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뜻 따라 가는 길, 힘들지만 외롭지 않습니다”
상태바
“하나님 뜻 따라 가는 길, 힘들지만 외롭지 않습니다”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4.06.27 15: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태국 원주민 의료지원사업 도우려 한국 찾은 이근범 선교사
▲ 지난 27일 후속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남편 테라차이(55) 씨와 수술을 받은 탭분(43) 씨 그리고 이근범 선교사.

지난 2011년, 하던 사역에서 은퇴하고 복음을 전하기 위해 태국으로 떠난 이근범 목사. 그가 태국의 가난한 이웃의 손을 잡고 다시 대한민국 땅을 밟았다. 기아대책에서 진행하는 ‘의료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수술을 받게 해주기 위한 발걸음이었다. 2012년 한 사람, 2014년 한 사람 그를 통해 혜택을 받은 이만 벌써 두 명이다. 그 선교의 여정과 그가 바라보는 선교계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이웃에서 손을 내밀다
태국 치앙마이 쩜통의 씁엡마을의 디캄 탭분(43) 씨는 대한민국에서 오래간만에 웃음을 되찾았다. 얼굴을 뒤덮었던 혈관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근범 선교사(태국 차이쁘라칸 사역)는 2012년, 태국 소녀 펜잔의 성공적인 수술 후 다시 한 번 혈관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태국의 원주민에게 손을 내밀었다. 기아대책의 도움으로 두 번째 의료지원사업의 수혜자가 탄생하게 된 것.

한국으로 치료를 받으러 오기 전 과정도 그리 쉽지는 않았다. 현지 목회자의 소개로 알게 된 디캄 씨는 이 선교사가 사역하고 있는 지역에서 약 9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 이 선교사는 진료기록카드를 전해 받고 여권, 비자 문제 등으로 수술 전까지 17여 차례 디캄 씨의 집을 오토바이로 오갔다.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여러 번 어려움을 겪고 진행된 수술은 보란 듯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입 주변에 있던 혈관종도 모두 제거했으면 하는 것이 이 선교사의 생각이었지만, “입 수술을 하다 잘못해서 신경을 건드리면 입을 움직이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며 “안전한 방향을 택하자”는 의사의 권유에 아쉬운 마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탭분 씨와 함께 한국을 찾은 남편 테라차이(55) 씨는 아내의 회복을 기뻐하며 자신이 이장으로 있는 마을에 교회를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복음의 불모지였던 씁엡마을에 작게나마 예배의 처소가 생기게 되는 것.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교회를 세울 독지가가 어서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근범 선교사는 “원래 교회를 다닌 적이 없던 테라차이 씨는 이번에 하나님을 영접하기로 약속했고, 교회가 세워지면 그 마을에 살고 있는 그들의 가족들도 모두 복음을 접하게 될 것이라 생각하면 마냥 기쁘다”며 “이 것이야 말로 하나님의 역사라고 생각한다. 복음이 전해진 적 없는 원주민들에게 하나님의 복된 소식이 어서 빨리 들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신경섬유종 수술을 마쳤던 펜잔은 수술을 마치고 “병이 나으면 세상에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한 약속을 지켜가기 위해 노력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선교사는 “펜잔은 앞으로 한 학기만 있으면 고등학교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며 “졸업 후에는 방콕의 신학교로 진학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그는 펜잔의 두 번째 수술을 놓고 기도하고 있다. 몇 년이 흐르면 보다 완벽하게 혈관종을 없앨 수 있다는 당시 의사의 말이 그의 머릿속에 남았기 때문이다.

그는 “하나님께서는 펜잔을 통해 태국의 원주민들을 구원할 큰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펜잔이 완전하게 수술을 받고, 그 은혜와 간증으로 원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한다면 좋을 것 같다. 앞으로 하나님의 이끄심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하나님 뜻 따라가는 길
고아원 사역을 위해 준비하던 이 선교사. 건축은 시작했지만 선교비가 다 떨어져 짓는 도중 멈췄던 건물은 독지가의 후원으로 2층 지붕이 생겼다. 그야말로 하나님 은혜였다.

“이제 겨우 건물의 형태를 갖췄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건물 안에는 아무 것도 없지만 하나님의 뜻이라면 지붕을 덮어주신 것처럼 하나 둘 채워주시겠지요. 하나님의 뜻을 따라 가는 길이 조금 어렵고 힘들 때도 있지만 그 뜻을 느낀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고아원이 세워지고 있는 땅은 현지인 전도사에게 30년 무상임대를 약속받았고, 이 선교사가 선교를 그만둘 경우에도 현지 교회 재산으로 한다는 서약까지 마친 상황이라 마음마저 든든하다.

“몇몇 사람들은 제가 은퇴를 준비하러 태국에 간 것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요. 하지만 담담하고 묵묵하게 하나님의 일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저의 것보다 저의 이웃을 챙기며 예수님이 말씀하신대로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도 하나님의 뜻을 따라 선교에 나섰던 이 선교사도 선교에 있어 위기를 맞았다. 태국 정부에서 타 국가로 나갔다가 다시 입국해 머무를 수 있는 기간을 늘이는 방법을 전면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태국에 재입국이 불가능하게 될 경우 그간 준비하던 사역들은 그의 손을 떠나게 돼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다시 입국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중입니다. 기도로 하나님께 매달리는 방법밖엔 없죠. 하나님께는 우리에게 늘 가장 좋은 것을 예비해 주시는 분이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습니다. 많은 분들의 기도를 부탁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