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효성의 문화칼럼] 책임과 무책임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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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효성의 문화칼럼] 책임과 무책임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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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1.29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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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효성의 성지를 찾아서 (23)
▲ ⓒ방효성, SOUL & SPIRIT, 2013.

기자가 레이건 대통령에게 퇴임식에서 물었다. 대통령을 하시면서 제일 기뻤던 때가 언제였느냐고? 첫째는 대통령에 취임할 때였고, 둘째는 퇴임식을 할 때라고 말했다. 단면적으로 대통령이라는 책임에 대하여 자리의 중압감이 얼마나 큰지 알 수가 있는 말이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화두에 떠오르는 말은 금년에 있게 될 지방자치 단체장 선거에 따른 인물 이야기다. 사람의 명예욕을 자극하기도 하는 대표 선출은 당사자가 출마 의사를 밝히기도 하지만 선거전략에 의해 자의반 타의반 입에 오르내리는 사람들도 있다. 단체의 대표를 선출할 때 당선이 되면 온 힘을 바쳐 일하겠다는 일념으로 출마의 변을 말하기도 한다. 어려운 선거의 관문을 뚫고 당선되어 그 지위에 오르는 사람들은 그만한 보상을 받는다.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것과 지위에 따른 여러가지 권한이 부여되는 것이다. 큰 자리에 따라서는 신분이 상승하며 역할에 따라 막강한 힘을 휘두를 수가 있다.

반면 주어진 지위에서 그 역할을 잘 감당하지 못했을 때도덕적으로 법적으로 책임을 묻게 되며 권한이 크면 클 수록 잘못에 대한 책임 또한 비례하며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직무를 수행하면서 생길 수 있는 여러가지 잘못도 있지만, 비리에 연루되거나 과오를 범했을 때 책임자로 그것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묻게 된다. 좋은 자리로 영전되거나 후보가 되어 선출될 때 그 지위와 명예와 권한을 갖게 됨에 의해 책임의 막중함을 실감하지 못하기도 한다. 결국 모든 결과에 대한 평가는 그것을 수행한 책임을 맡은 당사자이다. 책임이란 사람에게만 있는 특별한 덕목이기도 하다. 책임이 없음이라는 말은 면책 또는 무책임이라고 한다. 우리 정서에는 무책임이라는 말은 부정적인 단어로 들리지만 무책임이란 것은 내려놓음 이라는 또 다른 말로 해석 할 수 있다.

잘못에 대하여 이야기하며 책임의 소재를 따질 때 책임이 없다라고 한다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이렇게 책임이 없다는 것이 좋은 것이다. 수고의 짐을 내려놓고 세상을 떠날 때 우리는 책임에서 해방되는 날이 그 날일 것이다.

탁월한 지도자의 대표적 인물인 모세는 책임론에 대하여 백성들이 범한 죄를 대신하여 여호와께 나아가 여짜오되 “주께서 기록한 책에서 내 이름을 지워버려 주옵소서”라며 무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얼마나 당당하고 멋진 책임자의 태도인가.

능력에 따라 맡겨진 책임을 누리며 책임에 책임을 지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한편 내려놓음으로 무책임의 미학으로 살아가는 것 또한 하나님의 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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