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목사 안수 활성화 기대, 몇몇 교단 제자리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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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목사 안수 활성화 기대, 몇몇 교단 제자리걸음”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4.09.2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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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장로교 총회, ‘여성 이슈’ 어떻게 다뤄졌나

올해 장로교 총회에서는 ‘여성’ 관련 헌의안이 어떻게 다뤄졌을까.

지난 9월 교단별 총회가 일제히 막을 내린 가운데 여성목사 안수를 비롯해 여성 총대 자격 문제 등 남녀평등과 관련된 각종 안건들이 다뤄져 관심을 모은다.

여전히 남성 중심적인 시각이 팽배한 총회 분위기 속에 여성 관련 이슈들은 현 한국 교회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역할과 과제를 진단해보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눈에 띄는 것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여성목사 안수에 대한 논의가 커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여성목사 안수를 결의한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는 제104차 총회에서 목사 자격에 관한 지방회 시취 규약을 개정하면서 여성 목사 안수 활성화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기침은 목사의 자격에 대한 기존의 조항 ‘만 30세 이상 된 가정을 가진 남자’를 ‘만 30세 이상 된 가정을 가진 자’로 개정했다. 독신인 경우에는, 40세 이상 된 자로 기침 교단 소속 7년 이상 경력자의 경우 예외로 하는 규정을 별도로 마련해 독신자를 배려했다. 

예장 통합은 제99회 총회에서 최초로 여성 서기가 탄생해 눈길을 끈다. 올해로 여성 목사 안수를 허용한지 20년을 맞이한 통합총회는 신 임원으로 김순미 장로(58·영락교회)를 서기에 임명하면서 본격적인 여성 지도자 시대를 맞이했다.

하지만 이번 통합총회에서는 16명의 여성 총대가 참여해 전체 1천5백여 명의 총대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1%정도에 불과했다. 여성목사 안수 시행의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여성 총대 할당제’에 대한 논의 역시 제자리걸음에 머물렀다.

평신도지도자위원회에서 ‘총회 총대 20명 이상 파송하는 노회는 여 목사 1인, 여 장로 1인 이상을 총회 총대로 파송해 달라는 청원’을 올렸지만, 각 노회가 참고하는 정도로 합의한 것. 통합총회 정치부에서는 남성장로 7명당 여성장로 1명으로 할당하는 것을 1년 연구해 다루기로 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는 제99회 총회에서 여성 전도사의 정년을 ‘만 70세’로 정할 것을 정식으로 건의했다. 현 기장총회 헌법에는 ‘교회의 직원이 70세에 정년 은퇴하고 65세부터는 자원 은퇴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그러나 몇몇 교회에서는 여성 전도사의 정년을 55세나 60세로 한정하고 있다는 문제에서다.

이에 기장총회 양성평등위원회는 교회 자체적으로 여성 전도자의 은퇴를 규정하기 않고 교단 내 모든 교회가 여성 전도사의 정년에 대한 명확한 헌법의 규정을 따를 수 있도록 하는 안을 건의했다. 기장총회는 이 방안을 내년 총회에서 정식 헌의안으로 다룰 예정이다.

반면 일부 교단에서는 여전히 여성 관련 결의가 유보되거나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예장 고신은 제64회 총회에서 여성목사 안수 문제를 1년 유보하기로 결의했다. 고신총회 신학교육부는 ‘여성안수연구위원회’를 별도로 조직해 연구하기로 했으며, 신대원 출신의 여성 지도자를 위한 제도 요청 건도 함께 다루기로 했다. 하지만 예장 고신은 줄곧 여성목사 안수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던 터라 지난해보다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지난 2011년 여성목사 안수를 허용한 예장 백석은 올해 제37회 총회에서 여성목사에게는 총회 대의원이나 노회 임원자격을 부여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백석총회의 대의원이나 노회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10년 이상의 경력이 있어야 하지만, 현재 백석의 여성목사는 2년밖에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예장 합동은 이번 제99회 총회에서도 여성 관련 안건을 전혀 다루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총신대학교 운영이사회가 총신대 신대원 목회학 석사과정(M.Div)에 여성의 입학을 제한하면서 이와 관련된 안건이 다뤄질 것이 기대됐기 때문.

이와 관련해 총회 현장에서도 각종 시위와 여성목사 안수를 안건으로 상정할 것을 촉구하는 유인물 배포가 이어졌지만, 논의되지 않은 채 막을 내렸다. 통상적으로 예장 합동은 총회에서 다뤄지지 않은 안건은 미진한 안건으로 처리되어 일괄적으로 임원회에서 논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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