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예방 위한 ‘영혼 돌봄 및 치유 시스템’ 제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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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예방 위한 ‘영혼 돌봄 및 치유 시스템’ 제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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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3.12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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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혜원 박사 (21세기교회와 신학포럼)

급증하는 자살. 과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사회적 문제를 넘어 이제 한국 교회 전체의 문제가 된 지금, 교회가 대책을 세우고 준비해야 일은 현실이 됐다. 하지만 목회자 대부분이 이 문제에 뒷짐을 진 상황. 기독교학술원이 월례 발표회를 열고, 교회가 관심을 갖고 대비해야 할 부분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편집자 주>

한국 교회가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종교사회적 대책을 수립함에 있어서 깊이 유념해야 할 것은, 우리 국민의 영혼 돌봄 및 치유 시스템의 정착이다. 영혼 돌봄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사명을 감당해야 할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목회자만큼 영혼을 돌보기에 적합한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 목회자만큼 교인들이 처한 사정을 세밀하게 알고, 그들이 당하는 위기에 가장 가까이에서 신뢰감 있게 도울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목회자들로 하여금 자살문제에 대한 광범위한 상식과 정확한 전문지식, 체계적 상담훈련 등을 통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이들의 영적인 생명을 구하게 할 뿐만 아니라, 육체적 생명을 살리는 일을 감당케 함이 참으로 중요할 것이다. 자살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성도들을 발견하여 이들로 하여금 문제 상황을 객관적으로 직시하고 적절한 해결 방안을 찾도록 도움을 제공하는 일도 목회자들이 감당해야 할 중요한 일이다.

한국 교회의 시대적 사명은 교인들의 영혼 돌봄 시스템을 정착시킬 뿐만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역사적 질곡 속에서 급격한 사회 변동을 겪어 오면서 황폐해진 우리 국민의 마음을 치유하는 일이다. 이와 아울러 나날이 피폐해져 가는 현대인들의 영적 정신적 욕구에 부합하는 새로운 영성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21세기 한국 개신교는 현재 한국 사회의 냉소적이고 침체된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영적 정신적 생명력을 부여하는 일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21세기 한국 개신교의 존립은 진정성 있는 영성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피폐된 우리 국민의 마음을 어떻게 치유하고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가의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커다란 방향은 물질적 풍요와 영적 정신적 빈곤이 서로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선한 사마리아인’(눅 10:25~37)으로 특징지어지는 기독교적 가치를 돌봄의 사회복지 프로그램의 형태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지역사회의 구성원들에게 전달하는 방향으로 가닥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지역사회 안에 촘촘하게 자리잡은 교회가 구심점이 되어 지역 주민들을 잘 보살피고 치유하는 노력을 본격적으로 경주한다면, 우리 국민의 높은 자살률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일환으로 지역적으로 거점 교회를 정하고 지역사회의 다양한 기관(사회복지관, 정신보건센터, 경찰서, 소방서, 병원, 장애인 및 노인복지시설 등)과 결탁해 생명 존중 및 자살 예방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지역사회를 안전한 치유 공동체로 만들어 가는 데 앞장 설 필요가 있다.

교회는 지역 주민들의 행복을 위해 교회 안팎의 전문인들과 협력하여 상담 및 심리치료 봉사를 실시함으로써 정신 건강에 기여하는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러한 교회의 봉사는 전문 기관을 방문하기 어려운 주민들에게 실제적 혜택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전도와 선교에도 매우 긍정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정신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도와주는 손길들이 한 데 모아진다면, 좀 더 평안하고 행복한 우리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한국 교회가 자살 예방을 위한 종교사회적 대책을 세움에 있어서 출발점으로 삼아야 할 근원적 과제가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생명의 영이신 성령 안에서 생명의 복음(evangelium vivificans)을 선포하는 일이다. 생명의 파괴와 죽음과 절망이 만연한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삶이 변화되는 생동적 생명의 경험을 희구하기 때문에, 21세기 개신교는 이들로 하여금 영적인 생명력을 생동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생명의 복음의 진리를 생동감 있게 전하는 생명의 영성을 기르는 데 주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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