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후 인권 사각지대에 놓일 북한 어린이를 위해 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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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후 인권 사각지대에 놓일 북한 어린이를 위해 준비하라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4.03.0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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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퉁이돌선교회 지난 17~19일 제1회 북한 어린이 사역자 훈련 개최
▲ 평양의 어린이들은 그나마 교육의 혜택을 받고 있다. 그러나 북한 어린이 4명 중 1명은 영양실조에 시달리며 교육의 기회도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정권붕괴나 내란 등 급변상황 닥칠 땐 어린이들이 가장 위험
북한 이끌어갈 다음세대인 어린이 치유와 회복 전문가 필요

북한 전문가들은 “통일이 도적같이 이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후 권력층의 잇따른 숙청과 영변 원자로 재가동 등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북한 상황을 바라보면서 “급변하는 사태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의 현실은 통일에 둔감하다. 통일이라는 것이 남북 간 대화를 통해 평화적인 방법으로 찾아올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 정권의 붕괴나, 내란, 혹은 전쟁으로 인한 붕괴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둔 통일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사역 전문단체인 모퉁이돌선교회가 급변 사태 속에서 인권과 복음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북한 어린이’들을 위한 사역자 훈련학교를 처음으로 개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불광동 팀수양관에서 열린 ‘제1회 북한 어린이 사역자 훈련학교’를 통해 통일에 앞서 어떠한 준비가 필요한지 점검해 보았다. <편집자 주>

“제가 2008년 북한을 나올 때도 어려웠는데 지금은 더 어려워져 엄마들이 자식을 버리고 도망간다는 이야길 들었습니다. 먹고 사는 것이 어렵다보니 부모 버리고, 남편 버리고, 자식을 버리는 일이 흔해졌습니다.”

한 탈북자의 증언은 식량상황이 악화된 북한 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먹고 사는 것이 힘들어진 북한에서 자식을 버리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는 것. 북한 아이들의 반인권적 현실은 이뿐만이 아니다. 북한의 심각한 경제난은 학교교육을 무너지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2006년 통계청이 발간한 ‘남북 경제사회상 비교’에 따르면 2005년 북한의 학생 수는 소학생 130여만 명으로 남한의 34.2%에 불과했다. 통일 후 남북 교육 격차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랜 식량난으로 인한 어린이들의 기아와 영양실조는 국제사회가 관심을 갖는 부분.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지난해 3월 “북한 어린이 4명 중 1명 꼴로 만성적인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으며 주민의 3분의 2는 다음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발표했다. 영양실조에 처한 북한 어린이들은 키와 몸무게 등 성장 요소는 물론이고 지적 발달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인도적 식량 지원 등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처럼 현재 북한 사회에서 어린이들은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배고픔과 유기, 방임 등 총체적 위기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다. 만일 통일이 된다거나 북한 급변사태가 일어난다면 이 아이들은 어떻게 될까. 북한 전문가들은 “재난이나 전쟁 등 위기 상황 속에서 어린이들에 대한 관심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인권 사각지대에 놓일 아이들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 지난 19일 셋째날 강의가 진행되고 있는 모퉁이돌선교회 북한어린이 사역자 훈련 전경.


북한 어린이 사역자 훈련을 마련한 모퉁이돌선교회는 “이미 북한은 전체가 난민 상태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며 “그 중에서도 북한 어린이들은 정치, 교육, 환경적으로 복음의 완전한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이들을 위한 선교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하나님이 준비하시는 선교적 통일에 450만 명의 북한 어린이도 예외일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재난이 닥칠 경우 육체적, 심리적 고통을 당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미리 사역자를 훈련하고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일 후 북한을 세울 다음세대들이 바로 어린이기 때문이다.

모퉁이돌이 마련한 북한 어린이 사역자 훈련에 강사로 초청된 팀은 일본의 긴급구호 NGO ‘크래쉬 재팬’이다. 크래쉬 재팬은 중국 쓰촨성 지진을 돕기 위해 구성된 후 일본 쓰나미 등을 겪으면서 난민 긴급구호와 어린이 보호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크리스천 기관인 이곳 사역자들은 다른 사역보다도 재난으로 충격받은 이들을 위로하는 사역에 집중한다. 고통 중에 있는 이웃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소망을 품은 사람들이 도움을 주고, 그들에게 회복할 용기를 주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이들은 “북한의 문이 열릴 때에서 한국 교회와 성도들 중심으로 일어나길 바란다”며 “북한에서도 가장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한 어린이를 위한 사역자들이 할 일 역시 ‘회복’에 있다. 가정이 깨져 극단적인 생활에 방치된 아이들, 교육의 기회를 빼앗긴 아이들, 사회적 붕괴에서 오는 충격과 아픔, 굶주림에서 오는 영양실조와 발육부진 등 삶의 전반적인 회복을 위해 한국 교회가 자원봉사자들을 충분히 양성해야 한다는 것.

크래쉬 재팬은 재난 지역에서 만나게 될 아이들을 위한 신앙적 접근과 치유에 대해 2박 3일 간 교육했다.
 
크래쉬 재팬에 소속된 조나단 윌슨은 “우리가 하려는 것은 모든 아이들의 정서에 즉각 대응하기 위함”이라며 “아이들의 필요를 찾아내는 것이 전문가들이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재난의 현장에서 우리는 영웅이 아니다. 아무도 구할 수 없다”며 영웅주의적인 구호활동에 대해 경계를 요청했다. 조나단 윌슨은 “우리는 그들을 위해 보내진 종(servent)일뿐 그들을 구할 수 있는 분은 오직 하나님”이라며 “급변하는 북한의 정세 속에서 중국과 일본, 미국 등으로 곳곳으로 흘러들어가게 될 아이들을 위해 사역자 훈련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2박 3일 간 진행된 북한 어린이 사역자 훈련은 위기 상황 속에서 어린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아이들의 상처와 회복을 위한 대화와 기도, 말씀 교육 등이 진행됐다.

북한 급변사태를 대비하고 있는 모퉁이돌선교회는 추상적인 통일을 넘어 실제 상황 속에서 한국 교회가 어떻게 북한에 들어가고 주민과 어린이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지 매년 다양한 강의를 마련하고 있으며, 어린이를 위한 전문 사역자 훈련도 지속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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