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넘어 ‘생명과 평화’의 신학 재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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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넘어 ‘생명과 평화’의 신학 재건해야”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4.10.1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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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직신학회 창립 50주년 기념포럼, 지형은·방인성·최일도 목사 대담

오늘날 한국교회 위기의 근본적 원인이 ‘신학의 빈곤’에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조직신학회(대표:배경식 교수)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기념포럼을 열고 ‘교회에게 듣는다’라는 주제의 대담을 통해 한국교회가 나가야 할 방향을 모색했다. 

▲ '교회에게 듣다'는 주제로 대담에 참여한 지형은 목사와 방인성 목사, 최일도 목사.

이날 대담에는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와 방인성 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 최일도 목사(다일공동체)가 참석해 한국교회의 개혁과 미래를 위한 다양한 논의를 벌였다. 

먼저 이들은 세상과 다름을 보여주지 못했던 지난날 한국교회의 모습을 회개하고 다시 성경의 본질로 돌아갈 것을 강조했다. 또한 서구의 신학만을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의 상황에 알맞은 신학의 정립을 요청했다.

지형은 목사는 사회적 신뢰를 잃은 한국교회의 현실에 대해 “오래 전부터 깊어지던 구조적인 모순이 임계점을 넘으면서 터진 것”이라며 “우리 사회의 궤도를 따라 교권과 금권에 집착하는 교계의 타락한 정치 구조가 이런 현실의 민낯을 스스로 폭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지 목사는 하나는 교회 지도자층의 탐욕이며, 다른 하나는 대형교회들의 비 기독교화라고 지적했다. 교회와 교계 지도자들을 바르게 이끌고 방향을 이끌어야 할 신학의 정립이 필요하다는 것.

지 목사는 “먼저는 기독교의 본질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묵상, 결단과 실행이 필요하다”며 “시대가 빠르고 심하게 변하는 시점에서 성서 66권의 말씀으로 돌아가 기독교의 정체성의 시원(始原)인 성서를 안고 몸부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그가 제시한 것은 ‘세계에 대한 편견 없는 통찰’이다. 지 목사는 “한국교회의 장점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걸린 특별계시로서 자기 정체성이 강한 것인데, 이것이 자연계시를 품지 못할 정도로 지나쳐 오늘날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제는 다양한 방식을 통해 신학의 본래 기능을 재건해야 한다”고 전했다.

방인성 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도 “그동안 신학과 교회 현장이 서로 반목하거나 우월한 위치에 서려고 하는 어리석음을 벗고 서로에게 귀를 열고 배워야 한다”며 “아우슈비츠 이후의 신학처럼, 세월호 참사 이후의 신학과 교회공동체의 변화된 역할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서구의 신학에 많이 의존해 왔으며, 심지어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까지 무분별하게 받아들여 물질의 욕망에서 굴복하고 지배당하고 말았다. 여기에 신학은 부패하고 신음하는 교회와 사회에 나가야 할 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평가다.

방 목사는 “생명신학과 평화신학, 한민족의 역사문화와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교회론을 기대한다”며 “자연과 함께 조화를 이루고 온 피조물과 이웃이 살맛나는 생기를 불어넣는 ‘생태 생명신학’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개인의 윤리와 구원을 넘어 ‘사회적 영성’을 강조한 그는 “여러 부분에서 갈등과 차별로 신음하는 우리 사회와 갈라진 남북문제에 평화 공동체를 세우는 구체적 대안이 신학에서도 제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일도 목사(다일공동체)는 섬김과 나눔을 통해 한국교회가 제2의 종교개혁을 이룰 것을 조언했다.

최 목사는 “한국조직학회가 설립된 지 50년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신학은 오히려 후퇴한 것 같다”며 “제2의 종교개혁을 위한 교회의 역할은 섬김과 나눔의 길밖에 없다”며 “이를 위해서는 만인제사장설이 ‘설’이 아닌 ‘실제’로 이뤄질 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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