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자유대학에서 카이퍼의 전통을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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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 자유대학에서 카이퍼의 전통을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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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3.0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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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롬의 예술을 향하여 - 시어벨트(Seerveld)의 개혁주의 미학 (39)
▲ 안용준 목사

세상에는 각기 저마다의 입장을 주장하며 수많은 사람들의 심령을 움직이는 예술과 학문이 존재해 왔다. 플라톤주의 전통은 창조의 질서를 설명하는 형이상학을 제공했지만 삶의 물질적 향유를 평가절하 했다. 오늘날 소위 과학주의(scientism)라고 부르는 기계론적 세계관은 창조의 목적, 역사 안에 면면히 흐르는 창조의 섭리, 학문과 성경적 가치의 유관성이라는 세 가지 강조점을 설명하지 않음으로서 기독교의 하나님을 기계론적 철학의 하나님으로 변형시키고 말았다. 낭만주의는 형식화된 문화와 화석화된 사회제도를 비판했으나 인간 중심주의적이며 자연 신비주의적 성격을 띠고 말았다.

이렇듯 세상의 수없이 많은 이론들은 인식론적 무정부주의를 옹호하거나 자연의 영역과 초월의 영역의 상응성을 종합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결함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인간의 능력에서 출발하는 이성적 사유를 통하여 자아를 인지하거나 우주를 묘사하는데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그들은 세상에 대한 비전(Vision)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버전들(Versions)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비전은 하나님께서 친히 우리를 향해 선물로 베푸신 것이요, 버전은 나름 어떤 인간이 소유한 전제 위에서 출발하나 일시에 무책임한 가설로 득세하여 인식론적 회의에 빠지기 쉬운 것이다.

과연 이러한 버전이 활개 치는 세상에 생명을 공급할만한 비전인 세계관을 제시한 사람을 손꼽으라면 누구를 들 수 있는가?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Free University of Amsterdam)의 설립자인 카이퍼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개혁주의야말로 생명을 공급하는 원천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개혁주의가 종교의 영역을 넘어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는 생활체계와 문화 예술의 영역까지도 인간의 진정한 의미에 기초하여 세계관을 제시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에 따르면 하나님의 창조 목적에 부합하는 아름다움의 세계를 찾아 나서는 것이야말로 대립(antithesis)의 실재가 제공하는 죄악 된 예술을 회복의 반열에 서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카이퍼는 “보이고 들리는 모든 것을 관찰하고 파악하여 예술적으로 재생산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이 자연적 형식에서 아름다운 것의 생명을 발견하고 이 높은 지식에 의하여 부요롭게 되어 자연의 아름다움을 초월하는 세계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시어벨트 역시 카이퍼와가 제시한 창조-타락-구속이라는 개혁주의 세계관의 관점에서 예술을 체계적으로 연구한다. 이 일은 그가 칼빈대학교(Calvin College)에서 철학을 공부하기 위해 입학한 1948년부터 시작되었다. 현재 예일대 신학대학 명예교수인 니콜라스 월터스토프(Nicholas Wolterstoff)는 그와 함께 당시 카이퍼의 전통에 깊은 관심을 표현한 친구였다. 특히 자유대학 재학 당시에 카이퍼의 주목할 만한 학문세계와 자유롭게 소통할 기회를 얻었다. 그리하여 창조세계의 아름다움과 타락한 세계의 추함을 균형 있는 사고로 바라봄으로써 구속적 예술성의 깊이와 넓이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을 올바로 파악할 수 있었다. 이렇듯 시어벨트가 창조-타락-구속이라는 관점에서 개혁주의 미학을 추구한 것은 생명과 인간에 대한 그의 성경적 통찰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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