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거래되는 북한 시장... 복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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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거래되는 북한 시장... 복음도?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5.02.06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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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과마음선교회, 북한 장마당의 선교적 역할 집중 조명
▲ 손과마음선교회(이사장:최덕순 목사)는 지난 5일 서울정동교회 아펜셀러홀에서 세미나를 개최했다.

“유럽에서 광장문화가 민주주의를 발전시켰듯이, 장마당 문화가 북한의 체재 뿐 아니라 선교 지형을 바꿔 놓을 수 있다.”

손과마음선교회(이사장:최덕순 목사)는 지난 5일 서울정동교회 아펜셀러홀에서 열린 올해 첫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북한 장마당,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를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에서는 통일교육원 정은찬 교수와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박사, 부천창조교회 심주일 목사 등이 발제자로 나섰다. 발제자 세 사람 모두 북한 이탈 주민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 발제자들은 각각 ‘북한 시장의 경제사회적 역할과 전망’, ‘북한 장마당의 정치적 영향’, ‘북한 장마당을 통한 선교의 전략적 기회’와 관련해 발표했다.

“장마당은 북한 경제 책임지는 가장 큰 축”

먼저 ‘북한 시장의 경제사회적 역할과 전망’에 대해 발제한 정은찬 교수는 “1980년대 북한 주민들 스스로 살아가려는 노력에 따라 기존의 ‘농민시장’이 ‘암시장’ 형태로 새롭게 형성되기 시작했다”며 “계획경제를 추구하는 북한체재에서 시장이 커진다는 것을 묵인할 수 없던 당이 ‘시장의 확산은 체재 붕괴를 이끌 수 있는 싹이 된다’며 조치를 취했지만 결국 규제에 실패하고 시장을 계획경제 속에 안고가야겠다는 노선으로 변경했다”며 북한 장마당의 형성 과정을 소개했다.

그러나 정 교수는 “북한의 시장 개념이 시장경제에서 말하는 ‘자유 시장’과는 차이가 있다”며 “하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북한주민들의 생활에 영향을 끼치는 시장이 현재는 상당한 자본주의적 시장의 성격을 띠고 있을 뿐만 아니라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고 실태를 소개했다.

정교수는 또 “장마당이 오늘날 북한의 계획경제를 책임지는 중요한 축을 감당하고 있다”면서도 “과연 시장이 북한의 실제적 정권교체를 유도하거나 사회변동을 촉진시킬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무엇보다 부의 집중의 문제나 잘못된 자본주의 경제의 학습 등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경계하기도 했다.

“장마당 확대와 군 감축 결합하면서 변화 가능성 더 커져”

이어 안찬일 박사가 ‘북한 장마당의 정치적 영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케인즈가 ‘보이지 않는 손’을 말했다면 북한 장마당은 ‘보이는 손’”이라고 소개한 안 박사는 “이곳에서는 마약류에 이어 중국에서 온 무기류까지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안 박사는 특히 “서부전선에 위치한 북한의 최정예부대인 2군단이 보급의 80퍼센트 이상을 장마당에 의존하고 있다”며 “군인들이 입을 속옷에서부터 군복, 무기류에 이르기까지 이미 국가가 해야 할 역할이 장마당으로 이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북한의 군 감축과 장마당의 확대 현상이 결합되면서 나타날 수 있는 보다 복합적인 형태의 변화도 예측됐다. 군에서 나온 특수부대 출신 인사들이 장마당의 조직 폭력배로 활동하며 실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 안 박사는 혹시 북한에서 중동의 쟈스민 혁명과 같은 아래로부터 개혁이 이뤄질 경우 민중을 이끌 수 있는 리더의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복음적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성경뿐 아니라 신앙서적도 거래돼”

발제자 가운데 유일하게 목회자로서 참가한 심주일 목사는 “북한 장마당을 통한 선교의 전략적 기회”에 대해 발표했다. 심 목사는 “시장의 자유화는 곧 유통의 활성화를 말한다”며 “이는 곧 교통의 자유화와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심 목사는 “북한에서 생산되는 물품은 매우 적다”며 “대부분의 상품이 중국에서 넘어와 북한 전역에 유통되고 있는데, 그 안에는 성경뿐 아니라 기독교 서적도 포함돼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심 목사는 또 “수많은 북한 상인들이 위험부담을 안고 유통에 나서는 만큼 무속신앙에 크게 의지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이런 이들에게 ‘당신 장사 잘하려면 하나님 믿어’라고 은연중에 말을 건네면 상당히 효과적인 전도 효과를 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 논찬자로 나선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강동완 교수는 “김정은의 신년사를 보면 국산품의 애용에 대해 강조해고 있는데, 그것은 그만큼 북한경제가 어렵다는 뜻”이라며 “집권 5년차를 맞이한 김정은의 가장 큰 관심사는 북한주민들이 인식할 수 있는 주민 생활의 향상인데, 이것이 실현되지 않을 경우 얼마든지 급진적인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강 교수는 또 “성경을 보내는 것과 함께 북한 주민들이 남한의 영화와 드라마를 많이 본다는 점에서 착안해 간접적인 방식의 선교 전략도 필요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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