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신학은 자연과학 껴안는 포괄적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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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신학은 자연과학 껴안는 포괄적 진리”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3.10.21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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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론vs진화론의 이념적 분쟁 넘어서 ‘창조의 목적’ 기억해야
생태학적 위기 속 한국교회에  창조세계의 ‘청지기’로서 사명 요청

종교 다원주의와 진화론의 문제는 더 이상 한 지역과 민족의 문제가 아닌, 인류 전체의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돼 가고 있다. 또한 인본주의적인 흐름이 사회 속에 만연한 가운데 다양한 과거의 신학적 경향들에 대한 비판적인 고찰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70억 이상의 인구증가, 지구온난화, 자원의 고갈 등으로 생태적 위기가 심각해져 가고 있으며 이를 하나님의 창조질서 가운데 창조신학적 관점으로 성경적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인식 가운데 한국복음주의신학회(회장:성주진)는 제62차 정기논문발표회 및 제4차 국제학술대회를 ‘창조신학과 교회의 사명’이라는 주제로 10월 18일부터 19일까지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양평캠퍼스에서 개최했다.

▲ 한국복음주의신학회는 지난 18∼19일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에서 ‘창조신학과 교회의 사명’을 주제로 제4차 국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창조신학을 바탕으로 실제적인 성경의 진리가 자연과학의 진리를 껴안는 포괄적인 진리임이 강조됐다. 아울러 생태학적 위기 속에 하나님이 맡긴 창조세계를 지켜가는 ‘청지기’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 한국 교회의 사명이자 과제로 제시됐다.

창조신학은 자연과학을 껴안는 포괄적 진리

많은 이들은 창조론을 대할 때 흔히 자연과학은 창조신학에 대치되거나 어울리지 않는 주제라고 여기는 오류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참된 과학과 자연의 진리는 모두 하나님의 진리에 속한 영역이므로 결코 대립되지 않는다는 것이 창조 신학자들의 관점이다.

미국 웨스터민스터신학교 릴백 교수는 “참된 과학과 참된 계시 해석은 모든 진리가 하나님의 진리이므로 결코 대립되지 않는다”면서 “‘성경적인 전제적 창조론’의 관점에서는 하나님의 진리 안에서 진리를 추구하기 위한 모든 데이터는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공룡의 존재’를 둘러싼 진화론과 창조론의 다양한 논쟁을 연구, 발표한 릴백 교수는 “하나님은 우주 전체의 창조주로서 생명의 기원, 창조, 지적 설계, 유신론적 진화와 같은 다양한 이론들은 하나님의 전능한 뜻 아래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공룡’의 존재에 대한 성경적인 전제적 창조론의 입장으로 “공룡의 존재와 멸종은 성경적 세계관을 타협하거나 약화시키는 것이 절대 아니며 크리스천으로 하여금 과학 일반 또는 고생물학을 과학적으로 진실하게 탐구하는 것을 가로막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진화’는 난공불락의 과학적 사실일까, 아니면 비판과 검증을 받아야 하는 하나의 이론일까.

릴백 교수는 “많은 진화론자들은 생명의 기원에 대한 질문에 대해 진화 외에 다른 어떠한 접근을 고려하기를 거부한다. 하지만 진화는 과학적 이론으로는 보편적으로 인정되지만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진 ‘사실’은 결코 아니”라고 일축했다.

끝으로 그는 “진화론자들이 오직 물질주의적 진화만을 주장할 때 그들은 더 이상 과학자로서 역할을 하지 않으며 편파적인 철학자가 된다”며 “그러나 모든 진리에 열린 자세를 갖는 것이 성경적인 전제적 창조론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창조세계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돌봄’ 필요하다

창조론의 관점에서 창조세계의 주권은 전적으로 창조주이신 하나님께 달려있다. 특히 창세기에서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는 하나님의 명령은 창조세계에 대한 ‘돌봄’이 인간에게 맡겨진 역할임을 강조한다.

일본 도쿄신학대 고바야시 교수는 “하나님은 자신의 형상과 모양으로 지음받은 인간에게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는 문화적 명령, 즉 피조물 돌봄의 역할을 부여하셨다”며 “그러므로 인간은 하나님이 주신 생태와 환경에 감사하고 돌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하나님은 에덴동산의 소유자이며 인간은 책임있는 돌봄 수여자의 역할을 맡는다”면서 “인간은 그 동산을 지배하고 돌볼 특권을 가지며 모든 자연만물과 가축들, 공중의 새들과 들판의 짐승들이 인간의 돌봄 하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땅과 물에 대한 적절한 돌봄을 통해 하나님으로 오는 하사품이 땅의 소산”이라며 “생태에 대한 적절한 돌봄은 하나님으로부터 선물일 뿐만 아니라 인간의 책임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오늘날 환경 위기와 관련해 그는 “우리가 곧 인간의 잘못으로 인한 물의 혼탁함과 오염 등을 직면하고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창조의 선물을 부단히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깨끗한 물이 없이는 우리의 추수물도 원치 않는 내용물로 오염될 것”이라며 주의를 촉구했다.

캐나다 리디머대 바들로메오 교수도 “인간은 하나님의 선물로서 축복된 피조물이며 탁월한 세상도 결국 하나님으로부터 창조된 것”이라며 “창조주 하나님은 세상의 자율성을 어느 정도 인정한 관계 가운데 세상을 창조하셨으며 이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선물인 동시에 조건적 자유로서 거두어 가실 수도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념적 분쟁 넘어서 ‘창조의 목적’ 기억해야

창조론과 진화론의 분쟁이 한국 교회에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창조의 방법과 내용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하나님이 세상과 사람을 창조한 ‘목적’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화란 캄펜신학대 크바켈 교수는 창세기 1장을 비롯한 창조 신학 본문을 시편 104편과 연관해 연구하고 창조의 목적이 ‘오직 하나님께 영광’에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편의 목적은 주님이 자신의 위대함 때문에 찬양받으실 것이라는 점”이라며 “이 위대함은 역사의 시작에 드러나며 확실히 사랑스런 돌봄에서 그가 현재의 자신의 피조물들을 공급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창조신학에 있어 우리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하나님은 찬양받기 위해 피조물인 세상과 인간을 창조했다는 것”이라며 “성경은 하나님을 창조주로 찬양할 수 있는 인간의 제한된 지식으로 필요한 것만을 말할 뿐이며 거기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창조론과 진화론 논쟁에만 빠진다면 성경이 말하려고 하는 본질은 늘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면서 “논쟁을 보기보다는 성경이 말하는 핵심적인 내용을 붙드는 것이 본래의 창조론의 목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조세계에 대한 관점으로 크바켈 교수는 “핵문제, 지구온난화 등 창조세계를 파괴하는 행위를 조심히 다뤄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피조물 자체가 찬양받아야 하는 관점을 버려야 한다”며 “창조는 창조 그 자체가 존경받거나 찬양돼야 하는 것은 아니며 하나님이 찬양 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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