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 불평등, 환경 등 ‘다양한 도전’ 신학적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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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불평등, 환경 등 ‘다양한 도전’ 신학적 논의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3.10.18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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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WCC 총회(하)
▲ WCC총회는 한 나라 한 교회가 다룰 수 없는 지구적인 주제들을 다루며 세계 평화와 정의, 복음의 증언을 위해 노력한다.

110개 나라 349개 공교회가 참여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기독교 연합기구 WCC(World Council of Churches) 세계교회협의회 제10차 총회가 10월 30일부터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시작된다. 28일부터 시작되는 사전행사에서는 여성과 청년, 장애인 이슈를 접할 수 있고 행사장 안에 마련된 ‘마당’에서는 각종 워크숍과 기념전시, 공연 등이 펼쳐진다.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God of Life, Lead us to Justice and Peace)를 주제로 열리는 WCC 제10차 총회의 여정을 미리 살펴본다.

회장단 및 중앙위원 선출 등 각종 인선
한반도 평화 기원 기도회 및 주일예배로
한국 교회 영성과 부흥의 현장 체험

# WCC 총회 누가 오나?
역대 최대 규모의 참가가 예상되는 WCC 부산총회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부터 세계성공회 최고 수장까지 다양한 VIP가 참석한다. 기독교계 인사로는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가 지난 3월 취임 후 한국을 처음으로 찾는다. 웰비 대주교는 영국 성공회 대표로 전 세계 성공회의 대표이기도 하다. 또 시리아 정교회를 대표하는 조셉 마르 총대주교와 아르메니안 정교회 수장인 카레킨 2세 총대주교, 에티오피아 테와히도 정교회 아부네 마티아스 총대주교도 한국을 찾는다. 프랑스 떼제 공동체 대표 알로이스 로제 신부와 로마 교황청 교회와 일치위원회 대표 커크 코크 추기경 등 가톨릭 인사들의 참여도 눈에 띈다.

여성대회 강사로 참여하는 레이마 보위 여사는 지난 2011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인물로 아프리카 평화재단 대표를 맡고 있다.

관심을 모으는 또 하나의 참가 그룹은 WEA 세계복음주의연맹 대표단이다. WCC 한국준비위원회 측은 WEA에서 7명의 대표단이 부산총회 전 일정에 함께 하게 된다고 밝혔다.

# WCC 본회의는 어떻게?
WCC에 대해 추상적인 개념만 가지고 있다면 열흘 간 과연 WCC 총회 본회의에서는 무엇을 다루는지 자세히 들여다보자. 한 나라에 속한 지역교회들이 홀로 감당할 수 없는 지구적 과제들이 심도깊게 논의되며, 이에 대한 해법들이 과연 성경적이고 신학적인가에 대한 열띤 토론이 펼쳐지는 것이 WCC 총회다.
WCC는 회원 교회들이 공식 대표로 파견한 총대들로 총회를 구성한다. 중앙위원회는 회원 교회들과 협의하여 각 회원 교회별 대의원 수를 결정한다. 교회가 파견한 총대들만이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의사결정은 하지 못하더라도 회의석상에서 발언권을 가진 사람들도 참여한다.

총회는 세 가지의 기능을 수행한다. 첫째는 회원들의 결속을 확인하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WCC의 신앙고백을 재확인하는 시간을 갖는다. 함께 기도하며 교회의 가시적 일치를 계속 추구하자는 의사 표명에 나선다. 총회 기간 중 진행되는 기도와 성경공부, 토론과 성찰에는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라는 이번 총회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가 진행된다.

둘째로 총회는 각 회원 교회들이 모여서 지난 7년 간 추진해온 사업에 대해 보고받는다. ‘정의를 행하는 믿음:포르토 알레그레로부터 부산에 이르는 WCC의 여정’을 통해 각 교회별 사업을 보고한다.

셋째는 최고 의결기구로써의 기능을 갖춘 총회. WCC의 향후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고 이번 총회에 참여한 총대들 가운데 150여 명의 중앙위원회 위원을 선출한다. 중앙위원회는 차기 총회까지 WCC의 사업을 지도할 책임을 진다. 또 대륙별로 돌아가는 WCC 의장단도 선출한다.

이번 총회에서는 정관 개정을 통해 중앙위원의 임기를 7년에서 4년으로 줄인다. 총회는 7년에서 8년에 한 번씩 여는 것으로 변경된다. 따라서 중앙위원이 한 회기 중 두 번 선출된다.

특히 이번 부산총회에서는 개최국의 이점을 살려 WCC 의장단 혹은 중앙위 의장을 한국 교회가 배출할 가능성도 고조되고 있다. 총회는 전체 8명의 회장들을 선출하여 올리는데 회장은 ‘에큐메니칼 경험과 평판이 회원 교회들로부터 그리고 각 대륙과 교회전통들에 속한 WCC 에큐메니칼 동역자들로부터 널리 인정받는 인물”이어야 한다. 직책상 회장은 중앙위원회 위원이 된다.

인선과정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여성과 청년에 대한 배려. 대륙과 교파의 안배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중앙위원회 구성에 있어서 여성 50%, 청년 25%, 50%의 평신도, 25%의 정교회 비율이 설정되어 있다. 정교회의 경우 3억4천 명의 최대 규모 성도수를 가지고 있지만 단일교회로 총대와 중앙위원 파송에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 아예 25%의 비율을 배정해 놓았다.

# 무엇을 다루나
에큐메니칼 운동의 현주소를 진단하는 ‘주제별 전체회의’는 교회의 일치와 선교, 정의와 평화추구, 세계교회, 아시아 지역의 급변하는 정세 등에 대해 다룬다. 10월 31일 부산총회 주제를 시작으로 아시아, 선교, 일치, 정의, 평화 등의 주제로 매일 열린다.

‘생명을 살리는 증언으로 부름받음’이라는 주제의 선교분과는 공동증언에 대한 소명을 새롭게 고취시킬 전망이며, 지구촌 곳곳에서 나타나는 부정의와 빈곤, 불평등의 문제는 11월 6일 열리는 ‘정의’ 분과에서 다뤄진다.

교회가 민감하게 생각하는 이슈들은 에큐메니칼 좌담을 통해 논의한다. 각 좌담에는 80~120명이 참여할 수 있으며 토론과 논쟁이 백미라고 주최 측은 소개한다.

에큐메니칼 좌담에서 다루는 ‘현대의 도전들’은 새롭게 출현하는 긴장과 갈등, 재정적 위기가 공동체와 민족들에게 확산되며 파생되는 가난과 불평등의 문제, 기후변화와 파괴적인 실재, 기독교 이민자들의 증가, 미디어의 영향력과 종교 간 갈등, 오순절교회와 은사주의교회들의 성장과 이에 대한 에큐메니칼적 전망 등 다양하다.

특히 일치를 위한 지속적인 기도와 30년 만에 새롭게 개정되는 ‘복음전도’에 관한 문서도 관심거리.

중동 평화와 아동 권익, 디아코니아(봉사)와 치유 목회 등도 에큐메니칼 좌담에서 다루며 이번 총회가 한국에서 개최되는 만큼 한반도 정의와 평화를 위한 에큐메니칼 연대도 집중적인 토론주제가 될 전망이다.
경동교회 박종화 목사는 “한반도 평화 문서가 논의되고 채택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정전을 넘어 평화로 나아가자는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며, 진보적 교회가 불편해 하는 ‘북한 인권’문제 역시 빼놓지 않고 다루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북한인권의 경우 ‘인권’을 다루는 주제회의에서 포괄적 차원에서 접근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런 맥락에서 총회가 열리는 주말인 11월 2일과 3일 부산에 머물던 참가자들이 서울로 이동, 임진각과 DMZ를 방문, 한반도 분단의 현실을 목격하고 남북통일을 위한 기도회를 개최한다. 주일에는 서울에 있는 교회를 방문, 회중들과 예배를 드리며 한국 교회의 기도와 영성을 배우게 된다.

# 부산개최 마지막 준비 박차
한국 사회뿐만 아니라 한국 교회는 세계가 놀라는 저력을 지니고 있다. 원조를 받던 수혜국에서 ‘베푸는’ 시혜국으로 위치가 달라진 것. 그것도 전후 60년 만에 이뤄낸 성과로 세계 교회는 한국의 발전과 기독교 부흥의 역사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한국 교회가 이번 총회를 성심껏 치러야할 책임이 막중하다고 볼 수 있다.

해외에서 온 손님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총회장소인 벡스코 안팎으로 매일 2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안내를 맡는다. 총회 회의장 안에는 제네바 본부에서 뽑은 에큐메니칼 전문 봉사자 ‘스튜어드’가 책임을 맡는다.

한국 준비위 자원봉사 조직과 훈련을 담당하고 있는 백석대 한만오 교수는 "WCC 총회를 위해 3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세 차례 교육을 마쳤다“며 "대한민국 청년들의 헌신과 예의로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열흘간의 축제를 마친 WCC 제 10차 총회는 11월 8일 오후 2시 15분 폐회예배를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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