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신뢰 회복의 길은 ‘연합’… 형제교단의 하나됨 이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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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신뢰 회복의 길은 ‘연합’… 형제교단의 하나됨 이뤄야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4.10.2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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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대담 =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 총회장 장종현 목사

한국교회가 분열의 아픔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독교 선교 130년 역사 속에서 화해와 연합보다 분열과 갈등의 상처가 더 깊었던 한국교회. 이런 가운데 지난 1년, 교단통합을 지속하며 한국교회 연합의 중심에 선 교단이 있어 주목된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 총회 장종현 총회장은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과 사랑을 기억한다면 연합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한국교회 연합의 물길을 열어가고 있는 장종현 총회장을 통해 한국 교회의 해법을 찾아본다.

대담자 : 장형준 편집국장 / 일시 : 2014년 10월 20일 / 장소 : 백석 총회장실

교회가 사회적 비난을 받은지 오래됐지만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개혁주의의 외침은 “성경으로 돌아가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교회는 성경에서 해답을 찾지 않습니다. 교회 안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기도하면서 원인이 무엇인가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그에 대한 해답을 성경 속에서 찾아야 하는데 모두들 세상의 기준으로 해결을 하려고 합니다. 세상적인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생각이야말로 인본주의의 전형이자, 세속적 가치가 교회 깊숙이 들어온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멀리 돌아갈 필요가 없어요. 모든 답안은 성경에 있습니다. 세상의 도덕과 윤리보다 훨씬 우위에 있는 성경 속에서 답을 찾아낸다면 교회가 나아갈 길이 명확히 보일 겁니다.

총회장님께서는 지난 1년 간 교단 통합에 힘써오셨습니다. ‘연합’을 강조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첫째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기 위함이고, 두 번째는 한국교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함입니다. 이미 위기는 닥쳤습니다. 변화하지 않고는 생존이 어려운 현실이죠. 이번 교단 총회에서도 확인됐지만 교회와 목회자는 늘어나는데, 기독교인 수는 감소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목회자에 대한 불신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미 고학력층인 성도들은 교회와 목회자를 선택할 때, 신학이 얼마나 건강한가를 척도로 삼고 있습니다. 내가 섬기는 교회가 어느 교단에 속해 있고, 어떠한 신학적 전통을 가지고 있느냐가 선택의 기준이 될 것입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건강한 신학, 신뢰받는 교단으로 하나 되지 않으면 목회하기 어려운 시대가 옵니다.

교리와 신학이 같은데 여러 분파로 갈라진 것을 무엇으로 설명하겠습니까. 이제는 신학적 전통이 같은 교단들은 하루빨리 연합해야 합니다. 교리와 신앙고백이 같은 장로교는 장로교 안에서의 통합이 필요하고, 감리교, 성결교, 오순절 또한 형제교단끼리의 통합이 일어나야 합니다. 우리 백석이 연합의 구심점이 되어 장로교회의 하나됨에 힘쓸 것입니다.

오는 11월 25일에 대신과 통합총회가 열리는데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대신과 통합하면 7천 교회의 대형교단이 됩니다. 그러나 숫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역사적 개혁주의신앙의 뿌리가 같은 두 교단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마음으 합한 것에 더 큰 의미가 있겠죠.

저는 대신총회를 설립한 김치선 목사님의 ‘한우물파기 운동’을 보며 자랐고, 대한신학교에서 공부했습니다. 대신의 신학적 기초를 놓은 최순직, 김준삼, 조석만 목사님 또한 존경하는 저의 은사님이십니다. 그분들이 있어 개혁주의신학의 뿌리를 내릴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개인적으로는 대신과의 통합을 강하게 열망하고 있고, 갈라진 형제가 다시 만나듯 아주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통합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사적으로도 대신과의 통합은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분열은 쉬워도 연합하기는 어려운 한국교회의 현실 속에서 대신과의 통합은 역사적인 사건이 될 것입니다. 같은 신학, 같은 교리를 가진 교단이 하나가 될 때 그 목적은 하나입니다. ‘복음전파’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힘을 모으겠다는 뜻입니다. 대신과 통합이 은혜롭게 마무리된다면 하나님께는 영광이요, 우리에게는 기쁨이 아닐 수 없습니다.

통합을 양 교단이 만장일치로 결의했지만, 대신총회는 내부에서는 아직도 갈등이 있는 것 같습니다. 11월 25일 통합 총회가 원만히 치러질 수 있을까요?
저도 대신 내부에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일단 11월 25일 통합총회는 결의대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 총회는 지난 9월 합의한 4가지 결의를 기초로 합니다. 대신에서 90% 이상의 교회가 모두 함께 한다면 교단 명칭은 아예 ‘대신’으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90%라는 단서조항을 단 것은 대신총회 안에 분열과 상처 없이 모두 기쁜 마음으로 통합에 찬성해달라는 마음이었습니다.

물론 오랜 역사와 자부심을 가진 교단들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합쳐지기가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저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며 순종할 뿐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이 앞서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이번 총회에서 타 교단보다 앞서가는 결의들이 있었습니다. 선거법이 눈에 띄는데 개정의 이유는 뭔가요?
한국교회 안에 고질적으로 뿌리내린 금권, 불법선거가 우리 교단에서는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선거 없이 영적 지도자를 추대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습니다만 일차적으로 선거법 개정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겠지만, 과거 한국교회는 존경하는 지도자를 추대하는 문화였습니다. 치열하게 선거하고 서로 비방하는 것은 신앙적이지 않습니다. 앞으로 우리 총회가 모범이 되어 한국교회의 선거문화 개혁에 앞장서 나가고자 합니다.

총회관 건립과 연금제도 시행 등 총회장님께 주어진 과제도 많습니다. 총회장에 연임되셨는데 어떤 일에 더욱 주력해 나가실 계획이신지요?
지난 회기 총회관 건립에 집중했습니다. 총회관은 단순히 건물로써의 기능을 가진 것이 아니라 백석의 미래를 상징합니다. 안으로는 목회지원센터의 기능을 감당하고 밖으로는 세계선교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게 됩니다. 통일을 대비하는 북한선교 구상도 이곳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지난 회기 어려운 중에도 많은 교회와 목사님들께서 총회관 건립에 동역해주셨습니다. 불과 10개월 만에 160억 원의 헌금을 약정하고 100억 원이 납입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방배동에 총회관 부지를 계약할 수 있었고, 올 연말이면 잔금 지급이 완료됩니다. 불과 1년 만에 이렇게 놀라운 결실을 맺을 수 있었던 것은 총회원들의 단합된 힘과 헌신의 결과입니다.

지면을 통해 백석 총회 목사님들과 백석학원 교수님들, 그리고 성도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총회관 건립을 시작으로 목회자와 선교사의 복지를 책임질 연금제도를 확충하고 세계 선교를 향한 비전을 수행해 나가겠습니다.

지난 13일 열린 개혁주의생명신학 포럼에서 ‘8대 실천운동’을 선포하셨습니다. 개혁주의생명신학이 중요한 이유와 새로운 선언이 담고 있는 의미는 무엇입니까?
개혁주의생명신학은 성경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개혁주의신학은 계승하는 것입니다. 사변화된 신학을 반성하고, 회개와 용서로 하나되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신 영적 생명을 회복하고자 하는 신앙운동입니다. 삶의 모든 영역에서 그리스도의 주권을 실현하기 위해 7대 실천운동을 선포했었습니다만, 이번 포럼에서 ‘회개와 용서’의 중요성을 다루면서 첫 번째로 이 내용을 포함시켰습니다.

개혁주의생명신학 8대 실천운동은 △하나님 앞에 자신을 돌아보고 서로를 용납하여 하나 되는 것을 추구하는 회개용서운동 △성경이 우리의 신앙과 삶의 유일한 표준임을 믿고, 개혁주의신학을 계승하려는 신앙운동 △사변화된 신학을 반성하고, 하나님과 그 말씀으로 돌아가고자 ‘신학은 학문이 아님’을 강조하여 그 본래적인 의미를 회복코자 하는 신학회복운동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사람을 변화시키며 우리 속에 그리스도의 영을 회복시키는 영적생명운동 △성령의 도우심으로 사회, 경제, 교육, 문화, 예술 등 우리 신앙과 삶의 모든 영역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주 되심을 실현하려는 하나님나라운동 △이 모든 것을 간절히 구하는 기도운동 △모든 일에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르는 성령운동 △교회와 세상을 변화시키는 실천으로 세상과 이웃을 위해 나누고 섬기는에 앞장서는 나눔운동 등입니다.

교회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에도 갈등과 분열이 끊이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기독교가 어떻게 우리 사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지 지혜를 구합니다.
우리 사회는 세계가 놀랄 정도로 빠른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빠른 성장은 물질적인 관점에서는 득이 될지 모르지만 그 나라 국민들의 영혼에 상처를 입힙니다. 정신적 가치를 잃어버리기 쉬운 상황이죠. 교회도 그 성장에 따라갔습니다. 그 결과, 맘모니즘이 교회 안에 들어왔고 세속적 가치의 지배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 안에서 먼저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는 운동이 일어나야 합니다. 복음의 본질을 회복한다는 것은 교회 안에서나 밖에서 동일한 모습으로 믿는 사람의 본을 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강한 영성으로 자신을 무장하면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소금이 돼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 사회가 잃어버린 정신적 가치를 복음을 통해 채워주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평화를 이끌어 내야 합니다. 화해와 평화의 메신저는 기독교만이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로 인해 더 행복하고 평화로워지길 기대합니다. <정리=이현주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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