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면 생각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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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이면 생각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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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5.2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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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익 목사 / 신촌성결교회

이제 6월을 맞이한다. 6월은 호국의 달이다. 6일이 현충일이고 25일이 65주년을 맞이하는 6,25의 날이다. 나라를 위하여 목숨 바친 무명의 용사들을 생각한다. 오늘 과일 나무에서 손만 뻗으면 얼마든지 맛있는 과일을 따먹을 수 있는 것은 이전에 누군가 심었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들이 이렇게 평안한 세월을 살아가게 된 것도 앞서 누군가 이 나라를 위하여 피를 흘리거나 목숨을 바친 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요즘 생각해 보면 그렇게 목숨을 바친 분들을 대하는 국가적 자세나 국민의 생각은 지극히 형식적인 행사로서만 기리는 모습이다. 그런 모습을 보면 누가 이 나라를 위하여 기꺼이 목숨을 버리고 죽어 줄 것인가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이 나라에서 가장 극진하게 대우하고 경의를 표하여야 할 대상은 그렇게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분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6,25가 발발하자 그 당일 유엔이 북한침략을 규탄하였고, 이틀 후 27일에는 16개국이 파병을 결정하였고, 5개국이 병원선을 파병하기로 하였다. 월남전에 파병한 나라가 10개국 뿐인데 이것은 파격적이다. 북한을 위하여 파병한 나라는 소련과 중국뿐이다. 폴란드와 체코가 병원선을 보냈다. 이 작은 한반도에서 발발한 전쟁에 모두 25개국이 파병되어 전쟁을 하였으니 오늘 이 나라가 존재한 것부터가 신비한 일이다. 그리고 그 전쟁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겠는가. 미국이 3만 7천명이 전사하고 3,737명이 실종되었다. 영국이 1,078명, 캐나다가 516명이 전사하였다. 16개국 참전 유엔군이 모두 44,786명이 전사하거나 실종되었다. 6,25때 참전한 유엔군은 이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 조차 모른 채 이 땅에 와서 희생되었다. 당시 미군은 치사율이 2,2%나 되었다. 워싱턴에 있는 참전비에 보면 다음과 같은 비문이 있다. “그들은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나라로 갔다. 인생의 꽃도 피기 전에 치사율이 높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나라로 갔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어 광우병에 걸릴 치사율 확률은 1억분의 1이라고 한다. 그런데 한국전은 치사율이 2,2%로 미국 군인만 모두 4만명이 희생되었다.


 오늘 미국은 그렇게 희생된 군인들을 위하여 철저하게 보은하며 기린다. 대학마다 벽에 세계 1,2차전, 월남전, 한국전에서 희생당한 학교 출신자의 이름을 벽에 적어 기린다. 미국 전역 변두리 마을에는 반드시 출신자 전사자들을 위한 충혼탑이 세워져 있다. 백화점 벽에도 출전한 직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제대자들은 우선 취직이 보장된다. 대학공부는 무상이다. 공공기간 입장료 모두 무료이다. 그렇게 죽은 자를 기리고 산자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모병제인데도 충원에 어려움이 없다. 우리나라는 죽은 자들만 억울하다. 미국은 포로나 실종자를 찾기 위하여 확인사령부를 설치하고 지금도 한국과 월남에서 실종된 8만명을 계속 찾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연평도 해전에서 전사한 전사자 추모도 북한을 자극한다고 해서 못하게 하는 나라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제 때 독립운동하던 자들의 후손들은 한결같이 가난하다.


 나라가 든든하려면 나라를 위해서 희생한 분들을 기려야 한다. 그리고 사회 지도층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이루어져야 한다. 로마는 사회 고위층이 봉사와 기부와 헌납이 강했었다. 전쟁이 발발하면 먼저 귀족들과 고위층 그리고 그의 자식들이 먼저 전쟁에 나갔다. 그것이 그 사회의 전통이었다. 그리고 전쟁에서 전사하는 것을 가문의 영광을 여겼다. 1,2차대전때 영국 고위층 자제들이 모여 공부하던 이튼 칼리지 학생중 2천명이 전사하였다. 영국과 아르헨티나 간의 포클랜드 전쟁 때는 영국 여왕의 둘째 왕자 앤드류가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하였다. 6,25때 한국전에 참전한 미국 현역 장군의 아들들이 모두 142명이었고 그중 35명이 전사하였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아들 육군 중령도 참전하였고 미 8군 사령관 클라크 대장의 아들 빌 대위도, 미 해병 비행단 단장 해리스 소장의 아들도 참전하여 작전하다가 전사하였다. 심지어 중국의 모택동 아들 모안영도 참전하였다가 전사하였다. 그런데 우리나라 장군의 아들은 한명도 참전했다는 기록이 없다.  


 6월이 되면 그렇게 이름 없이 나라를 위하여 죽어간 병사들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부모들을 생각하게 된다. 이 나라는 무엇보다도 나라를 위하여 희생한 사람들을 특별대우를 하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에게 아들을 바침으로 마음이 든든하고 보람차고 나라를 위하여 할 일을 하였다는 감격이 있도록 격려해 주었으면 한다. 6월을 맞고 보니 내 나라가 더 소중하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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