초점을 맞췄다. 80~90년대 ‘합동정통’이라는 교단의 이름과 ‘방배신학’이라는 학교의 지명도가 낮아 목회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슴이 아프고 한이 맺혔던 것.

17년 전 대신과 통합을 추진할 때 교단 명칭과 역사 등 모든 것을 양보하면서까지 통합을 밀어붙였던 이유도 제자들에게 목회하기 좋은 교단을 만들어주기 위해서였다.

장 총회장은 “기독교가 분열된 시점에서 영적 지도자라면 교회사적인 미래를 내다볼 수 있어야 한다. 다음세대 목회자들을 위해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또한 성경이 답이라고 고백한다면 지금 우리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통합에만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학교가 건강하지 못하면 교단이 흔들리는 시기가 올 것이고, 작은 교단들은 목회하기 점점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뜻이다.

대신과 백석 양 교단이 ‘이름’에 대한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교단의 역사와 이름은 중요하지만 그것이 구원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장 총회장은 “90% 이상 오면 ‘대신’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양 교단 합의다. 반드시 지켜야 한다. 대신은 지금 90% 이상 참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대신과 백석이 하나되어 한국교회에 기도운동, 성령운동을 뜨겁게 일으키자. 기도원을 다시 세우고, 기도로 이 강산을 회복시키자”고 강조하면서 “마지막에 상처받는 일이 없도록 성공하는 회의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 대신, 백석에 무엇을 원하나

간담회에 참석한 대신 측 목사, 장로들은 아직도 통합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교단 내 반대그룹의 목소리가 크기 때문에 찬성 측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하지만 유충국 부총회장을 중심으로 반대 세력을 설득하면서 상당부분 유리한 고지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원만한 통합을 위해 백석이 더 많은 배려를 해달라는 요청이 쏟아졌다. 또 총회까지 불과 2개월 밖에 안 남았다는 점에서 양측 대화에 좀 더 속도를 내달라는 부탁도 나왔다.

대신 박선원 목사는 “백석은 통합의 경험이 여러번 있지만 대신은 처음이다. 양 교단이 순수하게 합치면 한국교회에 새바람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지만 그래도 염려되는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 후 상처받는 일이 없도록 큰집 작은집 따지지 말고 서로 감싸고 노력해주길 바란다”며 “총회장님이 가지고 계신 마음이 교단 전체에 확산되고, 통합을 갈망하던 그 초심과 첫사랑을 잃지 않도록 혼신의 힘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교회의 숫자를 늘리기 위한 통합, 혹은 사업적 마인드로 접근하는 통합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장종현 총회장은 “학생 모집이 어려운 것도 아니고, 우리 교단은 이미 5천400교회로 성장했다. 백석만으로도 아쉬움이 없다. 그런데 통합을 먼저 제안한 것은 대신이었다. 항상 대신 측에서 먼저 통합을 요청하고 무산시키곤 했다. 매번 실패하면서도 또다시 대신과 통합을 추진하는 이유는 대신이라는 교단이 가진 전통과 순수성 때문”이라며 “나도 백석이 좋다. 그러나 통합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이며, 우리가 한국교회 앞에 선언한 것이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통합은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 백석이 다 주는 것 같아도, 참고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평화와 화목을 위해 양보하자”고 강조했다.

백석 협상단 김자종 목사는 “총회장님 말씀에 따라 장소도 시간도, 헌법도 상당부분 양보하며 대화에 임하고 있다. 그러나 법제위에 부탁할 것은 성급하게 조정하다보면 교회의 질서가 어지러워질 수 있으니 민감한 부분은 장로교의 대원칙 아래 시간적 여유를 두고 조율해 나가면 좋겠다”고 말하고, 대신 총회를 향해서도 “90% 이상이 되면 대신 이름으로 현수막을 달고 당당하게 통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신 내부의 적극적인 참여를 권면했다.

이날 대신 측에서는 목회자 연금문제 해결과 교회의 책임을 강화하는 상회비 인상, 통합 과정에서 소외된 선교사들에 대한 논의, 총회 명칭에 대한 확답 등을 요청했다.

이러한 모든 질문에 장 총회장은 “선교사 처우, 장로 총대 문제, 여성안수, 목회자 연금과 은퇴목회자 생활대책 등 많은 현안을 하나하나 풀어나가자”며 “자주 모이고 대화하면 역사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양 교단이 상충되는 부분을 조율하며 계속 연구하다보면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며 “5년 후 장로교 정통 헌법으로 내놔도 손색이 없도록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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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진 2015-07-02 16:43:15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통합이 될것입니다. 기사처럼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말씀과 마음을 중심으로 이루어 지는 멋지고 아름다운 통합의 기준이 되기를 기도하며 기대합니다.
덧붙여 전세계에 퍼져있는 선교사들도 국가별로 함께 모일수 있도록 자료를 공유하고 재정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