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연-한기총, “봉은사역명 철회" 첫 공동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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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교연-한기총, “봉은사역명 철회" 첫 공동기자회견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5.02.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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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양병희-이영훈 목사 공동성명서 발표

한국교회연합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분열 후 4년 만에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 반대에 한 목소리를 내며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양병희 목사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는 지난 27일 오후 1시30분 여의도 CCMM 11층 국제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는 지하철 봉은사역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양 단체는 공동성명을 통해 “서울시가 봉은사역으로 명명한 곳은 코엑스 사거리로 봉은사와는 120미터나 떵어져 있다”고 지적하면서 “역이 인접한 코엑스는 매일 10만 명이 드나들고 국제적인 회의와 박람회 등이 연간 3천 건이 넘게 열리는 주요 사회기반 시설”이라며 “시민 모두가 다 아는 지명을 놔두고 특정 종교사찰의 이름을 역명으로 결정한 서울시의 조치를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독교계 보수단체가 봉은사역명 반대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종교적인 이유보다 서울시의 역명 제정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서울시 역명 제정원칙에는 △역사에 인접하고 있는 고적, 사적 등 문화재 명칭 △이전 우려가 없고 고유명사화된 주요 공공시설물 △지역을 대표하는 다중 이용시설 또는 역의 위치를 쉽게 알 수 있는 지역명칭 △시설물이 대표 지역명으로 인지가 가능한 시설명을 쓰도록 되어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봉은사는 국가지정문화재가 아니며, 사적으로 등록된 사찰도 아니다. 따라서 지역을 대표하는 시설로 ‘코엑스’를 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기독교 보수단체의 입장이다.

한교연과 한기총은 ‘종교편향’ 논란을 의식, “특정종교와의 갈등으로 비쳐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한기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는 “종교적인 문제를 떠나 봉은사역 명칭은 주민이 원하는 역명이 아니다. 국제회의가 열리는 코엑스 앞에 위치한 역이 멀리 떨어진 사찰의 이름을 굳이 써야할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이 든다. 객관 타당성을 놓고 볼 때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양 단체는 공동성명서를 통해서는 “서울시민을 위한 서울시의 행정에 어떤 종교든 개입하거나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작금에 서울시가 역명에 특정 사찰 이름으로 사용함으로써 오히려 종교편향 논란에 단초를 제공한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양 단체는 “봉은사역명을 폐기하고 공식적인 역명을 ‘코엑스역’으로 하되, ‘봉은사’를 병기하는 것을 제안한다”며 “서울시가 종교간 마찰과 갈등을 피하고 서울시민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성의를 보여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한교연과 한기총은 지난 25일 강남구교구협의회가 결의한 ‘봉은사역명’ 반대 운동에 힘을 실어주기로 했으며, 범기독교적으로 이 문제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한교연 양병희 대표회장은 “봉은사역명이 철회될 때까지 범기독교적으로 대응할 것이며, 법률 자문위원단을 구성해 강남구교구협의회 법적 대응을 지원하고, 서울시장 항의방문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또 “봉은사역명 철회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서울시 행정소송과 행정 불복종운동, 서울시청 앞 가두 캠페인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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