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2)
상태바
(56)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2)
  • 운영자
  • 승인 2014.09.04 15: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마을농원을 찾아온 원주민들은 서로들 선린 일행을 보고 그들의 언어로 말했다.

“저 사람들은 틀림없이 신이 보낸 사람들이야.”
“신이 보낸 사람(Divine Person)이 아니고선 어떻게 죽어가는 사람을 살릴 수가 있겠어.”

신이 내린 재앙이라고 주장하면서 떠나갔던 사람들도 다시 돌아왔다. 이제 농장에는 눈부신 햇살이 비치면서 어두운 그림자는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선린이 새마을농원을 떠나는 날 그곳에 온 원주민들이 신이 보낸 사람이 말해달라고 소리쳤다.

“저 사람들이 왜 저러는가?”
선린은 안내자인 프란시아를 보면서 말했다.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싶어서 저렇게 하는 모양입니다.”
“내가 어떻게 해주면 좋겠는가?”
“선생님께서 평소에 하고 싶은 말 한 마디만 해 주세요.”
“여러분, 먼저 하늘나라와 그 의를 구하세요. 그러면 모든 것들이 주어질 것입니다.”

김창진은 소년원에서 퇴소하는 소년 15명을 데리고 선화리 소생언으로 왔다. 김창진이 소년들에게 농장의 시설물들을 보여 주었다. 창조의집에서는 조각실, 연주실, 화실, 디자인실, 공작실, 문화실 등에서 각자 원하는 일들을 할 수가 있었다. 소년들은 필요한 시설들을 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눈치였다. 한 소년이 창조의집을 견학하던 중 갑자기 이상한 발작을 일으켰다. 그는 몸을 벌벌 떨면서 소리쳤다.

“저기 저 사람이 나를 죽이려고 오고 있어요.”

김창진은 소년을 양호실로 데리고 갔다. 양호실에는 백설희가 혼자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선생님, 소년이 갑자기 이상한 증상을 보였습니다.”
김창진이 백설희에게 말했다.

“학생, 이게 무엇인지 말해 보세요.”
설희가 오른손 검지를 펴고 소년에게 말했다.

“칼이요.”

소년은 대답했다. 설희는 소년의 팔을 붙잡고 그를 진정시키려고 애썼다. 설희는 함께 온 소년 중 발작을 일으킨 소년을 잘 아는 소년으로부터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 소년은 소년원에서도 가끔 그런 증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설희는 소년의 눈을 살펴보았다. 소년의 눈의 초점은 여기 저기를 살피면서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이 소년은 이인증(Depersonalization)에 걸린 것 같습니다.”
설희가 김창진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이인증이 어떤 증상인가요?”
“이인증(離人症)이란 비현실을 현실로 착각하거나 현실을 현실로 믿지 않는 경우로 이를 자아감 상실이라고도 합니다.”

소년이 어두운 밤에 집으로 가는 골목에서 모르는 소년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다자 이를 방어하기 위해서 소지한 칼로 폭행자를 상해한 혐의로 소년원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 사건 후 소년에게 종종 그런 증상이 나타난다고 함께 온 소년이 말했다.

“선생님, 이 소년을 어떻게 치료해야 될까요?”
“의미치료법인 로고써래피(Logotherapy)란 요법으로 치료할 수가 있습니다.”
“치료하면 나을 수 있을까요?”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정상적인 사람들에게도 그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선생님도 다 나았잖아요.”

다음 날 오전 10시, 회의실에서 새가족이 될 15명의 소년들을 위한 입소식이 거행되었다.

소생언의 모든 식구들이 모두 회의실로 모였다. 김창진이 새로 소생언의 식구가 될 소년 한 사람 한 사람을 소개했다. 그는 소개를 마친 후 소년들을 위해서 소생언의 생활규칙을 설명하였다. 백설희는 (주)시온미래광학 디자인실에 근무하면서 연구한 것을 자료삼아서 소년들에게 ‘젊음을 디자인하라’는 제목으로 훈시를 했다.

“오늘 소생언에 새로운 식구가 되신 분들을 우리 모두가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저는 새로운 식구가 되신 분들에게 한 가지의 당부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이 말씀은 새로 식구가 된 분들을 위할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저는 과거에 불행했던 한 여인의 성공한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그녀는 시골 어촌의 엿장수의 딸로 태어나 가발공장 여공이었다가, 미국으로 건너가서 식당 종업원으로 일했고 결혼해 한 아기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남편의 잦은 폭행에 아프지 않게 맞는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 매를 맞을 때 권투선수처럼 몸을 유연하게 해서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법이었습니다. 20대 후반에는 남편으로부터 도망쳐 미국 육군의 사병으로 입대를 하였습니다. 그 후 그녀는 사병에서 장교로 진급하기 위해서 대학을 다녔고 장교에서 영관급으로 진급하기 위해 하버드대학에서 석사와 박사학위까지 받았습니다. 서진규 씨가 가장 낮은 곳으로부터 성공 할 수가 있었던 것은 ‘도전하면 이루어진다’는 자신의 꿈을 디자인(설계)하였기 때문입니다.”

“파스칼은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말했습니다. 갈대는 소슬바람에도 휘어지지만 바람이 지난 후에는 자신의 위치로 되돌아옵니다. 만일 사람이 자신의 정신을 잃게 되면 자아를 상실케 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정신(Mind, 마음)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정 신은 사람이 소유한 최고의 자산입니다다. ‘한 사람의 미래는 그 사람이 가진 정신력을 어떻게 발휘를 하는냐?’에 달려있습니다. 생각의 변화는 사람을 변화시키고, 그의 삶을 변화시키며 사람의 미래를 변화시키는 힘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왜 이곳으로 왔습니까? 여러분은 과거의 잘못된 삶에서 새로운 삶으로 변화가 필요합니다. 여러분이 지금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이를 재디자인(Redesign)하여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합니다. 생각이 바뀌면, 말이 바뀌고, 말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미래가 바뀐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백설희의 배화여고 동창생인 김민정이 선화리 소생언으로 그녀를 찾아왔다. 김민정은 3년 전 설희와 함께 (주)시온미래광학에 입사하여 해외영업부 소속에서 일하고 있었다. 설희는 낮에는 회사로 출근하여 일하였고 퇴근 후에는 소생언에서 선린의 하던 일을 맡아서 하고 있었다.

“민정아, 어떻게 왔니?”
민정은 (주)성결종합건설의 강지철 총무이사와 교제한다는 사실을 백설희에게 털어놓았다.

“그 사람 좋은 사람이야?”
“학창시절 싸움만 하고 다니던 사람인데 이제는 회사에서 유능한 사람이 되었다는 거야.”
“너에게 폭력을 행사하면 어쩔려구?”
“그러지 않겠다고 내 앞에서 맹세했어. 그런데 너 너무 무리하는 것 아냐?”
“괜찮아.”
“낮에는 화사, 밤에는 소생언, 태아를 위해서라도 휴식이 필요하지 않니?”
“아직은 괜찮아.”
“선린 씨가 그의 유산을 모두 너에게 맡겼다면서?”
“곧 돌아 오실거야.”
“그 많은 유산을 어디에 쓸 예정이니?”
“쓸데가 없을라구!”
“나 같으면 경치 좋은 스위스 알프스 산에 별장이라도 한 채 지어놓고 여생을 편안히 보내고 싶다!”
“민정아, 여기 소생언에서 당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해?”
“글쎄?”
“나는 오늘 온 소년들을 보고서 여기에 있어야 할 것을 생각했어.”
“무엇을?”
“여기에 소년들을 가르칠 수 있는 대안학교의 설립과 그들을 돌볼 병원을 세우고 싶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