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청년 문제, 위기는 내부에 있다”
상태바
“한국교회 청년 문제, 위기는 내부에 있다”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5.05.01 11: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어람아카데미, 제6회 청년사역컨퍼런스 ‘청년들을 위한 교회는 없다’

한국교회 청년들의 탈교회화 현상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포세대’라 불리는 현 청년들의 사회경제적 어려움이 신앙의 약화를 불러왔다고 하지만, 현장 사역자들은 문제의 원인을 한국교회 내부에서 찾았다.

▲ 청어람아카데미는 제6회 청년사역컨퍼런스를 ‘청년들을 위한 교회는 없다’를 주제로 4월 30일 백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개최했다.

청어람아카데미(대표:양희송)는 제6회 청년사역컨퍼런스를 ‘청년들을 위한 교회는 없다’를 주제로 4월 30일 백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열고, 한국교회의 청년 사역의 방향을 모색했다.

청어람은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청년 사역자 19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설문은 3월 27일부터 4월 23일까지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진행됐다.

사역자들은 청년부 감소 원인을 묻는 질문에 ‘기독교 신앙이 청년들의 삶의 문제에 적절하게 응답하지 못하고 있어서’(41.03%)가 가장 높았으며, ‘교회의 영성 및 윤리성 하락에 대한 실망’(21.03%)이 뒤를 이어 한국교회 본질 회복의 필요성을 드러냈다. 

다음은 ‘지나치게 바쁘고 힘든 오늘날 청년세대의 삶’(18.46%), ‘복음에 적대적인 세속적 문화’(11.79%)를 꼽았다.

향후 한국교회 청년 사역에 대해서도 비관적 예측이 강했다. ‘현재 상황보다 나빠질 것이다’라는 69.23%로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현재 상황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다’가 15.09%, ‘잘 모르겠다’가 11.28%, ‘현재 상황보다 좋아질 것이다’가 3.59%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 대해 양희송 대표는 “교계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외부로부터 위기요인이 발생한다’는 주장과 달리 청년 사역자들은 꽤 냉정하게 우리 신앙 자체와 교회의 현실에 대한 반성이 우선적이고, 절실함을 잘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왕성 대표(새벽이슬)는 “이는 한국교회가 시대적 변화에 민감하고 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청년세대들의 변화된 종교성과 종교적 요구를 전혀 담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이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청년들은 교회 안에서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떠나고 말 것”이라고 전했다.

청년들이 공동체에 유입되는 경로를 묻는 질문에는 ‘구성들의 자연스러운 초청(관계전도)’가 41.54%로 가장 높았고, ‘해당 공동체 자체의 평판과 추천’(26.15%)이, ‘지리적 요인’(17.95%)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적극적 전도 프로그램’은 4.10%로 매우 낮았다.

양 대표는 “관계 전도가 대세를 이루는 반면, ‘전도 집회’ 방식에는 상당한 회의론 혹은 무용론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의미한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하는 것으로 귀결되지 않는 방식의 청년사역은 성과를 내기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무대 위에서 화려한 대중문화를 구사하겠다는 차용 전략은 이미 고급화, 다변화된 청년들의 문화적 취양을 충족시켜 주기가 쉽지 않고, 복잡다단한 청년들의 삶의 정황을 두루 충족시킬 한 방을 갖고 있는 슈퍼 메신저는 찾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청년 사역자가 청년 세대에 느끼는 정서적 괴리감도 매우 컸다.

사역자들은 “청년세대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사역자들의 노력”에 대한 질문에 ‘심방, 상담, 교제 등을 통한 소통’(64.10%)이라고 말했지만, 청년들이 자신의 고민에 대해 “필요한 경우 소극적으로 이야기 한다(64.10%)”는 답변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양희송 대표는 “현실이 이렇다보니 이러한 신앙적 고민들과 연결해 사역하기가 어렵고, 어설프게 다루기 버겁다는 이유로 유보하는 경향이 생긴다”며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이슈를 먼저 이해하고 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공공성 회복을 과제로 제시한 임왕성 대표는 “이제는 ‘개인’을 넘어 ‘공적 신앙’으로 이제는 ‘교회’를 넘어 ‘사회적 영성’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며 “이제라도 옛습관을 벗어버리고, 신앙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