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부산총회와 한국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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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C 부산총회와 한국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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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8.0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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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금 목사•강남교회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가 우리나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라는 주제로 열리게 된다. 전 세계 기독교인들의 축제의 한마당인 제10차 총회를 2013년 10월 30일부터 11월8일까지 부산에서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제10차 총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기쁨은 남달리 크다. 왜냐하면 2006년 제9차 총회 유치에서 실패했기 때문이다. 제10차 총회 유치 경쟁도 쉬운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부산과 접전을 벌인 곳이 바로 시리아의 다마스커스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다 아는 대로 다마스커스는 바울의 회심지로서 상징적인 의미를 가졌고, 또한 다마스커스가 정교회와 유럽 교회의 지지를 받았기 때문에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2009년 8월 3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CC 제58차 중앙위원회는 제10차 총회 장소로 우리나라 부산을 결정했다. 치열한 접전을 벌었던 다마스커스와의 표차는 겨우 11표였다.

다마스커스라는 엄청난 부담에도 불구하고 부산으로 선정된 것은 한국교회에 내린 하나님의 축복이며, 한 번의 실패와 엄청난 심적인 부담 후에 찾아온 영광이기에 제10차 총회 개최에 대한 한국 기독교인들의 감격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WCC는 모일 때마다 그 시대에 교회가 감당해야 할 사명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세계교회가 새롭게 각성하여 그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게 함으로써 이 땅에 하나님의 뜻을 아름답게 펼쳐왔다. 제10차 총회를 우리나라에서 열 수 있게 된 것은 세계교회가 한국 교회를 그 만큼 인정했기 때문이며, 이는 이제 한국 교회가 세계교회에 그 만큼 공헌할 수 있는 영적인 역량을 가졌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한국 교회가 세계교회사의 주역으로 발돋움하여 구원의 역사를 주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에 한국 교회는 책임감 있게 제10차 총회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WCC를 준비하는 각 교단은 WCC를 자신들의 헤게모니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전락시켜서는 안 된다. WCC를 준비하는데 필요한 것은 헌신적인 기도와 말없는 헌신이지, 다른 교단에 지지 않으려는 험악한 고성은 아니다. WCC 준비는 이권이 아니기에 주도권 다툼을 할 필요가 없으며, 그러한 주도권 다툼 자체를 죄라고 여겨, 혹시나 소외되는 교단이나 교회는 없는지를 돌아보는 자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각 교단이 일심동체가 되어 세계교회 지도자들이 한국교회의 기도와 선교 열정을 보고 배우도록 하고,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는 이 때, 총회 결과를 토대로 어떻게 교회가 세상을 섬길 것인가를 배워 한국교회가 더욱 성숙해지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WCC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들이 계속해서 있어 왔다. 그 우려의 목소리를 일언지하에 묵살하는 것은 참으로 역사에 무책임한 소리다. 왜냐하면 우리 한국 기독교는 WCC 문제로 1959년 예수교장로회가 예장 합동과 예장 통합으로 분리되어 지금까지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예장 합동을 비롯한 일부 교단이 WCC 개최에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WCC에 반대하는 이러한 목소리를 가볍게 묵살하는 것은 또다시 한국교회를 분열로 이끌 것이다.

WCC에 찬성하는 측은 반대 측의 목소리를 포용력 있게 받아들여 서로의 신앙적인 차이를 좁히도록 노력하여 이번의 총회를 계기로 한국 기독교 역사에 드리운 암울한 매듭을 신앙적으로 풀어야 할 것이다.

오는 제10차 총회에는 북한교회 대표들도 공식 대의원으로 와서 총회 순서도 맡게 된다고 하니, 이 보다 더 큰 기쁨이 어디 있겠는가? 각 교단은 역사에 발목 잡혀 과거의 반목의 역사만을 반복하지 말고, 주님의 십자가의 사랑을 본받아 사랑으로 서로를 포용하여 WCC 제10차 총회를 아름답게 개최하여 이 땅에 새 역사를 일구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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