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전쟁을 종식시키는 평화의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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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전쟁을 종식시키는 평화의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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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1.11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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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우일 교수 한국신약학회

요한복음에서 ‘평화’(eivrh,nh)라는 말은 6번 모두 예수를 통해서만 발설된다. 요한복음은 ‘평화’라는 말 외에도 다양한 전통에서 유래한 평화 개념들과 상징들을 도입하고 재해석하여 예수 평화를 선포한다. 그 개념들과 상징들을 추적하기 위하여 이 논문은 요한복음 저자와 유사하게 로마의 평화시대를 살면서 그리스 로마 및 유대 교육 모두를 받은 유대 지식인들 중 필로와 요세푸스를 기준으로 추적 대상 자료들을 제한하였다. 특히 필로의 용어와 상징들이 요한복음의 것들과 유사했다. 요한복음은 그리스 저자나 필로를 직접 언급하지 않으므로 그 문헌들을 정말 참고했는가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다른 저자들이나 널리 퍼진 대중상식을 통해 그 본문들을 간접적으로 접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요한복음은 그 철학적·문학적 수준이 필로보다 덜하지 않고 때로는 그리스 로마나 유대전통에서 유래한 사상을 몇 단어에 담아 필로 전통과 양립할 수 없는 사상을 전개하므로, 요한복음 저자가 필로 뿐 아니라 필로의 선행 문헌들을 직접 참고했을 가능성을 전혀 배재할 수는 없다.

필로와 요세푸스와 그들의 주요 선행 문헌들과 요한복음을 비교한 결과, 모든 문헌에서 전쟁과 반대되는 평화 개념이 탐지되었다. 또한 그리스인들은 우주 및 신들의 질서와 인간 정의가 상호 의존하며, 평화는 인간들과 신들과 삼라만상이 서로 배려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이해했는데, 이런 평화 개념은 호머의 결혼식이 거행되는 도시에 대한 묘사와 헤시오드의 질서 및 정의 개념과 플라톤의 이데아 및 로고스 사상과 그리고 요한복음의 ‘서로 사랑’ 주제와 공명한다.

그리스인들은 서로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 식고 정의가 위협받을 때 그것을 바로잡는 신령한 장치가 있다고 믿었고, 그에 따라 심판, 처벌, 보상, 회복하는 과정에 전쟁과 평화가 있다고 이해했다. 유대 전통에도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관계 회복을 위한 전쟁과 평화, 메시야나 하나님이 가져오는 평화 사상 등이 있었는데, 요한복음은 두 전통 모두를 응용하여 로고스 예수를 통한 평화와 질서 회복, 인간과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을 논한다.

요한복음은 필로와 유사한 어법을 사용하면서도 유대 편향성을 배제하며, 민족과 배경을 넘어 모든 사람들을 하나님의 자녀로 초대한다. 더불어 요한복음은 모세가 아닌 예수가 신-왕이며, 예수가 로고스요 이스라엘의 왕이자 평화의 왕임을 다양하게 입증한다. 특히, 솔로몬의 평화시대에 관한 구약성경의 묘사들을 적극 도입하고, 메시야가 가져오는 평화의 혜택이나 평화의 왕에 관한 구약 사상(삼하 7:12-17; 사 9:5; 슥 8:12; 9:9-10)을 더하여 예수 평화를 강조한다. 요한복음 한편에는 미움, 배신, 분열, 거짓말, 살인, 핍박, 죽음, 부당한 심판, 세상임금, 마귀 등 전시를 방불케 하는 어두운 그림자가 깔려 있으나, 다른 편에서는 밝은 주제들이 예수 평화를 선포하며 어둠을 압도한다.

예수는 전쟁을 종식시키고 그 백성 이스라엘에게 평화를 가져오는 참 포도나무요 열매 맺는 포도나무로서 서로 사랑하라는 계명으로 백성을 다스리고, 결혼식과 축제와 많은 열매와 포도주와 생수와 떡과 건강과 거처와 빛과 기쁨과 영생을 가져오는 하나님의 아들이요 평화의 왕이다. 예수의 평화가 로마 체제를 겨냥한 정치적 평화인지, 현실 정치와 다른 심리적·철학적·영적 평화인지, 모든 차원을 아우르는 총체적 평화인지에 관하여 더 깊고 풍부한 논의들이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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