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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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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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6.0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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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찬 목사 (의왕중앙교회)

어느 날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당신은 앞으로 짧게 3년, 길게는 10년밖에 못 삽니다”라고 했다면 당신은 어떻게 반응할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며 의사의 멱살을 잡거나 헤치려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치료책이나 더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를 묻지 않겠는가.


우리 사회가 고령화 사회에서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교인의 절반이 직장에서 은퇴한 노인들로 형성되고, 주일학교와 중고등부는 텅텅 비고, 청장년의 성장이 멈추고 있는 상황에서 교회의 재정의 위기는 불을 보듯 뻔하다. 교회 재정의 100%를 헌금에 의존하고 있는 교회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것은 분명하다.


한국 경제가 어려워지면, 역시 비례하여 그리스도인의 경제적 여건도 같이 어려워지는 것은 당연하고, 그 어려움이 그대로 교회 안에 반영되는 것은 필연이다.
어떻게 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수십 년간 지속된 문제가 하루아침에 마법을 부리듯 뚝딱 해결될 수 없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나 대안을 찾을 때가 아니라 오히려 결단이 필요한 때다. 목회현장에서 교회를 성장시킬 것과 목사의 성공 사이에서 결단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한국교회가 뿌리 내린 토양과 교회로서의 근본 체질부터 바꿔야 한다.
교회의 토양과 체질개선은 사도행전 2장에서 소개하고, 보여주는 교회원형으로의 회복이다.


사도행전 2장 44~47절은 ‘믿는 사람이 다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또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 주며,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 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는 말씀이다.


오늘의 한국교회의 분위기는 솔직히 연약한 자들, 빈곤한 자들이 교회 문턱을 넘기가 어려운 분위기이다. 예를 들어 교회에 노숙인 같은 신자가 쉽게 들어갈 수 있을까? 진입장벽이 높은 건 사실이다.


많은 교회들이 함께 사는 공동체보다는 교인의 수를 더하는 데만 신경 쓰다 보니 믿는 사람의 수를 더하려는 성장이 아니라 숫자의 성공을 꾀하는 기이한 모습으로 기형화된 것을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


큰 교회, 작은 교회 모두 건강한, 성장하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대형교회로 쏠려 있는 ‘부의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큰 숙제로 않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버려지는 음식량은 1년에 9억 명이 먹을 수 있는 분량이라는 통계를 본적이 있다. 하나님께서는 이 지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양식(富)을 이미 주셨다. 문제는 부의 불균형이다. 음식과 부가 모두에게 골고루 분배되지 않고, 구조적으로 그럴 수 없는 것이 문제인데, 이 불균형 현상을 한국교회 안에서도 똑같이 본다는 것이다.


작은 교회, 연약한 교회들이 뭘 하고 싶어도 경제문제로 제동이 걸리는 반면에 어떤 큰 교회는 재정이 넘치고, 넘쳐 나다 보니 하지 않아도 될 일, 해서는 안 될 일들을 벌이고 있다.


한국교회가 가진 재정적, 인적 자원은 이미 충분하지만, 이것이 몇몇의 대형 교회로만 쏠려 있어 작은 교회들은 뭘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교회 지도자들이 한국교회가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바란다면, 목회자 개인의 성공, 자기 교회만의 성공을 포기할 줄 아는 용기를 발휘해야 한다. 그리고 각 교회들이 건축 빚을 줄이고, 노숙자·사회적 약자와 함께 하고, 큰 교회가 작은 교회들을 돕는 등, 이미 우리가 다 알고 있어 신선하지도 새롭지도 않은 것들을 실천하는 결단을 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한국교회가 근본적 해법인 성경말씀에 근거해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할 때다.


한국교회가 심각한 위기에 있지만, 결코 절망할 일은 아니라고 믿는다. 한국교회를 소생시킬 방법과 시간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10년의 시한부 생을 선고받은 상태라고들 진단하지만 앞으로 10년이 여생을 정리하는 시간이 아니라, 한국교회를 구출할 수 있는 골든타임으로 사용한다면 말이다.(창 41:49-57)
위기는 기회와 맞닿아 있다. 위기(危機)는 위험과 기회가 합쳐진 말이다. 미래가 위험이 될지, 기회가 될지는 한국교회의 선택하기에 달려 있다.


복음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 하지만 교회는 망할 수 있다.냉혹하게 한국사회와 한국교회의 흐름과 현실을 직시하고, 우리는 성경의 원형에서 대안을 마련하고, 미루거나 탓하지 말고, 하나님 앞에서 말씀으로 돌아가 내일을 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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