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아직은 거룩한 분노 잠재울 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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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아직은 거룩한 분노 잠재울 때 아니다”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4.05.0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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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협, 공식입장과 공동 설교문, 기도문 발표

“그동안 우리는 너무나 많은 참사를 경험했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눈물을 너무도 쉽게 닦았고 아픔을 너무도 쉽게 잊었습니다. 아픔을 직시하는 일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용기를 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로서 이 끔찍한 역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싸워주십시오. 그래야 다시 이런 참담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김영주 목사)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교회협은 “정부의 무능력한 대응과정을 바라보며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우리는 돈벌이가 생명에 우선하는 사회를 방기하고 조장했다. 우리의 책임이다. 고쳐가는 일에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또한 “아직도 생사를 알지 못하는 국민이 있다”며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 이유는 정부의 모습에서 진심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지막 1명까지 보호하고자 하는 노력이 정부에 거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아직은 거룩한 분노를 잠재울 때가 아니라고 말한 교회협은 “이 참사의 진상을 투명하고 명확하게 공개해야 한다. 실체적 진실이 드러난 후에야 제대로 된 대책이 세워질 수 있고, 이를 덮으려 하거나 흐리려 하는 그 어떤 시도도 있어선 안 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교회협은 이밖에도 향후 대응 및 활동에 대한 계획도 내놨다.

먼저 시민사회단체와의 협력으로 투명한 진상조사에 관한 감시, 가족과 생존자들의 증언 이야기를 모은 백서를 제작할 예정이며, 장기 힐링프로젝트 구성, 안산지역 목회자와의 간담회, 지역교회 중심의 힐링센터 구성 등의 사업에도 나설 예정이다.

현재 이어지고 있는 공동기도주간과 함께 공동 주일 설교문과 기도문으로 함께 아파하고, 함께 기도하자는 것 또한 대응의 한 방법.

요한복음 20장 19절부터 22절을 바탕으로 한 ‘평강이 있을 지어다’라는 공동 설교문은 “하나님의 은총이 고통당하는 이들을 위로하고 회복시키며, 우리 사회를 다시 일으켜 주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린다”는 바람 아래 ‘먼저 주님의 부활은 평화의 소식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평화의 소식이 필요합니다’, ‘당장 평화를 회복하도록 도와야 한다’ 등의 소제목으로 구성됐다.

공동기도문은 “돈이 지배하는 세상에 사는 동안 우리는 모두 괴물로 변하고 말았다”며 “효율과 경쟁을 삶의 원리로 받아들인 후 세상은 죽음의 벌판이 되고 말았다. 이런 현실에 눈을 감고 살아온 우리 모두를 엄히 꾸짖어 달라”고 전했다.

또한 “하지만 우리는 비극 속에서도 희망을 보았다. 다른 이들을 위해 기꺼이 위험 속으로 들어간 이들은 인간 정신의 위대함을 드러냈다. 그들 속에서 참 사랑이신 그리스도의 그림자를 보았다”며 “이제 다시는 이 땅에서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게 해 달라. 저들의 억울한 죽음을 망각의 강물 속으로 떠내려 보내지 않게 해주시고 새로운 세상을 위한 주춧돌로 삼아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공동 기도문과 설교문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www.ncck.or.kr)를 통해 받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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