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곡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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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곡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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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2.18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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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일 목사 (동네작은교회)

2000년 교회의 역사는 시대의 굴곡과 함께 하는 역사였다. 교회는 하나님의 나라를 보여주는 지표이면서도 동시에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메세지를 담는 도구였다. 그렇기에 교회는 늘 역사와 시대 속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보여주는 소명을 감당해야 할 책임과 사명을 가진 공동체로 존재해 왔다.

하지만 교회는 상황과 현장 속에서 존재하기 때문에 이땅의 한계와 문제점에서 온전히 자유로울 수 없었다. 권력의 시녀로 타락하기도 했고 자본의 유혹에 빠지기도 했다. 사역자들의 타락과 교회행정의 무능, 물질주의에 사로잡현던 과거의 부끄러운 모습들은 종종 재현되고 반복되기도 했다.

그러나 하나님의 영이신 성령께서는 교회를 교회로 회복 시키시고 시대마다 교회가 하나님의 나라를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하시기 위해 개혁과 갱신, 부흥의 기회를 주시며 본질적 회복의 은혜를 베푸셨다. 그래서 이천년 교회의 역사는 연약한 죄인의 무리들이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교회로 세워지고 그분의 나라를 가시화 하는 지표로 여전히 쓰임받고 있는 것이다.

이제 한국교회는 지나온 교회역사의 현장을 뒤돌아보며 오늘 우리 자신이 직면하고 있는 교회의 타락과 죄악 그리고 변혁의 주체로서의 무능과 게으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대를 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무리 우리끼리 괜찮다고 자위하고 그래도 잘하는게 있지 않냐고 우겨대 봤자 별 수 없는 천덕꾸러기로 사회와 시대로 부터 지적을 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세상이 우리를 무어라고 여기는 것과 상관없이 조국교회는 그 자체 내에서 이미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총체적으로 타락해 있다.

교단장 선거에서 부터 각종 연합단체의 리더십 선출에 이르기까지 영적 권위와 거룩함 보다는 돈과 이권사업이 목적이 되었고 도를 넘어선 명예욕과 정치적 야망으로 어지럽혀 있다. 교회의 성장을 교세확장과 각종 물질주의적 야망을 이루는 것으로 치환하여 성도들을 거짓된 신앙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런 타락은 성도수 감소와 영향력 상실 그리고 깊은 영적 침체로 가라앉고 있는 실정이다.

법궤를 빼앗긴 이스라엘 성도와 다를 바가 무엇일까? 살아계신 하나님을 우상덩어리 기복신앙의 아이콘으로 섬길 때 하나님은 기꺼이 이방나라로 붙들려 가버리신 것을 성경은 우리에게 보여준다. 한국교회에 아직 하나님이 계시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가? 아직 우리에게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으로 일어설 사람들이 있는가?

우리에게는 사울의 갑옷도, 고깃덩어리에 눈이 먼 엘리의 두 아들들도 필요치 않다. 절기와 정결의식, 선민사상은 하나님의 나라를 드러내기엔 터무니 없이 부족한다. 대통령의 지지와 경제적 풍요가 교회를 든든히 세우는 게 아니다. 장자교단, 대형교회, 폭발적 성장이 하나님의 나라 지표가 아니다. 한국교회가 아직도 이런 것으로 자기 정체성을 만들어가려는 시도를 지속하는 한 불행히도 한국교회 안에서 하나님은 더이상 계시지 않을 것이다.

타락의 밑바닥 그 어디에서도 소망을 발견할 수 없는 구약의 이스라엘 보다 더 시궁창 같은 한국교회는 이제 심판대에 불려질 날만 기다리는 죄인의 모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래도 아버지의 긍휼과 용서라는 실낱같은 소망을 보고 싶다면 이제 당신과 나는 굵은 베웃을 꺼내 입어야 한다. 재를 뒤집어 써야 한다. 금식을 선포하고 땅바닥에 엎드려 통곡과 절규로 회개해야 한다.

그럴 수 있겠는가? 그럴 사람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 더 큰 절망일 뿐이다. 2013년 연말… 우리는 그렇게 이 쓸쓸한 성탄의 절기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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