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인간성 치유, 교회가 나서야
상태바
병든 인간성 치유, 교회가 나서야
  • 승인 2003.03.0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2월 18일 대구 지하철 방화참사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됐다.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족과 부상자 그리고 충격에 휩싸여 있는 대구시민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있으시길 기도드린다. 이제 온 국민이 대구의 아픔을 함께 나눌 때이다.

전국 교회들은 주일예배를 통해 비극의 불씨를 안고 있는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 둔감했던 죄와 이같은 사고들을 예방하고 치유하지 못한 죄를 회개하자는 내용의 메세지를 선포하고 있어 앞으로 교회의 ‘사회적 사명’에 무게가 실릴 것 같다.

이번 참사는 우리사회에 팽배한 ‘안전’보다는 ‘속도’, ‘질적내용’보다는 ‘양적결과’를 더 중요시 해온 압축성장의 풍조를 잘 반영하고 있다. 즉 한국인의 개발 조급성, 외형적 과시성, 안정불감증이 종합적으로 재연된 사건이라는 말이다.

이번 사건의 원인과 전개과정을 보면, 엄청난 피해는 결국 고질적인 인명경시풍조, 안전불감증이 부른 관재였다. 지하철 공사측의 안일한 대응때문에 피해가 엄청나게 확산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국내 지하철 전동차량의 재질이 수출품에 비해 내연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나 이미 감사원에서 대구지하철의 역사 환기기능에 대한 문제점 지적이 있었는데도 방치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으니 참사가 오래전부터 예견된 상태였다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전동차 운전 및 전력사령실 근무자들은 CCTV를 통해 화재사실을 알았으면서도 반대편 차선 전동차의 진입을 허용했으니 참으로 어처구니 없다. 평소 재난대비책은 전혀 없었던 셈이다.

또 한가지, 이번 사건은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한 개인의 정신착란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소위 무동기 범행 예방책이 절실히 요청된다고 하겠다.

이런 유형의 사람은 대개 정신질환자이거나 인격장애인이다. 이들은 평소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떤 계기가 주어지면 사소한 일에도 끔직한 폭발을 한다. 그밖에 유형은 설움과 원한에 찬 사람들의 복수극이다.

10여년전 여의도 광장에서 자전거들을 향해 자동차가 질주한 사건은 돈없는 설움에서 비롯됐고 대구 나이트클럽 방화사건은 자기를 무시한데 대한 앙갚음이었다. 이번 방화는 신병과 장애로 인한 자포자기형 동반자살을 기도한 사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사건은 인격장애인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그것이 이같은 ‘류’의 범죄를 예방하는 치유책이라 보기 때문이다. 아울러 부모들은 자녀의 인성교육을 제대로 시켜야 하며 교회는 비뚤어져가는 인간치유를 위해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