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으로 돌아가 뜨겁게 기도할 때, 한국교회에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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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으로 돌아가 뜨겁게 기도할 때, 한국교회에 희망이 있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3.10.2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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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오후 서울 목동 CBS 기독교방송 스튜디오에서 4개 교단 신임총회장들이 모여 앞으로의 비전과 쟁점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장종현 목사(예장 백석 총회장), 김동엽 목사(예장 통합 총회장), 사회자 김응교 교수(숙명여대), 주준태 목사(예장 고신 총회장), 박동일 목사(기장 총회장).

‘CBS 크리스천 나우’ 4대 장로교단 신임 총회장 좌담회

세습방지법 어떻게 보나
통합 ‘사유화’ 안 된다는 관점에서 적극 결의
백석 영적으로 준비된 사람이냐 먼저 따져야
고신 세습은 정치적 문제, 신학적 연구 시작
기장 ‘공공성’ 회복차원 세습방지 반드시 필요

WCC 총회에 대한 생각은
통합 새벽기도 등 한국교회 영성 보여줄 기회
백석 비난보다 그들 위해 기도해야 진정한 보수
고신 WCC 이단 아냐... 분열하는 모습은 안 돼
기장 WCC는 하나님의 정의를 위해 생겨난 기구

지난 9월, 장로교단 총회가 끝나고 각 교단별로 새로운 리더십을 세웠다. 교회의 신뢰 하락에 대해 걱정하며 하나님 앞에 부끄러움 없고, 세상을 향해 올곧은 믿음의 소리를 내기 위해 기도했던 각 교단들은 은혜 가운데 산적한 안건을 처리하면서 새 회기를 시작했다.

새롭게 세워진 총회장과 함께 앞으로 1년, 한국 교회 회복과 부흥을 위해 헌신할 4대 장로교단 총회장들이 지난 10일 목동 CBS 기독교방송 스튜디오에 모였다. 지난 12일 방송된 ‘크리스천 나우’ 신임총회장 좌담회에 참석한 예장 백석 장종현 총회장과 통합 김동엽 총회장, 고신 주준태 총회장, 기장 박동일 총회장 등 4명은 ‘복음’을 핵심가치로 교회를 바로 세우고 사회로부터 칭찬받는 공공성 확보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4개 교단 신임총회장들에게서 각 교단의 비전과 현안, 그리고 교회 앞에 닥친 당면 과제에 대한 해법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참석자
사회:김응교 교수(숙명여대), 예장 백석 총회장 장종현 목사, 예장 통합 총회장 김동엽 목사
예장 고신 총회장 주준태 목사, 기독교장로회 총회장 박동일 목사

사회자 = 지난 9월이죠. 장로교단 총회들이 일제히 마무리됐습니다. 여러 주제 가운데 총회들을 열었는데, 총회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또 새 회기를 어떻게 이끌어 가실지 먼저 말씀 듣고 싶습니다.

▲ 김동엽 목사(예장 통합 총회장)
김동엽 = 98회 총회는 전적으로 하나님이 이끄신 총회였습니다. 하나님의 은혜 속에서 전 회원이 협력한 가운데 총회를 순조롭게 마쳤습니다. 통합의 이번 총회 주제는 ‘그리스도인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모두가 실천하는 가운데 기독교 위상을 세우고 복음을 전하는 아름다운 기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주준태 = 개혁주의라고 하는 것은 종교개혁 이후 그리스도 중심, 복음중심의 신학노선을 일컫습니다. 개혁주의 교회가 줄곧 지향해 온 것은 복음의 길이죠. ‘복음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이번 총회의 기치였어요. 우리는 핵심가치를 복음적 신앙과 복음적 삶의 회복으로 정했습니다. 63년을 맞은 우리 교단은 3세대로 접어들면서 중견 교단이 됐습니다. 30년 단위로 제1세대는 고신교회의 설립기였습니다. 제2세대인 다음 30년은 고신교회의 성장기면서 동시에 혼란의 시기였습니다. 이 과정 중에 상호 불신이나 이익의 충돌도 있었어요. 그러나 3세대로 접어들면서 이제는 한마음으로 지지하고 상생하는 길을 복음 안에서 찾아보자는 마음으로 올해 표제는 ‘복음의 길, 3세대의 따뜻한 동행’이라고 정했습니다.

▲ 장종현 목사(예장 백석 총회장)
장종현 = 우리 백석 총회는 한마디로 감사의 축제였습니다. 그 어렵다는 교단 통합을 이뤘고, 그것도 전 회원이 기도하고 합심해서 이뤄낸 일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큽니다. 아시다시피 지금 한국 교회는 너무 많은 교파가 난립하고 있고 신학과 교리의 명분을 앞세워 분열되어 있습니다. 사실 오늘날 일어나는 분열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분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하나 됨’이라는 주님의 명령에 따른 이번 우리 교단 총회야말로 감사와 화합의 총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회기 동안 통합된 교단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작은 교회들도 힘을 내어 목회에 정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는 일이 가장 중점적인 사업이 될 것 같습니다. 백석 총회의 이번 회기 주제처럼 ‘믿음으로 하나 되어 승리하는 총회’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과제겠지요.

사회자 = 교단 총회에서 많은 안건들을 다뤘습니다만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안건이 바로 ‘세습방지법’인데요, 이에 대한 각 교단의 입장을 듣고 싶습니다.

주준태 = 교회를 섬길 때 대를 이어 섬기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죠. 그런데 일부에서 나타나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신학적 문제라기보다 정치적 문제라고 보는데요, 자그마한 부작용이 있다고 세습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어서 대형교단들이 결정한 것일 텐데 일단 우리 고신은 신학교 교수들에게 성경적으로 연구하라고 했고요, 보수적인 교단이니까 이 문제를 천천히 결정하려고 합니다.

장종현 = 우리 백석총회에서는 세습 관련 헌의가 없어서 다루지는 않았습니다. 아직까지 세습으로 인한 부작용이나 문제가 내부에서 전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저 개인적으로는 세습을 막고자 법까지 제정하는 한국 교회의 현실이 참 마음 아픕니다. 목회는 하나님이 주신 귀한 사명이고 자녀들도 이 귀한 사역에 동참하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사실 ‘목회세습’이란 용어도 잘못 사용된 것이라고 봅니다.‘건강한 목회 승계’가 바른 개념이지요. 교회가 영적 지도자인 담임 목사를 청빙할 때, 담임목사 자녀니 무조건 된다는 특혜나, 담임목사 자녀니 무조건 안 된다는 차별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지금 한국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세습 논란의 본질은 목사가 인간적인 욕심으로 교회를 좌우하려는데 있습니다. 후임자가 자식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가 영적으로 준비된 지도자냐 아니냐의 관점으로 보아야 합니다. 결국 세습의 문제는 사회적 여론에 떠밀려 처리할 것이 아니라, 더 신중하게 논의하고 기도하며 다뤄야할 일이라고 봅니다.

박동일 = 감리교에 이어 통합과 기장이 올해 이 법을 통과시켰는데, 저는 아주 잘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습은 대형교회들에 의해서 생겨난 문제입니다. 교회가 하나님의 거룩한 공교회라는 공공성을 무너뜨리는 것이 바로 세습입니다. 한국 교회가 사회로부터 존경받고 인정받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공공성의 회복, 거룩성의 회복이 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런 점에서 세습을 금지하는 법은 필요합니다.

김동엽 = 교회 대물림의 근본적인 취지는 교회는 하나님의 것이기에 결코 사유화 되서는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 문제를 보고 싶습니다. 우리 교단에서는 헌의안이 제출됐고, 초미의 관심사였어요. 사회에서도 결과에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마지막 날 다뤘는데 총대들의 간절한 기대와 염원 속에서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 안에서 현명하게 결정됐다고 봅니다.

사회자 = 이번 달에 부산에서 WCC 세계교회협의회 제10차 총회가 열립니다. 특별히 예장 통합과 기장은 회원교단이기도 하고, WCC에 반대하는 보수교단 총회장님도 계신데 WCC 총회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 박동일 목사(기독교장로회 총회장)
박동일 = WCC에 대한 여러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만, 단지 생각으로 판단하면 문제가 풀리지 않습니다. 신학적이거나 신앙적으로 정확하게 연구할 때 오해가 풀릴 수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후 다시는 이 땅에 이와 같은 비극이 없도록 교회가 나서자는 정신으로 시작된 WCC는 하나님의 정의를 세우고, 하나님의 사랑을 세우기 위해 태동했습니다. 교회의 일치, 봉사, 공동증언이라는 3대 목표로 탄생하게 됐죠. 이번 부산총회를 통해 한국 교회뿐만 아니라 세계 교회가 무엇을 할 것인가 논의하는 장이 될 것입니다. 모두 합력하여 선을 이루고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시간이 되길 기대합니다.

김동엽 = 128년 짧은 역사 속에서 WCC 총회를 한국에서 개최하게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WCC는 용공도 아니고 종교다원주의를 주장하지도 않습니다. WCC는 성경공부와 예배가 중심인 연합기관이에요. 특히 이번 총회에서는 한국 교회의 새벽기도와 통성기도를 보여주게 됩니다. 이 기도운동에 많은 분들이 동참할 때 세계 복음화가 앞당겨지고 열매맺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또 63년 째 분단 상태에 있는 한국의 아픔을 전 세계인들과 나누고 통일을 향한 염원을 나누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WCC 총회가 끝나면 한국과 한국 교회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고, 세계와 협력도 더 깊어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주준태 목사(예장 고신 총회장)
주준태 = WCC에 대해서 오해도 있을 것이고 진실도 있겠죠. 그래도 우리는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보수 교단 대부분이 지적하는 것처럼 성경과 그리스도에 대해 전통 교회가 가르치고 있는 진리를 부정하고 있다는 우려가 여전합니다. 그러나 부산에서 열리는 총회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WCC가 이단이 아닌데 우리가 총회까지 반대하고 이로 인해 교회가 분열하는 모습으로 비쳐져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큰 회의에 있어서는 극단적인 측면이 있을 수 있고 그것(보수의 우려)이 균형을 잡아준다고 생각합니다.

장종현 = 우리 백석총회는 개인적 참여를 허락하고 있어서 저 역시 개인적으로 그동안 활동해왔습니다. 그런데 준비과정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운 것은‘귀를 닫고 눈을 감고’무조건 반대만 하는 교회들의 모습이었습니다. 교파와 교리가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반대하고 정죄하는 것은 개혁주의도 보수도 아닙니다. 진정한 보수는 성경대로 사는 것이지요. 삼위일체를 부정하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고백하는 교회의 연합운동이라면 함께 예배하고 교제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WCC가 하나님의 뜻에 맞게 행하도록, 혹시 다른 것이 있다면 바른 길로 인도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걱정되는 분들은 저와 함께 기도해주시고, 세계적인 축제가 잘 마무리 되도록 준비하시는 분들도 열심을 다하시길 바랍니다.

사회자 = 한국 교회가 참 많은 봉사활동으로 섬기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교회 신뢰도는 계속 낮아지고 있고 교인수도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교회의 위기를 알리는 신호탄이 터진 것 같아서 걱정 되는데, 한국 교회가 이 위기를 극복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에 어떤 것이 있을까요?

김동엽 = ‘고수미음, 독목불림(高樹靡陰 獨木不林)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위로만 크는 나무는 그늘을 만들지 못하고, 홀로 우뚝 서있는 나무는 숲을 이루지 못한다는 뜻이에요. 숲에는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기독교도 좋은 면이 있고 잘못한 면이 있을 텐데, 긍정적 보도보다는 부정적인 보도로 인해서 한국 교회가 오해받는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 교단은 신뢰를 회복하는 방법으로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이 한국 교회 위상을 높이고 성장의 열매를 맺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주준태 = 한국 교회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두 말할 것 없이 우리 신자들이 복음에 합당한 삶을 사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복음대로 산다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겠죠. 개인의 경건생활, 건강한 교회생활에 힘을 쏟아야 합니다. 온 가정이 함께 하는 가정예배로 신앙의 명가를 세우는 교회의 보완장치가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사회봉사도 적극 실행해야겠죠. 나아가 평화와 통일, 개혁주의 세계교회 건설을 위해서도 헌신해야 합니다. 이런 일들을 실천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종현 = 교육현장에 오래 있어 왔고, 신학교를 세운 사람으로서 제가 느끼는 우려는 상당합니다. 서구 신학이 밀려들어 오면서 사명자를 배출하는 신학교가 성경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간절한 기도 없이 학문과 지성의 틀에 말씀을 가두고 말았습니다.30~40년 전만해도 대부분의 신학교는 무인가였습니다. 그래도 교회는 뜨거웠고, 모두 개척의 길로 나섰어요. 그런데 지금은 영성보다 지식에 몰입한 신학자들이 가르치다보니 신학교육이 목회현장과 동떨어지고 선교 열정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목회자가 하나님 앞에 바로 서지 않고는 성도들을 믿음으로 세울 수 없습니다. 영성 깊은 목회자를 배출하는 것은 신학교의 몫이에요. 그래서 저는 지금 한국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가 ‘신학교’의 문제에서 비롯됐고, 신학교의 문제는 신학자들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봅니다. 결국 학교를 세운 설립자나 혹은 운영자가 어떠한 결단과 각오를 가지고 교육에 임하느냐에 따라 신학교육의 미래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우리 학교는 열흘을 금식하고 신앙고백서를 제출해야 교수가 될 수 있고, 신학생들도 2주간 영성훈련을 받고서 학기를 시작합니다. 이런 작은 변화가 한국 교회의 미래 강단을 변화시키고, 교회를 건강하게 세울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또 기도하는 한국 교회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교회마다 세우는 연수원이나 수양관이 없어지고 기도원을 세워 더 뜨겁게 무릎을 꿇어야 합니다. 기도로 변화하는 한국 교회가 되길 소망합니다.

박동일 = 종교 암흑시대에 개혁을 단행했던 장로교회의 정신은 ‘개혁된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굳어지지 않고 폐쇄되지 않고 항상 새롭게 변화되는 교회가 개혁교회의 원리입니다. 우리 개혁교회의 가장 큰 교단을 이루고 있는 장로교회가 세상에 비쳐진 모습은 부정적입니다. 금권 타락선거, 재정 투명성, 세습의 부정적 보도 등을 보면서 일반 국민들은 깊이 알지 못하고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되죠.
안타깝게도 목회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목회자들이 먼저 윤리를 회복하고 앞선 신앙 선배들이 가진 전통, 의료와 복지, 교육, 민주화, 독립운동 등등에 나섰던 기독교의 아름다운 전통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런 아름다운 모습이 교회를 부흥으로 이끌었어요. 부흥의 원동력을 상실하고 있는 지금, 하나님의 의를 이루고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는데 목회자들이 먼저 앞장서야 합니다. <정리=이현주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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