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분수 아이들, 자존감 회복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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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분수 아이들, 자존감 회복 절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5.03.0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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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조세핀 킴 교수..."공감능력 키워주는 교육해야"
▲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조세핀 킴 교수는 지금과 같은 한국교회은 큰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하며, '자존감 회복' 교육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의 학생들은 선인장을 껴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상처 되는 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지만, 결코 놓지를 못하고 있죠. 한국 교육이 이렇게 계속 가다가 큰 일이 날까 걱정입니다.”

지난달 27일 영락기독교사대회에서 강단에 오른 미국 하버드대학교 교육대학원 조세핀 킴 교수(사진)는 한국 학생들이 외모에 대한 지나친 평가, 극심한 경쟁 압박, 실수에 대한 두려움 등 수많은 스트레스 요인으로 자존감에 큰 상처를 입고 있다며 자존감을 회복하는 교육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적으로 육체적으로는 좋아지고 있지만, 영적으로는 메말라가고 도덕성을 잃어가고 있어요. 공부만 잘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여러 조건들이 조화를 이뤄야 건강한 사람이 됩니다. 그런데 한국 아이들은 한 부분만 가분수로 크고 있어요.”

조세핀 킴 교수는 “자존감이 높은 학생들은 대부분 타인과의 공감대 형성뿐 아니라 자기에 대한 만족도, 리더십 등에 높은 반응을 나타낸다”며, “하지만 지금의 한국에서는 공감 능력을 키워주는 교육이 부족할 뿐 아니라 자기 소신을 제대로 밝히기 어려운 학생들로 만들고 있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극단적인 경우지만, 조세핀 킴 교수는 2007년 버지니아 공대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 조승희 씨를 예로 들었다. 조 씨는 지적으로는 매우 뛰어났지만, 룸메이트들과 이야기를 제대로 나누지 못할 정도로 소통능력이 부족했다는 것. 공감능력이 부족하고 소통하지 못하면 제2의 조승희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최근 IS에 가담해 실제 훈련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이른 바 ‘김 군’ 역시 오랫동안 외부와의 소통에 어려움이 큰 생활을 해왔던 것도 지금의 교육 현실이 가진 본질적 한계인지도 모른다. 

“그 안에 화가 끓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대화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학생들이 넘치는 에너지를 제대로 쓸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래서 교사들의 역할이 현장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조세핀 킴 교수의 설명이다.

“교사들이 학생들의 자존감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수업시간을 활용한다면 흥미로운 교육환경이 만들어집니다. 또 교사 스스로가 자존감을 높이지 않으면 여지없이 또 학생들의 자존감에 상처를 줄 수 있어요. 교사의 잘못된 말 한마디가 학생들의 가슴에 평생의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그런 점에서 조세핀 교수는 교사 스스로가 자존감을 높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스스로 열등감이 많지는 않은지, 남의 생각에 영향을 많이 받지는 않은지, 학생들의 도전적인 자세가 용납이 안되거나 학생들보다 더 많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지 등을 체크해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의 부정적 교육현실에 대한 조세핀 킴 교수의 지적이 시스템적 문제를 세부적으로 다루지 못한 측면이 있지만, 그럼에도 교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강연을 들은 기독교사들은 깊이 공감했다. 더욱이 교육 현장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이 사회적 문제로 발전할 수 있음을 지적하는 대목을 경청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세핀 킴 교수는 선교활동을 하는 부모님을 따라 초등학교 2학년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가 4학년 때 미션스쿨에서 만난 기도하는 미국인 선생님의 도움으로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후 17살에 고등학교 조기졸업, 만 20살에 대학을 졸업하고 22살에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31살의 어린 나이에 하바드대 교수로 임용됐다.

영락기독교사대회에는 영락교회와 산하 학교법인 영락학원과 대광학원, 보성학원의 8개교 교사들과 함께 개최되고 있다. 올해는 ‘새롭게 되어 새롭게 하라’를 주제로 영락교회 이철신 담임목사, 징검다리선교회 임우연 목사 등이 강사로 참여하고 영화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 주인공 배재철 집사가 특별공연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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