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특집] ‘모든 것’을 보시니 심히 좋았더라
상태바
[봄맞이특집] ‘모든 것’을 보시니 심히 좋았더라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4.03.05 16: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나님이 창조 후 가장 기뻐하신 때는, 피조물들이 함께 있는 순간이었다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봄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얼어붙었던 땅은 녹았고, 그 곳엔 초록의 새싹이 하나, 둘 돋아날 것이다. 봄내음이 물씬 풍기는 바야흐로 봄이다. 지난 겨울은 유난히도 매서운 추위와 많은 눈으로 하나님이 주신 환경을 우리가 어떻게 지키고 다스렸는지 되돌아보게 했다. 결국 화학연료 사용에 따른 ‘지구온난화’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자연을 훼손했다며 책임을 전가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크리스천이고 하나님이 주신 이 자연을 잘 돌볼 의무가 있다. 봄이 다가오는 이 때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편집자 주>

사순절, 고난을 즐기자

교회력 중 ‘사순절’은 봄과 함께하는 절기다. 많은 교회들이 ‘고난주간’에만 초점을 맞출 때 재의 수요일로 시작해 40일간의 여정 속에서 예수님이 당하신 고난을 기억하는 것은 어떨까.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유미호 실장은 “사순절 기간 동안 우리 체내에 축적된 좋지 않은 독소들을 빼내고, 우리가 환경에 피해를 준 부분이 무엇인지 성찰하고 묵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내가 편안을 누림으로 자연에 폐를 끼쳤던 부분을 찾아 사순절 기간만이라도 내려놓는 것도 좋다”고 제안했다.

각 교회나 개인이 동참할 수 있는 ‘고난’은 무엇이 있을까.

가장 기본적으로 교회 내에서 사용하는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비닐봉투 없이 살아보기, 집에서는 리모콘 없이 하루 살아보기, 더 나아가 전기 없이 하루 살아보기 등으로 넓혀 나가면 작은 실천이지만 조금이나마 자연을 위해 뭔가를 했다는 뿌듯함이 찾아올 것이다. 추가적으로 고기 먹지 않고 하루 살기, 음식 남기지 않기 등으로 동참할 수 있다.

영국 교회에서 시작된 환경실천 프로그램은 조금 더 간편하게 참여할 수 있다. 내가 가장 오래 사용하는 공간에서 구석의 전구를 하나 뽑고 사순절을 보내는 것. 조금은 어두컴컴해진 방이 어색하지만 그 실천으로 전기를 아낄 수 있다.

함께하는 ‘고난’
혼자서 하는 것보다 함께 하는 것이 지키기도 쉽고, 공유할수록 자연에게 더욱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개인에서 시작해 직장 동료나 교회 구성원들에게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을 소개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어떨까.

유미호 실장은 “환경을 위한 실천을 하나 둘 행동으로 옮기다 보면 ‘이런 기쁜 일을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며 “어려운 일에 도전하는 것보다 가장 쉬운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목표를 세우고 함께할 때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 4인 가족이 한 달간 사용하는 전력량이 300kw인데, 만약 교회가 동참해 교회의 100가정이 함께 10kw씩만 절약해도 총 1천kw를 절약할 수 있다. 개인적인 실천과 함께하는 사업이 다른 표본이다. 전기절약을 실천하는 순간 자연은 회복하기 시작하고, 전기세는 줄어들며 하나님께서는 기뻐하시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생명살림, 나부터 실천한다!
당장 시작해볼 수 있는 생명살림의 첫 걸음은 개인 컵을 들고 다니는 일이다. 카페에서 주는 일회용 컵을 받아들기보다 내가 준비한 컵에 음료를 담아줄 것을 요청하면 몇몇 카페의 경우 할인의 혜택을 주기도 한다. 처음엔 어렵고 귀찮은 일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지고, 편리해진다는 것이 개인 컵 사용자들의 설명이다.

두 번째는 손수건을 챙기는 것. 가급적이면 손수건을 활용하고 일회용 휴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아마존 등 열대우림의 나무들을 지키는 방법이다. 손수건 하나로 보다 좋은 공기를 마실 수 있다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 흔히 사용하는 A4용지를 아끼는 것도 마찬가지다. 1만 장의 A4용지를 만드는데 나무 한 그루가 소모된다. 되도록 사용을 자제하고 나무 한 그루를 심는다면 숲은 더 오래 푸른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창조물은 흙으로 만들어졌고,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자연 속 식물들이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흙은 우리와 가까이 있지 않다. 우리가 서있는 땅은 온통 시멘트와 아스팔트다. 흙과 가까이 있기 위한 실천으로 작은 화분을 들여놓는 것은 어떨까. 커다란 화분에 그럴싸한 나무가 아니어도 좋다. 되려 작은 화분 속에서 움트는 새싹을 보며 다가오는 봄을 만끽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화분에 조금씩 물을 주니 작지만 가습효과도 있고, 흙내음도 느낄 수 있다.

창조의 절정 ‘쉼’
독일의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은 “창조의 절정은 ‘안식(쉼)’”이라고 주장했다.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신 후 “모든 것을 보시시니 심히 좋았더라”고 말씀하신 후 쉬셨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삶에도 쉼은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 속에서 만물이 움트는 생기와 땅 속 생명의 꿈틀거림을 느낄 필요가 있다. 그 것을 느끼지 못한다면 자연에 가까이 다가가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유 실장은 “여유롭게 창조의 세계, 자연을 바라보면 많은 것들이 보일텐데 현대인들은 너무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며 “자연을 많이 찾고, 한 곳을 오랫동안 응시하며 그 소리와 숨결을 들었으면 좋겠다. 생명살림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자연 속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름다움을 느낀 후에는 그 자연의 아픔을 모른척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

봄을 맞아 하나님의 창조질서가 담긴 숨 쉬는 자연 속으로 가보는 것은 어떨까. 바쁜 시간이 바지춤을 붙잡는다면 사무실 한 켠의 화분 속 식물을 바라보자. 혹시 모른다 그 식물이 나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을지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