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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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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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4.1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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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


대한민국 헌법 전문을 보면,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란 말이 첫 줄에 나온다.


대한민국임시정부와 4.19혁명의 공통점은 '4월 11일'이다. 역사학자 이만열 씨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일을 4월 11일이라고 주장한다(공식 날짜는 4월 13일이다).


4.19혁명의 결정적 도화선도 4월 11일에 터졌다. 1960년 3.15부정선거를 규탄하던 시위대의 일원인 김주열 씨의 시신이 4월 11일 부산일보에 공개되면서 이승만 정권이 무너지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이렇듯 4월은 뜨거운 달이었다. 대한민국임시정부는 해외와 국내에서 자유와 평화를 위협하는 일제의 탄압에 맞서 싸웠다. 국민들은 부정과 불법에 항거하여 시민의 권리와 민주주의의 참 의미를 되찾았다.


5년전 4월의 즈음한 3월 26일, 북한의 공격으로 천안함이 폭침당했다. 그리고 우리의 젊은이 46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들은 무엇을 위해 목숨을 잃었나. 일제의 압제에 시달리던 우리가 그토록 바라마지 않던 자유와 평화를 위함이 아니었던가.


이처럼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 시민의 권리와 민주주의의 축복은 누군가의 피흘림과 희생의 토대 위에 서 있다.


아, 그러나 4월은 참으로 잔인한 달이다. 1년 전 4월 16일, 304명의 생명이 남해 바다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 사건이 모두의 가슴을 아프게 한 것은 희생자 대다수가 아직 어린 학생이란 점과, 배가 가라앉는 과정을 전국민이 지켜봤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력했고 절망했다. 그렇게 세월호 사건은 우리에게 큰 아픔을 주었고 그 상처는 아직도 봉합이 되지 못했다.


이상 나열한 역사적 사건들의 공통점이 또 있다. '분열'이다. 대한민국임시정부는 본래 상해임시정부, 블라보스톡임시정부, 한성임시정부 세 곳이 있었다. 그러나 공산주의와 자유주의자들은 끝내 하나가 되지 못했다. 이승만 정권에 대한 평가도 극과 극이다.


천안함사태가 일어난지 5주년이 되었다. 그러나 최근에야 야권대표는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었다고 인정하는 등 같은 사건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둘로 나뉘어있다. 세월호 참사는 어떠한가. 온 나라가 둘로 나뉘어 서로를 할퀴고 상처주며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


분열의 시대, 좌우의 시대, 예수님을 믿는 우리는 어디에 서야 하는가?


폴 고갱이 그린 '황색그리스도(Le Christ Jaune,1889)'란 작품이 있다. 이 작품의 예수님은 더이상 과거 성화에서 나타난 유럽 사람의 모습이 아니라, 부르타뉴 지방의 농부의 색깔을 하고 있다. 예수의 발밑에 앉아 있는 여인들도 그 지방 전통의상을 입고 있다. 고갱은 이 작품을 통해 예수님은 우리와 함께, 낮은 자들과 함께 계심을 보여준다.


기독교인의 사랑은 낮은 곳에 처한다. 아들을 잃고 눈물 흘리는 엄마의 곁에서 함께 운다. 딸을 잃고 비통해하는 아버지의 어깨를 보듬어준다. 부모를 잃고 낙심해하는 자녀들의 손을 잡아 일으켜준다. 기독교인은 진영 논리를 초월하여 예수님의 논리, 하나님 나라의 윤리를 추구하는 자들이다. 아시시의 성자 프란체스코의 기도문이 우리의 기도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심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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