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특집] 성탄절에 다시 보는 예수 그리스도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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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특집] 성탄절에 다시 보는 예수 그리스도의 리더십
  • 이성원 기자
  • 승인 2014.12.19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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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2014 대한민국, ‘목양적’ 리더가 필요하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반 시민들은 성탄절 하면 크리스마스 캐롤이나 산타클로스를 가장 많이 떠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작 성탄절의 주인공인 예수 그리스도는 뒤로 밀려나있는 것이다. 그러나 성탄절을 맞는 오늘 대한민국은 다시 예수님의 리더십이 절실해 보인다. ‘흑암’ 속에 있었던 예수님 탄생 때의 세상처럼(마 4:16) 오늘 대한민국도 ‘흑암’ 속에서 길을 잃고 있다.

지난 이명박 정권은 소위 ‘사자방’ 국정조사 요구로 도마 위에 올라있고 현 대통령 또한 권력투쟁의 스캔들 속에 발목이 잡혀있다. 게다가 전 대한한공 부사장 조현아 씨의 ‘땅콩리턴’으로 사회지도층 인사들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이순신 장군을 다룬 영화 ‘명량’이 공전의 히트를 한 것은 국민들이 그만큼 참된 지도자에 대한 갈증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2014년 성탄절을 맞는 대한민국이 절망 가운데 있던 세상을 소망으로 인도한 예수 그리스도의 리더십을 다시 돌아봐야할 이유가 여기 있다.

소통의 리더십
예수 그리스도는 소통의 달인이셨다. 그분은 당시 가장 무시당했던 죄인들과 어울리며 소외된 자들을 격려하셨다. 그러나 상류층에게도 문을 닫지 않으셨다. 아리마대 요셉 등 부자들과도 교류했다. 로마 군인에게 십자가의 고난을 당하시지만 로마 군인과도 소통하셨고, 율법학자들과 대립각을 세우셨지만 니고데모와 같은 율법학자에게 진리의 교훈을 주셨다.

특히 예수님의 소통이 감동으로 다가오는 장면은 친구 나사로의 무덤 앞에서 눈물을 흘리신 장면(요 11:35). 예수님은 곧 나사로를 다시 살리실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나사로의 죽음으로 우는 자들을 보시고 “심령에 비통히 여기사” 함께 우셨다. 이 눈물은 인위적인 눈물이 아니었다. 눈물 흘리는 자들을 진심으로 불쌍히 여기시는 예수님의 진심이었다.

오늘 한국사회는 수많은 갈등으로 쪼개지고 있다. 남북, 남남, 동서, 진보와 보수, 여야, 신구세대 등 수많은 대립 속에서 ‘세월호’ 사고와 같은 일이 닥칠 때에 대한민국은 소통의 길에서 방황하다가 여러 차례 침몰될 위기를 겪었다. 모든 담을 헐어버리고 길을 내신 예수 그리스도의 소통의 리더십을 배워야할 때다.

고독의 리더십
예수 그리스도는 고독한 지도자셨다. 그분은 소통의 달인이셨지만 소통이 자칫 인기에 영합하는 태도로 타락할 위기 때마다 단호하게 고독한 리더십을 택하셨다. 그분은 ‘성전 정화 사건’을 통해서 보듯이 과격할 정도로 본질은 결코 양보하지 않으셨다.

안식일 논쟁(막 2:23-28) 등을 통해 율법의 참된 뜻을 해석하면서 율법주의자들의 완악한 태도를 고쳐주셨지만, 자칫 이를 잘못 받아들이는 율법 폐기주의자들에겐 단호하게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를 폐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하게 하려 함이라”(마 5:17)고 양 극단을 경계하셨다. 어느 쪽의 눈치도 구애받지 않고 진리를 선포하시는 리더십은 자연히 고독할 수밖에 없었다.

예수님의 사역에 감동한 많은 무리들이 예수님을 왕으로 추대하려고 하자 급히 그곳을 떠나시는가 하면 돌에 맞을 위기를 맞기도 하셨다. 예수님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인 제자 베드로의 메시야 고백에 극찬하셨지만 곧 잘못된 반응 보이자 당장 면전에서 강력하게 질책하시기도 하셨다(마 16:23). 심지어는 가족들에게조차 “누가 내 어머니이며 내 동생들이냐”(마 12:48) 반문하시며 공과 사를 분명히 하셨다.

늘 가족들 문제로 잡음이 끊이지 않는 정치인들, 또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의 동성애 발언, 원희룡 제주도 지사의 탐라국 시조 제사 불참에 따른 논란 등에서 보듯이 정치 지도자들이 그동안 인기와 소신 사이에서 방황하는 모습은 늘 반복되어 왔다. 이 모든 것이 국정 혼란의 한 이유가 된 것을 고려한다면 지조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고독한 리더십이 얼마나 지도자에게 필요한 덕목인가를 알 수 있다.

근면의 리더십
예수 그리스도는 근면의 리더였다.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요 5:17)는 고백처럼 그분은 온 갈릴리를 두루 다니며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복음을 전파하시고 병자들을 치유해주셨다. 밤늦도록 사역하시고도 새벽 미명에 하나님과 기도로 교제하는 시간을 놓치지 않으셨다. 예수 그리스도가 얼마나 근면하게 일하셨으며 시간 관리를 잘하셨는지는 불과 3년의 짧은 기간 동안 세상을 변화시킬 모든 것을 준비해 놓으신 사역을 통해 입증된다.

무엇보다 바쁜 사역 가운데에서도 제자들을 양육하는 일에 소홀히 하지 않으셨다. 예수님이 보여주신 근면의 리더십은 ‘나 아니면 안된다’는 독선이나 불안에 매인 리더십이 아니었다. 정성을 다해 양육한 제자들에게 기꺼이 사역을 맡기시고 나눠주시는 ‘위임의 리더십’을 보여주셨다. 제자들은 여러 차례 예수님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끝까지 그들을 신뢰하셨다.

예수님의 부활 후에 또 다시 디베랴 바닷가에서 방황하는 제자들을 찾아가 따뜻한 불에 떡과 고기를 구워주시면서 다시 사역의 자리로 제자들을 인도하시는 모습은 가히 압권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얼마나 충성스럽게 하나님께 위임받은 사역을 제자들에게 위임하며 그들을 온전한 제자로 양육하셨는지 잘 볼 수 있다. 오늘날 일하기보다는 여가를 즐기는 문화가 지배적인 시대에 이런 예수님의 근면의 리더십은 다시 본받아야할 덕목이다.

섬김의 리더십
예수 그리스도의 리더십의 절정은 역시 섬김의 리더십이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 20:28)는 목적대로 예수님은 십자가의 고난을 참고 죽기까지 복종하는 섬김을 보여주셨다. 긴 부연설명이 필요없는 그리스도의 리더십이다.

빌립보서 2장에 나오는(5-11) ‘그리스도 찬가’는 그 섬김의 리더십의 핵심이 ‘자기 비하’ 곧 겸손임을 설명하고 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하지 않으시고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성육신을 이루셨다.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처신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겸손의 가치가 리더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하고 있다.

모범의 리더십
예수 그리스도의 ‘섬김의 리더십’이 더욱 빛을 발하는 이유는 솔선수범의 태도가 그 기반에 있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세상에 섬기러 왔다는 목적에서 한 번도 벗어난 일이 없었다. 제자들에게 섬김을 가르치시면서 먼저 섬김의 도를 보여주셨다. 제자들에게 청빈의 도를 가르쳐주시면서,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거처가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마 8:20)고 하신 것처럼 스스로 청빈의 삶을 사셨다.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면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한 줄을 알라”(요 15:18)고 제자들을 위로하셨듯이 예수님은 우리보다 먼저 핍박을 당하시고 고난을 당하시면서 고난의 길을 먼저 가셨다. 허황한 말과 허풍에 실족하는 모습들이 안타까우셔서 “맹세하지 말라(마 5:33-37)”고까지 교훈하셨다.

용서하라고 가르치시고 스스로 용서의 본을 보이셨고, 기도하라고 가르치시고 스스로 기도의 본을 보이셨으며, 죽기까지 사랑하라고 가르치시며 스스로 십자가에서 그 가르침을 지키셨다. 인터넷과 SNS 시대에 쏟아지는 말에 비해 행함은 빈곤하고, 화려한 약속은 많지만 담백한 실천이 없는 시대에, 예수님이 보여주신 모범의 리더십은 그래서 오늘 대한민국에 더욱 절실해 보인다.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 김재성 교수는 예수 그리스도의 리더십을 “능동적이며 역동적인 지도력”이라고 설명했다. 예수님은 당대 제사장이나 랍비들과는 달리 제자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모든 것을 보여주고 따라오도록 지도하셨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예수님은 은둔하거나 격리된 채로 신비적이고 비밀스럽게 고상한 것을 추구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지극히 일상적인 생활을 함께 하면서도 하나님의 뜻을 알게 하시는 지도력을 발휘했다”면서 “성탄절을 맞아 다시 생각해봐야 할 대한민국의 리더십은 바로 이런 목양적 지도력에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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