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대담] “‘거룩성 회복’으로 교회를 교회답게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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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대담] “‘거룩성 회복’으로 교회를 교회답게 합시다”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4.01.15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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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김경원 목사 / 서현교회

서로 반목하고 대립했던 지난해의 앙금들이 새해가 됐다고 시원스레 해결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새로움과 화합을 갈망하는 한국 교회와 성도들에게 새해 메시지를 주십시오.

특히 지난 해에 반목과 갈등이 심했던 것 같습니다. 갈등과 대립이 좁게는 개인은 물론 교회와 교단적으로도 그랬고 특히 교회연합기구에 있어서의 갈등과 분규가 많았던 해였습니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된 해여서 안타까운 마음이 더했습니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성도들과 목회자, 교계 지도자들 모두가 ‘금년에 달라져야 한다’는 소망을 갖고 있습니다. 이제는 연합과 일치로 가자는 바람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것은 요한복음 17장에 나오는 성경적인 원리이기도 합니다.

올해는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 모두가 하나가 되기를 바랍니다. 개 교회의 분규가 사라지고 한국 교회 전체적으로는 연합이 잘 되기를 바라고 기대합니다. 지난 해의 부정적인 모습, 그리고 같은 것을 되풀이하지 않는 2014년이 되기를 바라는 기대를 갖고 기도합시다. 성도들도 힘쓰고 기도하면서 함께 갑시다.

한국 교회가 외형적 성장과 기득권에 탐닉하면서 사회적 신뢰도가 추락했습니다. 이제 어떤 노력을 해도 교회에 대한 신뢰도는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까지 말하는 실정입니다. 이런 시대에 한국 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신뢰도가 하락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교회가 교회답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교회가 교회답지 못하고, 성도가 성도답지 못하고, 목회자가 목회자답지 못했기 때문에 그랬습니다. 그리고 사회가 교회에 바라는 기대가 충족되지 않음으로 인해 교회는 믿을 수 없는 존재가 돼버렸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가 바로 ‘목회자’ 문제입니다. 사회에서 교회를 바라볼 때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이 목회자인데, 목회자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면서 한국 교회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 하락으로 연결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도덕성의 문제입니다. 목회자로서의 거룩성을 상실했기 때문에 교회의 신뢰도가 하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교회만큼 사회를 섬기는 기관도 없고, 복지시설을 운영하거나 대북 지원에 있어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곳이 한국 교회인데도, 세상 사람들에게는 아직도 ‘교회는 이기적인 곳’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런 불신을 종식시키고 이미지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목회자의 거룩성을 회복하고, 교회가 나누고 섬기는 사역에 더 힘을 쏟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신뢰도가 하루아침에 회복되는 것은 아닙니다. 장기간을 내다보고 교회가 나누고 섬기는 기관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야 합니다.

한목협이 지난해 발표한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의식조사 보고서’를 바탕으로 한국 교회가 지향해야 할 본질에 대한 충실한 대안을 마련하고 제시해 나갈 것이라는 계획인 것으로 압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대안들이 제시될 수 있을까요?

문제는 교회가 복음의 본질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복음의 본질과 신앙생활의 목적’을 물은 결과 대답이 상당히 현세적으로 나타났습니다. ‘평안을 얻기 위해 교회에 간다’, ‘육신적인 복을 받기 위해 교회에 간다’는 대답이었습니다. 설문 결과 이런 대답이 10년 전에는 7%였는데 19%로 높아지고, 반대로 교회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영생을 얻기 위해’, ‘구원을 얻기 위해 교회에 간다’는 대답은 46%에서 32%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 교회가 가장 중요한 복음의 핵심과 본질을 놓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교인들의 신앙생활의 목적이 달라지자 목회자들의 메시지 또한 그것에 맞추어 현실적으로 바뀌더라는 것입니다. 목회자들의 메시지부터 새롭게 달라져야 합니다. 강단에서부터 교회의 본질을 새롭게 해야 합니다. 이것이 해결의 첫 단추입니다.

다른 하나는 미래적인 문제인데, 1900년 중반에서부터 한국 교회가 정점을 찍고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입니다. 한국 교회 전체나 개 교회를 볼 때도 확실히 양적으로 하락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그 중에 가장 큰 문제는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고 주일학교가 점점 약해진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장 큰 위기입니다. 앞으로 10년, 20년 뒤의 교회는 더 심각해 질 것입니다. 미래학자인 최윤식 박사도 바로 이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이 상태로 2020~30년대에 가면 큰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교회의 미래를 전망했습니다.

대안은 ‘주일학교를 살리는 것’입니다. 젊은이들에게 매력 없는 교회가 돼버린 것이 문제입니다. 주일학교가 쇠퇴하는 이유 중 하나는 어린이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기는 하지만, 교회 밖에서 그들을 끌어내는 요소가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한국 교회가 청년들에 대한 관심과 주일학교를 살리려는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이것이 미래를 내다보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기총 문제는 해가 거듭할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개혁에 대한 요구에 귀를 막고 오히려 그 폐쇄성이 더해가면서 총체적 위기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한기총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한기총은 그동안 한국 교회 보수 교단들을 대표하는 연합기구로서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한기총은 그렇지를 못합니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하나둘이 아닙니다. 저는 한기총의 문제를 새삼스럽게 지적하거나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그대로 두는 것이 오히려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이미 예장 합동과 고신, 합신총회가 한기총을 탈퇴한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한기총은 한국 교회 보수 교단들의 연합기구로서의 역할을 상실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풀거나 해결할 것 없이 한기총이 지금 그대로 가게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기총을 살리려고 하니까 자꾸 문제가 발생하고 많아지는 것입니다. 문제를 풀고 해결하려고 하니까 더 큰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한기총에 남아 있는 교단들이 운영하도록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한기총 뿐만 아니라 교회협조차 그 정체성을 잃고 개인과 집단의 이익에만 골몰한다는 지적입니다. 그리고 한기총의 이단 해제가 잇따르면서 제4의 기구 출범이 현실화되는 실정입니다. 제4 기구의 출범에 대한 목사님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예장 합동총회를 중심으로 보수 교단들이 연합기구를 만드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합니다. 이 기구는 한국 교회 전체의 대표성을 가진 연합기구는 되지 못합니다. 또 다른 하나의 보수 교단 연합체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오히려 제1의 연합기구로서 ‘교단장협의회’를 다시 가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공교회로서의 대표성을 가진 모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의 상황에서 한국 교회 전체를 아우르고 대표할 수 있는 기구는 교단장협의회가 바람직합니다. 지금 교단장협의회를 다시 가동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지만, 각 교단에서 총회장을 비롯해 대표성을 가진 분들이 참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그리고 한국교회연합이 합동총회를 영입하려고 하겠지만 쉽게 들어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교연이 지금 이 시점에서 탈바꿈을 하면서 새롭게 시작하는 입장에서 문호를 개방한다면 가능하겠지만, 이미 대표회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는 가입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한국 교회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연합기구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교단장협의회를 다시 가동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한목협에서 모임을 갖고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한기총과 교회협의 카운트 파트너로서의 교단장협의회가 존재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의견이 어떻게 조율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대와 계층 간의 갈등, 진보와 보수의 대립, 지역감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교회 또한 이런 갈등과 혼란을 부추기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는데요, 선거를 앞둔 교회,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교회, 특별히 목회자가 세속 정치에 참여하거나 선거에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목회자는 목회를 해야 합니다. 교회에는 다양한 구성원들이 있습니다. 교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기독교적 가치관을 가지고 세상 속에서 정치적인 역할을 하는 형태여야 합니다. 교회의 이름으로 성직자가 정치에 참여하려면 목회자로서의 옷을 벗어던져야 합니다. 성직자의 입장을 갖고 세속 정치에 참여해서는 안됩니다. 지지든지 반대든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역사 속에서도 친정부적이거나 반정부적인 교회들이 있었지만 교회의 이름으로 해야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개인이, 시민단체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교회는 기독교적인 가치관을 지닌 사람을 어떻게 선출할 것인지에 관심을 갖고 기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사회의 그늘진 곳을 밝히고, 교회의 건강성 회복을 위해 일해 온 한목협에 대한 한국 교회 목회자들과 성도들의 기대가 큽니다. 올해 한목협의 사업 계획들에 대해 이야기해 주시죠.

한목협의 사역 중 ‘한국 교회 연합과 일치운동’, ‘교회와 목회자의 갱신운동’, ‘섬김의 사역운동’ 등 3가지는 지금까지 해왔고 올해도 계속해서 추진할 사역입니다. 목회자들이 바로 서야 한국 교회가 바로 서고, 한국 교회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원리 하에 목회자들의 거룩성 회복운동을 전개하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디아코니아 사역으로서는 매년 연말 실시하는 소외된 이웃을 섬기는 일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것입니다.

그리고 1년에 네 차례 대화마당을 실시하는데, 금년에 강조돼야 할 것이 목회자들의 갱신운동입니다. 어떻게 해야 목회자들이 거룩성과 도덕성을 회복할 수 있겠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다룰 예정입니다. 또 하나는 연합과 일치를 위해서 부지런히 일할 것입니다. 지난 해 갈등의 골이 깊었던 연합과 일치의 문제를 가지고 어떻게 하면 한국 교회를 하나로 묶어 낼 수 있을 것인가를 고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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