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르포] 새해가 든든한 이유, 구했기에… 찾았기에… 두드렸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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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르포] 새해가 든든한 이유, 구했기에… 찾았기에… 두드렸기에…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4.01.03 1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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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강남금식기도원에서 맞는 2014년 첫 날 이야기

▲ 경기도 청평에 위치한 강남금식기도원에는 연초부터 기도원에 찾아 부르짖으며 기도하는 크리스천이 많았다. 금식하며 혹은 모든 것을 뒤로한 채 기도원에 올라 기도하는 건, 그만큼 새해에는 새로운 삶을 온전히 주님께 드리고자 함이 아닐까.

매년 연말•연초마다 기도원에 오르는 목회자부터
첫 발걸음 뗀 초신자 성도까지 다양한 기도원 사람들,
마음은 모두 한 곳, 한 분을 향해 부르짖는다.


산 너머로 빛이 솟는다. 기지개를 펴듯 힘차게 뻗는 빛줄기가 새해의 아침을 알린다. 소복히 쌓인 눈 사이에 난 길을 따라 예배당 입구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경기도 가평군 청평에 위치한 강남금식기도원(원장:김성광 목사). 베데스다 대성전에는 새해를 기도로 준비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딸 아이를 데리고 온 어느 아버지, 손녀와 함께 온 할머니, 할아버지, 신혼부부 등 얼굴에는 희망이 가득 묻어난다. 지난 겨울, 수능을 마치고 기도원에 오른 학생들도 많았다.

“기도하기 시작하면 좋은 일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도우시고 우리를 승리하게 하시기 때문입니다.”

예배 후 대성전 한 편에서 강남금식기도원 원장 김성광 목사는 기도원에 오른 크리스천들에게 손을 얹고 하나님의 은혜를 권면하며 안수하기 시작했다. 새해 가득 소망을 적어낸 성도들의 기도편지를 꼼꼼히 들여다보며 안수하는 김 목사 앞에 어느새 줄이 길게 세워졌다.

온전한 예배를 위해
용인에 사는 김철수(34), 이효진(32) 부부는 처음으로 함께 기도원을 찾았다. 휴가를 내어 이틀간 기도원에 묵으며 기도하러 왔다. 부부의 기도제목은 ‘새해 가정예배 회복’이었다. 김 씨는 “결혼 후 평일에도 가정예배를 드리길 원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하지 못했다”며 “지난 삶을 회개하고 올해부터는 아내와 함께 꼼꼼히 가정예배를 드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목회를 준비하기에 앞서 기도원에 오른 목회자들도 많았다. 지방에서 목회한다는 한 목사는 “새해 목회에 있어 비전을 구하고자 기도원에 올랐다”며 소도시 지방목회의 부흥을 소망했다.

매 해마다 새해를 기도로 준비하는 목회자도 있었다. 매년 연말이면 기도원을 찾는다는 화성영광교회 최기용 목사는 새로운 마음으로 목회에 임하고자 7일 금식 기도를 드렸다. “성령 충만으로 무장해 양을 잘 먹이는 목자가 되고 싶습니다.” 목이 쉬고 지친 기색도 보였지만 최기용 목사의 눈빛만큼은 생기가 가득했다.

주의 뜻이 삶 속에서 이뤄지기를
“하나님과의 관계를 온전히 회복하고 싶어 기도원에 왔습니다.”

세상 속에서 얼마나 지치게 살았던걸까, 싶을 정도로 행색이 남루했던 한 청년은 자칭 성경 속 탕자였다. 다니던 교회에서 한 형제와 다퉈 2년간 교회를 다니지 않았다는 그 청년은 마음이 불편해 그동안 한 번도 예배를 드리지 않았다고 했다. 생활은 점점 망가져갔고 결국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했을 때, 그는 십자가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삶을 다잡고자 기도원에 오르고자 했지만 핑계거리가 자꾸 발목을 잡았다. “작정하고 기도원에 올랐습니다. 한 달 동안 묵으며 오로지 기도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금식기도도 겸하며 새해 새로운 삶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다시 교회에 출석하고 예배를 열심히 드려 하나님과의 관계를 정말정말 회복하고 싶습니다.”

5살 하원이와 2살 예원이를 데리고 유아실에서 예배를 드리는 최예진 씨는 예수님을 안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어머니를 따라 처음 기도원에 오른 그는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최 씨는 신실한 신앙을 가진 어머니와 달리 초신자인 자신을 위해 기도하고자 기도원에 올랐다. 새해에는 성숙한 신앙으로 자녀들을 말씀으로 양육하고 교회에 헌신도 소망한단다.

기도하니 두려움 없네
핑크색 무릎담요를 덮고 열심히 설교를 듣던 동명여고 김은정 양. 딱 봐도 예비 고3으로 보이는 김은정 양은 혼자 기도원을 찾았다. 새해를 맞이할 때 연말, 연초로 기도원을 찾았던 할머니가 계셨기에 기도원에 오르는 게 익숙하다는 은정 양은 “진심으로 기도하고 노력하면 못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올해는 수능을 준비하는 만큼 더 구체적인 기도제목을 가지고 기도원에 오른 김 양은 “이제 남은 일은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라고.

목동에서 온 김요셉 목사는 30년 목회생활을 타지에서 한 베테랑 선교사다.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을 결단과 각오로 기도원에 올랐다고 전했다. 그동안 하나님이 계획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부질없이 느껴졌단다.

“주님이 계획하신 뜻을 구하고, 남은 여생은 주님의 길을 걸을 수 있는 기쁨을 찾고 싶어 기도원에 올랐습니다. 이전과 똑같은 삶이 아닌 주님의 계획을 응답받고 싶습니다.”

김요셉 목사는 기도원에 오기까지 참 많은 시간이 걸렸다. 결단하는 마음은 먹었지만 쉽게 기도원에 올 수는 없었다. 자꾸만 일이 생겨 기도원에 오를 수 없었던 것.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생각에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강남금식기도원에 왔습니다. 새해부터는 주님의 뜻대로 살고자 결심하려 이곳에 오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기도원에 왔습니다. 엎드려 기도하며 주님의 뜻에 순종하는 시간으로 채우고 또 채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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