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기기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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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기기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4.02.12 2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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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미디어를위한교사운동, ‘좋은 엄마가 스마트폰을 이긴다’

스마트폰에 빠진 아이 되살리기 위해 아이와 부모가 함께 노력해야
스마트 기기로 어긋나는 아이, 현명하게 다루면 스마트 기기 ‘좋아요’

수많은 가전제품에는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설명서가 첨부되어 있다. 사용할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잘못 사용했을 때는 어떻게 되는지, 고장이 나면 어디로 가야 하는 지 등 물건에 대해 소비자들이 스스로 준비해야 하는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에는 전화기와 충전기 외에는 별다른 설명서가 들어있지 않다. 전적으로 소비자의 역량과 소양에 맡기는 것이다.

아이들과 교사, 학부모,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 스마트폰 전문가가 될 수는 없다. 단지 적절하게 우리의 삶에 알맞은 만큼만 사용하는 지혜와 절제하는 자세만 갖는다면 스마트폰은 우리 삶에 편리함과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스마트폰이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다. 이에 깨끗한미디어를위한교사운동(이하 깨미동)이 ‘올바른 스마트폰 문화 운동’을 펼쳤다.
몇 세부터 스마트 기기를 접하는 것이 좋을까?

발달단계에서 알맞은 교육 방법이 있는 것처럼, 스마트 기기의 사용에도 적절한 나이가 있다.

사람 뇌의 약 80%를 차지하는 대뇌피질은 언어, 사고, 학습, 지혜의 중추 역할을 한다. 이 부위는 온갖 감각 기관을 통해 들어오는 자극들을 최종적으로 판단, 종합하고 처리해 그에 필요한 반응 명령을 내린다. 서울대 서유헌 교수는 “대뇌피질의 맨 앞쪽을 이루고 있는 전두엽은 인간의 종합적인 사고와 창의력, 판단력, 주의 집중력, 감정 등을 조절하는 가장 중요한 부위일 뿐만 아니라 인간성, 도덕성, 종교성 등 최고의 기능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아이의 발달단계에서 대뇌피질의 정상적인 발달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뇌는 단계별로 집중적으로 발달하는 영역이 있다. 때문에 그 시기에 적절한 교육이 수반되어야 잘 발달할 수 있다.

깨미동에서 발간한 책 ‘좋은 엄마가 스마트폰을 이긴다’에 따르면 스마트 기기는 최대한 늦은 나이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6세 이전까지 종합적인 사고를 담당하고 있는 전두엽이 활달하게 발달하고, 정서적 안정이 가장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스마트 기기는 시각과 청각에 관련된 뇌 부분을 강하게 자극할 뿐, 논리적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을 주도하는 전두엽에는 거의 자극을 주지 않는다.

“영, 유아기부터 스마트 기기에 빠지면 전두엽이 발달하지 못해 정보를 통합하는 사고력이 떨어진다. 또 뇌는 시기마다 집중적으로 발달하는 영역이 있는데 그때 한창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면 뇌가 발달할 기회를 놓쳐버린다.”

넘쳐나는 미디어와 콘텐츠의 홍수 속에 살면서 꼭 해야하는 다이어트가 있다. 바로 ‘미디어 다이어트’다. 과도한 미디어 사용을 스스로 절제하고 조절하는 문화 금식이다.

깨미동은 연령과 사용자에 따른 미디어 다이어트를 권한다.

유아와 초등학생들에게는 미디어 금식과 절제를 가르쳐야 한다. 인내하고 다양한 놀잇거리를 통해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방식의 다이어트가 아이들의 내적 성장을 돕는다. 중고등학생 이후로는 조절하며 효율적으로 미디어를 다루면서 그 안에 다양한 소통의 방법이 있음을 인지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없는 새로운 세계에서 자신의 삶을 건강하게 만드는 다이어트 방식이 적당하다. 절제와 선용이 모두 다이어트의 한 부분인 것이다.

미디어 다이어트에도 ‘요요 현상’이 일어나기는 마찬가지다. 깨미동은 “만약 부모나 교사의 권위로 미디어를 강제적으로 제한하면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미디어 사용을 줄이겠지만, 이후 누군가 미디어 사용을 제재하지 않는다면 아이들은 자발적인 절제와 조절 능력을 잃고 미디어를 탐닉하고 무절제하게 사용할 것”이라고 말한다. 부모는 무작정 자녀들의 손에서 미디어를 빼앗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절제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가르쳐 주어야만 아이들이 건강한 미디어 사용자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미디어 다이어트를 처음 시작할 때 너무 무리해서 실천하기보다는 환경과 상황에 맞게 적절히 실행해야 한다. 미디어 다이어트를 할 때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스마트폰이다. 구체적인 미디어 한 가지, 예를 들면 스마트폰에 대해 가족 모두가 다이어트를 시작한다. 여러 가지 유혹의 순간이 있을 때에는 간단히 할 수 있는 보드게임이나 독서, 다양한 활동을 제시하면 매우 효과적으로 미디어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다.

‘미디어 다이어트 데이’를 만들어 가족들과 실천해봐도 좋다. 하루 몇 시간 혹은 일주일에 하루, 한 달에 몇 번 등 가족 구성원들이 합의해 미디어 금식을 날이나 시간을 정해놓고 스마트폰, TV, 컴퓨터, 인터넷 등을 사용하지 않으면 된다. 남는 시간도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 어떻게 보낼지,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면 된다. 시간을 대체할 수 있는 바람직한 놀이나 대화, 독서, 운동, 여행 등 다양한 활동을 정하면 부모는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실패의 확률을 낮추기 위해 ‘미디어 다이어트 서약서’를 작성하는 방법도 있다. 미디어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매순간 느낄 수 있도록 미디어 다이어트 서약서를 집안 곳곳에 붙여두면 좋다.
학교와 연계하면 훨씬 더 효과적이다. 깨미동은 “사이버 폭력이 심각해지고 있는 학교 현장에서 스마트폰에 대한 염려와 고민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 미디어 다이어트는 미디어 활용에 대한 생각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스마트 교육, 스마트 기기가 무조건 좋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스마트 교육과 스마트 기기가 인간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서 밝혀진 연구사례는 아직 없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스마트 기기를 손에서 놓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소통의 부재, 애정 결핍에 따른 외로움을 도피하고자 스마트 기기에 집착하는 것은 아닐는지. 결국 모든 답은 ‘이해’와 ‘사랑’이 아닐까. 부모는 자녀 교육에 있어 먼저 자녀를 이해하고 사랑으로 보살핀다면 아이들은 더 이상 스마트 기기에 중독되지 않을 것이다. 성인간에도 서로 더 경청하고 양보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눈의 시선은 스마트 기기가 아닌 사람의 눈과 마음으로 옮겨가지 않을까. 21세기를 살아가는 인간은 살과의 전쟁과도 모자라 이제는 미디어 다이어트도 하는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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