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인구 99%인 터키에 건국 이후 처음으로 기독교 교회의 신축이 승인됐다.
AFP통신이 지난 3일(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총리가 터키 내 소수 종교 대표자들과의 회담을 통해 터키 내 시리아 기독교인을 위한 정교회 설립을 허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터키 정부는 그리스도교 예배당을 다시 짓거나 폐쇄됐던 예배당을 다시 문을 열도록 허가한 적은 있으나 신축을 허용한 적은 없었다. 이번 결정으로 터키 내 기독교인들의 종교 자유가 보장될 확률이 더욱 높아졌다.
터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터키가 건국된 이후 기존 교회들이 재건축되거나 다시 문을 연 사례는 있지만 새로 교회를 건설한 바는 없다”며 “이번이 건국 이후 처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의 첫 교회 건축 예정지는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공항 인근의 예실쿄이 지역이다. 이 지역에는 터키 내 시리아 기독교인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으며, 이스탄불에 거주하는 1만 8천명의 시리아 기독교인 상당수가 집중돼 있다.
한편 터키 당국이 이러한 파격적인 결정을 한 것은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기 위한 포섭이라는 분석이 높다.
그동안 여러 차례 가입을 추진해 왔지만 이슬람 문화권으로 종교 자유문제가 큰 걸림돌로 지적돼 온 것. 근래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내전이 벌어져 종교 탄압을 피하기 위해 많은 기독교인들이 터키로 피난하면서 터키 내 기독교인의 수가 크게 늘어나기도 했다.
다부토글루 총리는 “일부 관리들은 소수종교 집단이 마치 외국과 연계된 것처럼 말한다”고 지적하고,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은 다 같이 평등한 터키공화국의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이슬람권 선교단체인 FIM국제선교회 유해석 대표는 “1920년대만 해도 터키 기독교 인구가 15%였는데 현재 1%까지 내려갔다. 지금도 터키에 기독교인들에 대한 핍박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시리아 난민 보호와 EU 가입을 위한 의도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그렇다고 해도 개신교 선교의 문이 열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이번 기회에 터키가 개신교회 설립도 공식적으로 허가해 계속적으로 부흥의 봇물이 터지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터키 공화국은 1923년 설립됐으며 국민의 99%가 이슬람교인으로 시리아 기독교 인구는 2만 명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