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교... 디아스포라가 답이다
상태바
세계선교... 디아스포라가 답이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4.11.19 15: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DF 오상철 국제대표가 말하는 디아스포라
▲ 오상철 교수가 디아스포라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디아스포라’. 교회 좀 다녔다는 교인이라면 언젠가부터 한국교회에서 자주 오르내리기 시작한 이 용어를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디아스포라가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 자세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 미국에서 이민신학연구소 소장으로 13년간 사역하다 올해 한국으로 들어와 국내외 이주민들을 위한 단체 월드 디아스포라 포럼을 창립한 오상철 연세대 글로벌 신학대학원 교수를 만나 디아스포라에 대해 자세하게 들어봤다.

‘흩어진 씨앗’ 디아스포라
디아스포라는 헬라어로 ‘찢어지다’라는 뜻의 ‘디아’와 ‘흩어지다’, ‘씨앗’이라는 뜻의 ‘스페이레인’의 합성어로 유대인이 고국을 떠나 타국에 흩어져 사는 것을 부르던 데서 유래했다. ‘디어스포라’라는 단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B.C 586년 예수살렘이 멸망할 때 바벨론으로 유수된 흩어진 유대인을 지칭하면서 부터다. 나라를 잃은 유대인들은 전 세계로 흩어지는 디아스포라의 삶을 살아야했고, 이런 디아스포라를 통해 초대 교회가 세워지게 됐다.

“사도 바울은 가장 뛰어난 디아스포라 전도자였고 바나바와 실라, 디모데, 누가, 마가,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역시 디아스포라였습니다. 이처럼 디아스포라는 초대교회 복음 전파에 있어서 지대한 역할을 했고 헬라어 성경 70인역이나 라틴어 AD300년 경 나온 라틴어 성경의 등장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한인 디아스포라는 누구?
첫 번째 한인 디아스포라의 역사는 구한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종이 재위하던 시절 도처에 기근이 심해지자 당시 많은 이들이 배고픔과 일제의 만행을 피해 연해주와 러시아로 건너가가 된다. 이들은 토착민들이 하지 못했던 쌀농사를 성공적으로 해내며 정착하기 시작했고 이들은 현재 조선족과 고려인 디아스포라로 발전했다.

또 다른 큰 뿌리인 북미주 한인 디아스포라의 첫 행선지는 하와이었다. 당시 주미공사이자 평신도 선교사로 한국에 온 알랜 박사는 고종과 종종 바둑을 두던 가까운 사이였다. 백성이 북만주와 러시아로 떠나는 것을 안타까워하던 고종에게 알랜은 “하와이로 보내는 것이 어떻겠냐”고 건의했고 이후 전국 방방 곳곳에 이주 희망자를 구하는 방이 붙었다. 이때 인천 내리감리교회의 존슨 선교사가 이 일을 홍보하는 데 적극 나섰고, 결국 첫 번째 하와이행 선박 겔리코호에 탑승한 102명의 한국인 중 절반이 넘는 62명이 내리감리교회 출신 성도로 채워졌다.

“내리감리교회 사람들은 하와이에 도착하자마자 예배를 드렸습니다. 교인들이 다수이다보니 타국에서 외로움을 겪던 나머지 한국 사람들도 모두 예수를 믿게 되는 역사가 일어났죠. 이들이 세운 교회가 하와이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입니다.”

오 교수는 하와이로부터 시작된 북미주 한인디아스포라의 역사가 선교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대를 거치며 한인들이 퍼져나갔지만 그 시작에는 언제나 교회 개척이 있었다는 것이다.
“중국 사람은 두세 사람이 모이면 중국집을 만들지만 한국 사람은 교회를 세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인 사회에서 교회는 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처음 한인교회가 세워진 하와이의 경우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에서 대법원장과 주 상의원, 교육위원 등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배출되면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습니다.”

현재 전세계에 퍼져있는 한인 디아스포라는 약 750만에서 800만 명에 이른다. 한인 디아스포라 중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 나라는 중국으로, 2009년 기준으로 240만여 명으로 집계된다. 그 다음은 미국 234만여 명, 일본 91만여 명 순이다. 이밖에 한인 디아스포라는 구소련권과 유럽, 중동 등 151개 나라에 분포돼 있다.

“선교적 잠재력이 큰 아시아에 51%에 달하는 디아스포라가 거주하고 있는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디아스포라로 살고 있는 이들은 해당 지역 언어에 능숙할 뿐 아니라 문화적 적응도 이미 마친 상태이기에 현지인들과 보다 긴밀한 관계 속에서 선교가 가능합니다. 한인 디아스포라들에게 복음 전파의 사명을 심어줄 수 있다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효과적인 세계선교가 가능할 것입니다.”

우리 안의 디아스포라
디아스포라는 비단 한인디아스포라만을 뜻하지 않는다. 현재 130만에서 150만 명에 이르는 국내 거주 외국인 역시 효과적 선교 자원인 디아스포라라는 것. 오 교수는 2022년에는 국내의 외국인 디아스포라들의 수가 500만 명 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그들을 여전히 이방인으로 보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한국은 경제적인 급성장을 이루면서 동아시아 국가들로부터 동경을 받는 나라가 됐습니다. 많은 이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우리 안으로 들어오고 있지만 한국교회는 아직 이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미국 이민 초기 우리 교민들이 겪었던 차별을 기억한다면 우리가 이들을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요. 도움이 필요한 우리 안의 디아스포라들에게 우리가 손을 내밀어 준다면 더 큰 선교적 성취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오 교수는 외국인 디아스포라 사역을 하려면 먼저 이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서 실태를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와서 보라’는 목회 패러다임에서 이제는 ‘가서 제자를 세우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교회 안에 외국인 리더를 세우고 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줄 때 복음의 역사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유학생만 해도 30만 명이 넘습니다. 그런데 교회는 이들을 위해 제대로 된 사역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장으로 교회가 뛰어 들어가야 합니다. 이주민 선교포럼이라고 해서 가보면 강사도 청중도 전부 한국 사람입니다. 지금은 부족하더라도 이주민들을 중앙으로 불러들여야합니다. 이제는 저들과 같이 산다는 생각이 필요한 때입니다. 교회가 사랑과 책임을 가지고 저들을 품을 때 진정한 선교의 역사가 일어날 것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