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교단통합] 신학이 같다면... '헤쳐모여'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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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교단통합] 신학이 같다면... '헤쳐모여' 가속도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4.10.01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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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대신, 고려-순장 등 통합 추진

이번 총회 최대 관심사는 예장 백석과 대신의 교단 통합이었다. 지난 130년 기독교 선교 역사에서 분열에 분열을 거듭한 한국 교회가 지난해 백석과 개혁의 교단 통합을 시작으로 교리와 신학이 같은 교단 간 활발한 교류가 이어지고 있는 것.

신학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교단의 분열은 인간적인 욕심과 기득권이 그 이면에 깔려 있었다. 가진 것을 내려놓지 않고는 어려운 것이 교단 통합이라는 점에서 백석과 대신의 통합도 총회 직전까지 ‘불가능하다’는 기류가 더 강하게 흘렀다. 대신 내부에서는 아예 ‘통합추진전권위’ 보고 자체를 받지 않겠다는 움직임도 있었다. 그러나 같은 뿌리와 같은 신학을 가진 교단이라면 이제는 연합하길 힘써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

지난 15일 개회 후 사흘 간 열띤 찬반토론이 이어진 대신은 총회 사흘째인 지난 18일 백석과의 통합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약속이행이라는 조건부를 달았지만 총대들은 ‘대신’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다는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한 주 뒤 이어진 백석 총회는 첫날 개회와 함께 대신과의 통합 안건을 다뤘다. 총대들은 ‘대신-백석’이라는 명칭을 수용하면서 대신에서 90% 이상의 교회가 합류할 경우, 교단 명칭을 ‘대신’으로 바꾸는 것에 기꺼이 찬성했다.

결국 양 교단은 ‘대신-백석’이라는 이름을 전제로 통합의 규모에 따라 ‘대신’ 명칭을 사용할 가능성을 열어 놓았으며, 신학교 명칭도 백석대학교 대신신대원으로 변경하고 오는 11월 25일 천안 백석대학교회에서 통합총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대신 측에서 통합에 찬성하는 그룹은 전체의 7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만장일치 결의를 이끌어 낸 전광훈 총회장을 중심으로 설득작업이 진행 중이다. 통합 찬성파들은 11월 25일까지 90%를 달성해 반드시 교단 이름을 ‘대신’으로 사용해 김치선 목사의 ‘한 우물 개척정신’을 방배동에서도 계승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고신과 합신의 통합논의는 사실상 잠정 중단됐다. 단, 교류추진위원회로 존속하고 통합보다는 교류에 더 정성을 쏟기로 했다. 서로를 알아가며, 친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단 지도층의 도덕성 논란으로 분열된 예장 고려는 지난 22일과 23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순장 측과 통합을 위한 교단통추위를 구성했다. 순장은 고려총회와 함께 심사참배에 맞서 신앙의 순결을 지켰던 교단으로, 보수적인 신학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려 총회와 상당히 유사한 점을 가지고 있다.

올 총회 결의와 별도로 군소교단에서는 신학교 운영과 목회자 수급이 어렵다는 이유 등을 들어 크고 작은 교단 통합들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총회가 부채에 시달리는 경우, 독자적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교단 통합을 통해 회생을 모색하는 등 교단 간 ‘헤쳐모여’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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