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시리아·바빌론 등 구약의 주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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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시리아·바빌론 등 구약의 주무대
  • 승인 2003.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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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이라크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현장이다. 메소포타미아는 ‘강들 사이에 위치한 땅’이라는 말로서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두 강 사이의 기름진 퇴적 평야를 일컫는다. 인류 최초의 문명인 수메르 문명의 중심지 우르는 다름 아닌 아브하람의 고향인 갈대아 우르이다. 아브라함은 갈대아 우르를 출발하여 시리아의 하란을 거쳐 가나안 땅에 들어온 것으로 성서는 기록하고 있다. 앗시리아 메소포타미아 북쪽 지역에는 티그리스 강변의 앗슈르를 중심으로 앗시리아 제국이 건설되었다. 앗시리아 제국의 수도는 시대에 따라 앗슈르, 니므루드, 코르사바드, 니느웨 등으로 이전되었다.

서기전 1100년경 앗시리아의 티글랏트-필레세르 1세는 남쪽 바빌로니아 지역의 카슈 왕조가 쇠약해진 틈을 타 메소포타미아 전 지역을 장악하였고 이 때부터 서기전 612년까지 약 500년 간 이 지역의 중심 세력으로 발전하였다.

앗시리아 세력이 이스라엘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시기는 서기전 734년 티글랏트-필레세르 3세 시대부터이다. 요나 예언자가 선교했던 니느웨는 당시 앗시리아의 수도였으며 지금도 이곳에는 요나의 무덤 위에 세워진 이슬람교의 요나 사원이 있다.

앗시리아 군대는 페니키아 지방을 거쳐 지중해 해안을 따라 악코, 아펙, 게제르, 가자 등을 점령하고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경계지점인 이집트 강변에 수비대를 주둔시켰다.

이어서 3년 동안 앗시리아는 갈릴리 지역과 다메섹 등을 함락시켰다. 서기전 724년 앗시리아의 샬마네세르 5세는 북왕국 이스라엘의 수도 사마리아로 쳐들어와서 3년 동안 포위하였다.

서기전 721년 앗시리아의 왕 사르곤 2세는 사마리아를 함락시켰고 사마리아 사람들을 잡아다가 하란 동편 카부르 강 유역에 위치한 고잔, 앗시리아의 수도 니느웨 근처의 할라, 그리고 오늘날 이란의 자그로스 산악지대에 위치한 메대 왕국 지역으로 이주시켰다(왕하 17:6). 또한 앗시리아는 바벨론, 쿠타, 하맛 사람들을 사마리아에 이주시켰다(왕하 17:24).

이때부터 사마리아 사람들은 앗시리아 사람들과 혼혈이 되었고 신약시대에 들어와 유대인들로부터 비난을 받게 되었다.

서기전 701년 앗시리아의 산헤립은 유다 왕국으로 진격하여 여러 도시들을 점령했는데 그 중에서도 유다 제 2의 도시 라기스 함락 장면은 니느웨 왕궁을 장식한 대형 석판 부조에 자세하게 조각되어 있다.

바빌로니아
메소포타미아 남쪽 지역에는 서기전 1900년경 바벨론을 중심으로 새로운 왕조가 형성되었고 서기전 1800년경 함무라비 왕은 영토를 확장하고 법전을 편찬하는 등 고 바빌로니아 왕국을 발전시켰다.

서기전 1600년경부터는 그 지리적 기원을 알 수 없는 카슈 민족이 등장하여 400년 가까이 바빌로니아 지역을 통치하였다.

그 후 바빌로니아는 북쪽의 앗시리아 세력의 견제를 받고 약소국으로 전락하였지만 서기전 612년 앗시리아의 최후의 보루였던 하란을 점령함으로써 느부갓네살 왕은 메소포타미아의 중심세력으로 부상했고 이를 ‘신 바빌로니아 시대’라 부른다.

특별히 느부갓네살은 수도인 바벨론 도시를 대규모로 확장하는 건축 사업을 펼쳤고 이쉬타르 성문, 지구랏트, 고대 세계 칠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공중정원도 이 왕에 의해 건설되었다.

서기전 605년부터 느부갓네살은 팔레스타인 지역으로 여러 차례 군사적 원정을 감행하였고 서기전 597년에는 예루살렘을 점령하고 유다 왕 여호야긴과 왕족 및 귀족들을 비롯하여 1만 명에 달하는 군인과 기술자 등을 바벨론으로 유배시켰다(왕하 24:10-17).

서기전 587년 느부갓네살 왕의 군대는 배반한 시드기야 왕의 예루살렘을 1년 6개월 동안 포위한 끝에 서기전 586년 아브 달 제 9일에 예루살렘을 함락하고 성전을 파괴했으며 수많은 유다 백성을 바벨론으로 유배시켰다(왕하 25:1-12).

이라크는 구약성서의 핵심인 모세 오경이 바벨론에 유배된 유다의 제사장들에 의해서 서기전 500년경 최종 편집된 곳이다. 또한 그곳에 끝까지 남아있던 유대인들의 후예는 서기 6세기경 방대한 바빌로니아 탈무드를 완성하였다.

뿐만 아니라 이라크는 갈대아 기독교의 본산으로서 오늘날까지 이라크 내에 약 1백만 명에 달하는 기독교인들이 나름대로의 종교적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비록 전쟁의 참화 속에서 오늘날 이라크는 단순히 기독교 국가인 미,영 연합군에 저항하는 이슬람권의 극단적 독재 치하에 있는 나라로 비쳐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성서적으로나 기독교적으로 유서 깊은 신앙의 고향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협성대학교 교양학부·성서고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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